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리소좀은 세포 내에서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단백질과 소기관을 분해하는 '세포의 청소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역할뿐 아니라 소포체(ER)와 함께 중요한 세포 내 칼슘 저장고로 기능하며, 다양한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핵심 소기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리소좀에서 시작되는 칼슘 신호는 오토파지뿐 아니라 세포 소기관 간의 신호 전달을 조절하며, 알츠하이머, 근감소증 등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리소좀의 대표적인 칼슘 방출 채널인 TRPML1과 TPC2는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단백질입니다. 특히 TPC2를 통해 방출된 칼슘은 ER의 칼슘 방출(CICR)을 유도하여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ER의 칼슘이 고갈되면 STIM1과 ORAI1에 의해 Store-Operated Ca²+ Entry(SOCE)가 활성화되어 세포 외부의 칼슘을 유입시키는데, 이 과정은 단백질 합성, 면역세포 활성, 세포 신호 전달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리소좀의 칼슘 방출이 SOCE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TPC2를 활성화하면 리소좀의 칼슘 방출에 의해 ER의 칼슘이 고갈되지만, 예상과 달리 SOCE는 활성화되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개념과 상반되는 결과였기 때문에 그 원인을 규명하고자 STIM1에 주목했습니다. STIM1은 ER 칼슘 고갈을 감지하여 ORAI1 채널을 활성화하는 핵심 단백질인데, 저희는 리소좀에서 방출된 칼슘이 칼모듈린(Calmodulin)을 활성화하고, 이것이 STIM1의 구조 변화를 유도하여 STIM1을 빠르게 비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칼모듈린을 억제하면 TPC2에 의한 SOCE 억제 현상이 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는 TPC2가 STIM1의 구조적 변화를 동적으로 조절하여 리소좀과 ER의 칼슘 저장고가 함께 동원되는 과정에서 세포막을 통한 과도한 칼슘 유입을 억제한다는 새로운 작동 기전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리소좀 칼슘 신호의 새로운 기능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TPC2 활성이 T세포 활성과 미세아교세포의 포식작용까지 조절한다는 점도 확인하였습니다. 앞으로 TPC2를 표적으로 하는 연구가 알츠하이머병이나 근감소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박규상 교수님 연구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박규상 교수님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세포소기관의학 연구센터(Organelle Medicine Research Center) 센터장을 맡고 계시며, 연구센터는 공초점(confocal) 현미경, 칼슘 이미징 시스템, 패치클램프 장비를 비롯한 다양한 최신 연구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구자들이 실험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리소좀, 미토콘드리아, 소포체(ER) 등 세포 소기관의 기능과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 특히 세포 내 칼슘 신호 전달 기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재 세포소기관 신호전달 관련 단백체학(proximity labeling)을 활용하여 세포소기관 신호전달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보다 명확한 목표점을 가진 근접표지 단백체학 연구를 통해 심화된 분자기전 연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당뇨병, 근감소증, 알츠하이머병, 간섬유화 등 다양한 노화 및 대사성 질환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패치클램프, 칼슘 이미징, 분자생물학 및 세포생물학 기법, 유전자 조작 동물 모델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융합하여 세포 수준부터 개체 수준까지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뿐 아니라 해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연구실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대학원에 처음 진학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운 기술이 전기생리학 실험인 패치클램프였습니다. 공동지도 교수님이신 차승규 교수님께 기본기를 배우고, 이후에는 리소좀 패치클램프라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관련 논문을 참고하며 직접 익혔습니다. 원하는 데이터를 얻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실험이 계속 실패해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반복하며 기술을 익힌 결과, 지금은 저만의 가장 큰 연구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전기생리학 결과가 논문의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가 되었고, 오랜 시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박규상 교수님께서 연구년 동안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Demaurex 교수님 연구실에 계실 때, 한달 간 함께 연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곳에서의 해외 공동 연구자와 토론하며 연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실험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방법과 가설을 더욱 탄탄한 가설로 발전시키는 연구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의 연구가 토대가 되어 양 연구실의 전문성이 결합된 공동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이번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Gordon Research Conference : Ca2+ signaling 학회에서 short talk presenter로 선정되었고, 칼슘 신호 연구자들과 연구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었던 경험은 연구자로서 큰 자신감을 얻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박사 과정 중인 학생이기에,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분들께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는 자신이 정말 궁금한 분야가 있고, 그 궁금증을 끝까지 파고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대학원에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원 생활은 생각보다 시행착오의 연속입니다. 실험이 수개월 동안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을 수도 있고, 논문이 예상보다 훨씬 늦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연구가 잘 풀리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자로서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논문 한 편은 좋은 결과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과정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결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조급함보다는 호기심과 꾸준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실패와 시행착오도 결국에는 자신만의 경험이 되고 경쟁력이 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어느 순간 그 노력들이 좋은 연구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리소좀 칼슘 채널을 중심으로 한 세포 내 칼슘 신호 전달 기전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자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TPC2가 STIM1과 SOCE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지만, 아직 리소좀 칼슘 채널의 역할에는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또 다른 주요 리소좀 칼슘 채널인 TRPML1의 기능과, TPC2 활성에 의해 조절되는 다양한 세포 내 신호전달 기전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리소좀 칼슘 신호는 오토파지, 면역반응, 세포 항상성 유지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리소좀 칼슘 채널의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들이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들의 생리적 조절기전과 병태생리적 역할을 규명하는 일들을 오랜 기간 계속 해나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연구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주신 박규상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동지도 교수님이신 차승규 교수님께서는 연구자로서의 기본기와 연구를 바라보는 자세를 가르쳐 주셨고, 대학원 생활 동안 아낌없는 지도와 조언을 보내주셨습니다. 함께 리소좀 칼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박경선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연구 과정에서 많은 의견을 나누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STIM1 FRET probe를 제공해 주신 UNIST 박찬영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Demaurex 교수님의 오랜 기간 축적해온 SOCE 관련 tool과 knowhow가 연구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고 공동 제1저자인 Raphael의 실험에 대한 헌신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연구실의 리소좀 채널 연구와 제네바의대의 STIM-ORAI 연구가 잘 융합된 협력 연구의 모범사례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항상 도움을 주신 생리학교실 선생님들과 박규상 교수님 연구실, 차승규 교수님 연구실 모든 구성원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묵묵히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부모님, 누나와 매형, 그리고 아섬이와 이록이까지 가족들의 믿음과 응원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에 매진하겠습니다.
등록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