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전)GIST/(현)Johns Hopkins School of Medicine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논문은 LC-MS(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기반으로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한 마커 펩타이드를 제시하고 동시에 검출 및 정량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입니다. 식품 알레르기는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가공 과정에서의 교차오염 문제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ELISA 같은 항체 기반 방법이 주로 쓰였지만, 항체 특이성의 한계와 다중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최근에는 LC-MS 기반 방법이 빠르게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ThRAll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국은 식약처가 규정하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21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개류를 개별 종으로 세분화해서 규정하는 점이 독특한데, 이 때문에 오히려 국내에서 21종을 모두 아우르는 동시분석법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마커 펩타이드 발굴하는 과정의 핵심은 유효성 검증 (validation)입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연구실에는 해당 연구에서 사용된 민감도 높은 삼중 극자 질량분석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아 다양한 연구시설 (서울대 김정한 교수님 연구실, 고려대 이상원 교수님 연구실 등)을 방문해 출장을 적게는 한달 많게는 두 달씩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다양한 질량분석기를 사용해본 경험이 현재까지의 연구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박지용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됐고, 이화여자대학교 식품공학과 오상석 교수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습니다. 마커 펩타이드 후보 발굴부터 검증, 최종 정량법 최적화까지 전 과정에 걸쳐 두 기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박지용 교수님 연구실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질량분석기를 활용한 단백질체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질량분석기의 최대 장점인 적용성을 살려 해당연구에 사용된 식품시료 뿐 아니라 혈장 및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연구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어느 연구가 그렇듯 실험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질량분석 분야에서는 연구 목적과 실험 디자인에 따라 분석 방법 자체가 크게 좌우됩니다. 박사과정은 단순히 질량분석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분석 전반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올바른 연구 논리를 세워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신경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신경과학·단백질체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에서 다진 분석 능력 덕분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질병 연구에 단백질체학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운 것을 새로운 분야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을 때, 연구자로서 가장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을 졸업하면 대부분 크게 산업계 또는 학계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단백질체학 연구실의 경우, 졸업한 석사분들 대부분이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취직을 합니다. 사실 조금 웃긴 얘기지만, 제가 다닐 때만 해도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내에서 석사 졸업생 취업률, 특히 대기업 취업률로는 저희 랩이 우수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산업계에서 LC와 MS를 다룰 줄 아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약, 바이오,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LC-MS 기반 분석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서 착실히 실험 경험을 쌓는다면 산업계 진로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학계로의 진로에 대해서는 저 역시 아직 그 길을 걷고 있는 입장이라 크게 조언을 드릴 처지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산업계든 학계든 결국 본인의 연구를 올바른 논리로 끝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큰 어려움 없이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사실 박사과정 동안 식품 알레르겐 분석 연구를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저에게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박사 졸업 직전에 접했던 퇴행성 뇌질환 바이오마커 및 PTM 연구였습니다. 그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박사 졸업 후 존스홉킨스로 포닥 진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신경과학·바이오마커 분야에서 근접 표지, CSF·혈장 단백체학, LiP-MS 등 단백질 구조 분석 기반의 질환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을 통해 다진 정량 분석 방법론 경험은 현재 진행 중인 신경퇴행성 질환 바이오마커 검증 연구에도 그대로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식품 분석에서 시작한 정량 분석 역량이 결국 질병 바이오마커 연구라는 새로운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먼저 박사과정 동안 이 연구가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지도교수님 박지용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공동연구를 통해 많은 도움을 주신 이화여자대학교 오상석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이 연구를 끝까지 함께 마무리해준 정승현 후배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외에도 논문에 참여해주신 모든 공동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연구 성과를 꾸준히 이어가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 역시 후학을 지도하며 제가 받은 도움을 돌려줄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등록일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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