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요로감염(UTI)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세균성 감염 질환 중 하나로,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항생제 치료 후에도 통증, 빈뇨, 절박뇨와 같은 증상을 장기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만성 증상이 왜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명확한 기전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감염성 질환을 단순히 병원체와 면역계의 상호작용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가 질환의 발생과 회복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경-면역 상호작용(neuroimmune interaction)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염이나 염증이 감각신경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켜 만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개념이 다양한 질환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반복적인 요로감염이 방광 감각신경의 재생과 재구성을 유도하고, 이러한 변화가 감염이 제거된 이후에도 지속되는 만성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규명하였습니다. 이는 요로감염 후 나타나는 만성 증상을 단순한 염증의 결과가 아닌 신경계의 장기적인 변화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에는 감염에 의해 유도되는 신경 재생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이러한 개념은 요로감염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 통증 질환과 염증성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어 신경과학, 면역학, 비뇨의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연구 분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최해웅 교수님 연구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감염 및 염증성 질환의 병태생리를 연구하며, 방광 감염, 패혈증(sepsis), 비만세포 생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세포가 질환의 발생과 진행 과정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과학 연구가 무엇보다도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실험 결과를 얻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오랜 시간 준비한 실험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이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조급함보다는 차분하게 데이터를 축적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하나씩 쌓아가며 결론에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연구자는 기존 지식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논문을 많이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다른 해석의 가능성은 없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와 호기심이 새로운 연구 질문과 발견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연구실에서 이전에 수행된 적이 없었던 여러 실험 기법과 분석법을 직접 구축하고 연구에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참고할 만한 내부 프로토콜조차 없는 상태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했지만, 결국 이를 성공적으로 정립하여 연구의 핵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스스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의미 있는 발견에 도달하는 과정은 연구자로서 큰 성취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익숙한 길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질문과 방법에 도전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연구자를 단순히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방향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실에서 시키는 실험만 수행한다고 해서 좋은 연구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본인의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연구를 하면서는 항상 ‘배우는 입장’이라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구자가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는 늘 겸손해야 하며,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먼저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한다면 결국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만 연구하게 되고, 연구자의 시야와 가능성 역시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고 싶은 기술이 있다면 선배 연구원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다른 연구실에 훌륭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직접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지도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과정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연구자로서의 성장은 자신의 편안한 영역 안에 머무를 때가 아니라, 부족함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배우기 위해 움직일 때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뛰어난 능력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러한 적극성이 없다면 성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현재의 능력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연구실의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박사과정을 잘 마치는 것이 가장 가까운 목표입니다. 연구는 하나의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을 통해 얻은 발견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의미 있는 성과로 연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해외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훌륭한 지도교수님과 동료 연구자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연구 환경에서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스스로를 더욱 발전시켜 보고 싶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지 경험하는 과정은 연구자로서의 시야를 넓히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대학원 생활 동안 아낌없는 지도와 가르침을 주신 최해웅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연구자로서의 자세와 과학적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교수님의 지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학원 진학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에 제 가능성을 믿어주고, 연구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건우 형과 지민이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결코 혼자 이룰 수 있는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아이디어와 개념 정립에 도움을 준 현제, 자신의 일처럼 헌신적으로 연구에 참여해 준 천구와 현종이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논문의 시작부터 끝까지 수많은 실험을 함께한 주환이 형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학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소중한 친구이자 전우 같은 존재인 호영이에게 각별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기꺼이 시간을 내어 제 연구를 도와주었고, 그 헌신과 우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묵묵히 응원해주신 부모님, 희연이와 종범이, 그리고 제 일에 항상 함께 기뻐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신 장모님과 장인어른 그리고 형님과 형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여정의 가장 큰 동반자인 제 아내 이봄 박사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단순한 가족을 넘어 과학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동료 연구자이자, 힘든 순간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제가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아내의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감사와 영광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돌리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등록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