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종양유전자(Oncogene)는 암 세포의 성장을 유도하여 암의 진행을 촉진합니다. 따라서 암의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를 찾아내어 그 기전을 규명하는 것은 표적 치료제 개발 연구의 근간이 됩니다.
본 연구에서는 간암을 촉진하는 종양유전자 QRICH1의 기전을 규명하고, 간암 치료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QRICH1은 소포체 스트레스 (Endoplasmic reticulum stress), 단백질 항상성(Proteostasis) 조절을 기반으로 암종에 따라 종양 촉진, 또는 억제 기능을 보일 수 있는 인자(Context-dependent regulator)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QIRCH1의 양면성에 주목하여 암의 종류에 따른 QRICH1의 발현을 비교하였습니다. TCGA data cohort 분석을 통해 QRICH1이 간암 환자에게서 유의하게 높은 발현량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간암세포에서 QRICH1의 기능을 조절하여 QRICH1이 Connexin43-Snail1 및 USP1-Snail1 기전을 통해 상피-중간엽 전이(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를 촉진함으로써 간암의 진행을 유도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유전자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보니, QRICH1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선별하는 것부터가 연구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Micro array screening 과정에서 EMT의 핵심인자인 SNAI1 유전자의 발현이 가장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것을 단서로 QRICH1의 종양 촉진 기전에 대한 연구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마침 실험실에 SNAI1 항체와 vector, siRNA 등 관련 제품이 다수 구비되어 있어 예상보다 수월하게 실험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는 암에서의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QRICH1 유전자의 간암 촉진 기능을 검증하여 암 치료 표적으로서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의약품보다 바이오마커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제안하는 방향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같은 간암 환자라도 개인의 유전자, 단백질 발현, 면역 상태 등 체내 환경은 모두 다르므로, target 유전자의 기능과 작용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 가능한 바이오마커 개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전자의 기전을 검증하는 연구는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과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기반이 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병리학교실로, 암의 병리기전을 규명하는 연구실입니다. 주로 건칠, 쑥과 같은 약초의 유효성분이 어떠한 기전으로 암을 억제하는지 탐색합니다. 연구에는 Cell-based in vitro assays와 in vivo assay와 같은 다양한 분자생물학 실험 기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target 유전자의 기능과 신호 전달 axis를 규명함으로써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 기반을 구축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흩어져 있던 결과들이 하나의 논문으로 정리되고, 그 논문을 통해 하나의 연구 이야기가 완성되는 순간에 큰 보람이 있습니다.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각각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검증과 분석을 거쳐 처음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였던 개별적인 데이터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 비로소 오랫동안 고민했던 결과들이 한 가지 방향으로 연결되었다는 성취감이 듭니다.
그리고 연구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원인을 추론하고 해결책을 찾다보면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집니다. 어느 순간 문제 해결을 즐기는 자신을 보며 연구자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분자생물학은 기초과학의 기반이 되는 학문입니다. 그만큼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실험을 수행합니다. 대학원에서 익히는 실험 기법과 연구 능력은 암, 면역,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로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분야가 융합되는 연구가 활발한 만큼 기초 연구 역량을 충실히 쌓는다면 이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 결국 연구를 오래, 그리고 보람있게 합니다. 즐기는데 노력까지 하는 사람을 이길 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가지 못할 길은 없고, 하지 못할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모두 인간이 한 것이므로 자신 또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공부하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질환의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이어가는 동시에, 기초 연구에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실제 치료제 개발로 연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연구실에서 얻은 발견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때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에서 일하며 치료제 개발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하고, 다른 기관에서 새로운 분야와 기술을 배우며 연구의 폭을 넓혀가고 싶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진로는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떤 환경에 있더라도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지속할 수록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집니다. 학제적 연구에 대한 갈망이랄까요. 연계된 분야로 점차 확장하며 연구의 질을 높이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은 저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끊임없이 사고하고 도출한 생각을 정갈한 언어 수단으로 풀어내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대학원 생활을 통해 하나의 연구를 위해서 무수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작은 인연이 모여 일상을 영위하도록 도와주었기에 실험하고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삶 속에 스쳐간, 혹은 머물렀던 수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