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현 강원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icrotubule-targeting agent는 암세포의 분열 과정에 필수적인 microtubule dynamics를 억제해 mitotic arrest와 apoptosis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항암제 계열입니다. 실제로 taxane이나 vinca alkaloid계열 물질들은 현재까지도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약물이 개발되어 있고, 표적 자체가 정상세포에도 존재하는 화학 항암제(chemotherapy)이기 때문에, 단순한 항암 효능만으로는 신규 후보물질의 차별성을 설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민하던 중, 개발한 물질이 multidrug resistance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이고, 다양한 대장암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 효능을 나타내는 반면 정상세포와 동물모델에서는 독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이 물질이 tubulin과 강하게 결합하고, microtubule dynamics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암 조직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단순한 항암제를 넘어 암 조직을 선택적으로 표지하는 tracer로 활용할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약물에 형광물질인 Cy5를 부착한 뒤 GFP-tubulin을 발현시킨 HeLa cell에 처리하고 confocal live-cell imaging을 수행한 결과, 대조군과 달리 microtubule bundle을 빠르고 선명하게 표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3D spheroid와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도 재현되었습니다. 또한 xenograft mouse model에서 IVIS imaging을 통해 종양 표지를 확인했으며, 약물에 Zr-89를 결합한 뒤 마우스에 투여했을 때 PET imaging에서도 종양이 뚜렷하게 표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label이 부착되지 않은 free form 약물 자체의 PK analysis를 통해서도 암 조직에 대한 선택적 축적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전통적인 microtubule-targeting small molecule을 단순한 항암제로만 보지 않고, tumor-targeting tracer로 확장할 가능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성낙균 박사님 연구팀에서 제가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수행한 연구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번 연구처럼 tubulin을 표적으로 하는 신규 항암물질 연구도 수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RNA-binding protein이나 transcription factor와 같이 항암 표적으로서 개발 사례가 아직 많지 않은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물질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후보물질에 대해 다양한 암세포,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여 작용기전과 항암 효능을 검증하고,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로 제안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의 특징은 단순히 신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표적 검증과 기전연구, 그리고 in vitro 및 in vivo 효능 평가까지 폭넓게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 역시 이러한 연구 방향 아래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약물 합성, 기전연구, in vitro 효능 평가, 동물실험은 저희 연구팀에서 직접 수행하였고, PK analysis는 생명연 이경륜 박사님 연구팀, PET imaging은 생명연 영장류자원지원센터, IVIS imaging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저희 연구팀의 항암 후보물질 개발 경험과 기전연구 역량에 다양한 협업이 더해져 완성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오랜 기간 동안 암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암은 여전히 많은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면서부터 항암치료 연구에 관심을 가져왔고, 석사과정부터는 새로운 항암물질과 그 작용기전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이후 박사과정과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치며 이러한 관심을 계속 확장해 왔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히 크게 느낀 점은, 암 치료 못지않게 진단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암은 조기에 발견될수록 치료 반응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확한 진단과 영상 정보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항암물질을 개발하는 데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되고 표지 될 수 있는 항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치료와 진단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연구자로서 느끼는 보람은, 제가 수행하는 연구가 당장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이후의 암 치료 및 진단 연구에 의미 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의 축적이 결국 더 나은 치료 전략과 진단 기술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번 연구는 microtubule을 표적으로 하는 화학항암물질 연구였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high impact factor 저널에 게재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항암 효능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물질을 더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자 했습니다. 오랜 기간 방향을 고민하고, 실험을 반복하고, 주변의 여러 전문가들과 협업한 끝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가 느낀 점은, 연구를 하다 보면 연구비, 시간, 실험 여건처럼 현실적인 제약과 마주하는 순간이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구에 애정을 갖고 끝까지 고민하면서 성실하게 해 나가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주변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직접 유학을 경험해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해외 연구환경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주변 연구자들을 보며 느낀 점은, 과거에 비해 지금은 국내에도 좋은 연구 인프라와 뛰어난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꼭 어디에 있느냐 만큼 중요한 것은, 본인이 정말 연구하고 싶은 큰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주제가 있어야 연구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시행착오를 버티는 힘도 생기고, 결국 더 오래, 더 깊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최근 protein degrader, 특히 PROTAC 연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수행하던 transcription factor를 표적으로 하는 PROTAC 개발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small molecule 접근과는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분야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현재는 PROTAC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계신 강원대학교 박종민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존에 축적해 온 small molecule 연구 경험과 기전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PROTAC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을 제시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자로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아낌없는 지도와 조언을 보내주신 성낙균 박사님과 지도교수님이신 김보연 박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 연구에 사용된 화합물을 합성해 주신 안미자 박사님, 그리고 IVIS 및 PET imaging 연구에 큰 도움을 주신 공동 주저자 임민수 박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최근 한빛사에 소개되는 좋은 성과를 이루고, 올해 아버지가 되는 기쁜 소식까지 잇달아 찾아온 오랜 친구인 생명연 김재윤 박사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실험을 포함한 랩 생활 전반은 물론, 연구와 삶에 대해 늘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류인자 박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최근 박사 졸업을 한 한준열 박사, 그리고 김수민 학생, 최예림 학생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박사후연구원 기간 동안 늘 곁에서 응원해 주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등록일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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