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University at Albany, 한양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매스 및 고부가가치 물질 생산 분야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조류 기반 바이오에너지 플랫폼은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확장 가능한 재생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지질(Lipid) 축적을 유도하기 위해 영양 결핍이나 강한 빛 스트레스를 주로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적 스트레스는 세포 분열을 억제하여 전체 바이오매스 수율을 심각하게 감소시키는 고질적인 트레이드오프(Trade-off)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 학계의 주요 동향은 미세조류의 단순 배양과 수율 향상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물리·화학적 자극을 통해 세포 내 대사 경로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유용 물질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화학 첨가물 없이 세포 대사 및 산화환원 균형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비침습적(Non-invasive) 방법인 전기화학적 자극(Electrochemical stimulation)이 그중 하나입니다.
이번 연구는 미세조류 클로렐라 불가리스(Chlorella vulgaris)에 미세한 직류 전기 자극을 가했을 때 나타나는 성장, 산화환원 적응, 그리고 지질 축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성과입니다. 특히 서브 밀리암페어(sub-milliampere) 수준의 저전류를 인가해 이것이 비침습적인 대사 프라이머(Metabolic primer)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세포에 가벼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포 내 탄소 흐름과 지질 생합성이 증대되는 대사적 과보상, 즉 '전기-호르메시스(Electro-hormesis)' 현상을 증명했습니다. 이 자극은 Catalase 중심의 항산화 방어 체계를 동기화시켜 지질 과산화를 억제합니다. 결과적으로 세포막의 손상 없이 대사적 전자 수용체인 지질의 생산량이 63.1% 증가하는 동시에 바이오매스 수율도 28.1% 향상되었습니다. 이러한 전기-프라이밍 기술은 향후 산업용 바이오에너지 시스템의 연속식 광생물반응기 공정 제어에 핵심적으로 응용될 전망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미세조류 생산성을 강화하는 '호르메시스'와 세포 대사를 억제하는 '스트레스' 사이의 동역학적 경계, 즉 매우 좁은 임계점을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동일한 전하량 조건하에서도 자극의 지속 시간, 간격, 전류의 세기 등의 변수에 따라 성장이 비선형적으로 변동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반복과 인내를 요하는 실험 끝에 최적의 저전류 조건을 찾아냈고, 특정 조건에서 미세조류 내 항산화 효소들의 조화가 일어나며 탄소 흐름이 효율적으로 재조정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미세조류의 생리적 방어 기작이 온전히 유지되며 바이오매스와 지질 생산이 동시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최종 확인했을 때의 쾌감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전병훈 교수님 연구실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제가 방문연구원으로 파견된 미국 뉴욕주립대학교(University at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의 Department of Environmental and Sustainable Engineering 소속 김경열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한양대학교 전병훈 교수님 연구실(Bioenvironmental Engineering Research Laboratory)은 미세조류 및 다양한 미생물 군집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고 환경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환경 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학적 연구 배경을 토대로, 본 연구의 핵심인 '바이오-전기화학 반응기 구축 및 미세전류 자극 실험'은 첨단 전기화학 공정 제어 및 에너지 회수 시스템 설계에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뉴욕주립대 김경열 교수님 연구실에서 집중적으로 수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성과는 한양대학교 BERL에서 축적한 생물학적 배양 및 대사 제어 노하우와 뉴욕주립대학교의 전문적인 전기화학 시스템 공정 기술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룬 긴밀한 국제 공동연구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자로서의 일상은 화려한 발견의 순간에 있다기보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묵묵하고 정적인 시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특히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고 그 안에서 미세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자연 앞에서 연구자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듭니다.
이번 연구에서, 미세조류에게 유익한 전기 프라이밍의 임계점을 찾는 과정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지루한 반복 실험을 요하는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던 수많은 데이터의 점들이 모여 하나의 유의미한 경향성을 그리고, 숨겨져 있던 자연의 현상이 명확한 숫자로 눈앞에 드러나는 그 짧은 찰나의 희열이 저를 계속 연구실로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환경공학과 생명공학의 경계에서 두 학문을 융합하여 지속 가능한 재생 바이오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번 연구의 성과와 한빛사 선정을 따뜻한 격려로 삼아, 앞으로도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융합 연구를 끈기 있게 이어나가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지게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현대의 환경 및 생명공학 연구는 더 이상 전통적인 학문의 경계에만 얽매이지 않습니다. 제 연구 역시 미세조류의 생물학적 기반 위에 전기화학적 지식을 접목하는 융합적 접근이 있었기에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주전공에 대한 깊이를 탄탄하게 다지되,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이나 낯선 기술에 대해서도 항상 열린 마음과 호기심을 유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유학 등 해외에서의 연구 진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그 경험이 단순히 '더 나은 인프라'를 누리거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함만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지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익숙했던 시스템과 일상으로부터 온전히 분리되었을 때 비로소 연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새롭게 환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타지에서는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연구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고,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겼던 방식들에 새로운 물음표를 던지게 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저를 던져놓고 묵묵히 실험에 매진했던 그 밀도 높은 시간들이 제 연구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학자로서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낯선 환경이 주는 막막함을 기꺼이 마주하고, 그 고독함 속에서 본인만의 연구 철학을 깊이 있게 다져나가는 값진 시간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특정 미세 전류 조건에서 미세조류 내 항산화 효소들의 완벽한 조화(Synchronized cascade)가 일어나며 탄소 흐름이 효율적으로 재조정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미세조류의 생리적 방어 기작이 온전히 유지되면서 바이오매스와 지질 생산이 동시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던 이 성과를 이제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러한 거시적·생리학적 현상 관찰을 바탕으로, 분자 및 대사 수준의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히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전사체 분석(Transcriptomics) 및 대사 흐름 분석(Metabolic flux analysis) 기법을 새롭게 도입하여, 전기 자극 시 세포 내 환원력(NADPH/NADP)의 변화와 탄소 할당 경로가 어떻게 직접적으로 재편되는지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선형-다중변수에 기반한 전기-호르메시스 미세조류 대사 제어 기술을 더욱 정교하게 완성하여, 실제 지속 가능한 바이오에너지 생산 및 수처리 공정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 지도교수님으로서 제가 온전히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과 소중한 지도를 보내주신 한양대학교 전병훈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핵심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훌륭한 연구 설비를 흔쾌히 지원해 주시고,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세심하고 꼼꼼한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뉴욕주립대학교 김경열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두 분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이 논문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을 나누며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켜 준 Nikita Yadav 박사를 비롯해, 공저자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저를 믿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선정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늘 겸손하고 성실하게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