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순천향대학교
1. 논문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제1형 당뇨병(T1DM)은 면역계에 의해 췌장 β세포가 파괴되고, 공여자 부족과 췌도 이식 후 장기적인 기능 유지의 어려움으로 인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질환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췌도, 지방유래 줄기세포(ADSC), 그리고 탈세포화된 신장 유래 세포 외 기질(k-ECM)을 결합하여 생체공학적 인슐린 생산 조직(Insulin-Producing Tissue, IPT)을 개발하고, 당뇨병 치료를 위한 기능적인 미세환경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으로 폐기되는 기능이 저하된 췌도(substandard pancreatic islets)를 다양한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그리고 세포 외 기질 신호를 제공하는 생물학적 자원으로 활용하여 ADSC가 기능적인 인슐린 생산 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신장 유래 ECM이 가지고 있는 혈관 구조는 세포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생물학적 환경을 제공했으며, 췌도와 ADSC의 공동배양은 혈관 재형성과 면역 조절을 촉진했습니다.
시험관 내 실험과 동물실험 모두에서 개발한 조직은 인슐린 분비, 혈관 형성, 혈당 조절을 향상시켰으며, ADSC의 인슐린 생산 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혈관화와 면역조절 기능을 동시에 갖춘 인슐린 생산 조직이 생체 인공 췌장 개발과 제1형 당뇨병 재생치료를 위한 유망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재현성 있고 안정적인 실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생체공학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최적화 과정이 필요했고, 초기 실험들은 대부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실험을 반복하고, 프로토콜을 수정하거나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저는 각각의 실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실패의 원인을 하나씩 찾아가며 실험 조건을 단계적으로 최적화했습니다. 실패한 실험을 단순한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실험 시스템을 개선하고 연구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복적인 검증과 지속적인 최적화, 그리고 공동 연구자들과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결국 안정적이고 재현성 있는 실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구축한 시스템이 마침내 의도한 대로 안정적으로 작동했을 때였습니다. 또한 실험 결과가 처음 세웠던 가설을 뒷받침했을 때는 큰 흥분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연구는 항상 예상한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예상과 다른 결과는 새로운 연구 질문으로 이어지고,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연구란 문제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가는 연속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저를 연구자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기술을 공유하는 과정 역시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3. 연구실, 대학 또는 기관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순천향대학교 의과학과 재생의학교실 이병택 교수님의 지도 아래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생체재료, 줄기세포, 조직공학 기술을 융합하여 손상된 조직과 장기를 재생하기 위한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장, 췌장, 혈관, 피부 등 다양한 조직 및 장기 유래 세포 외 기질(ECM)을 이용한 탈세포화/재세포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조직 재생의 생물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전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재생의학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저는 장기 유래 ECM 기반 조직공학 플랫폼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가졌고, 이를 통해 재생의학과 융합연구 분야에서 탄탄한 연구 기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4. 해외 연구 경험과 느낀 점을 말씀해 주세요.
순천향대학교에서의 박사과정은 재생의학과 조직공학 분야에서 연구자로서의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실험을 설계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며, 반복적인 최적화와 검증을 통해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재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는 연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욱 넓어졌습니다. 특히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연구를 설계하는 문화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이 연구가 왜 중요한지, 환자 치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다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구 환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학, 생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적인 연구 문화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실험기술 뿐만 아니라 연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과학적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연구 경험은 서로를 보완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쌓은 탄탄한 실험 경험과 미국에서 경험하고 있는 융합적이고 임상 중심의 연구 문화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기초연구와 임상을 연결하는 재생의학 기술을 개발하여 환자 치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5. 해외 연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실험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로서의 사고방식을 넓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또한 해외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탄탄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연구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도 중요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호기심과 끈기, 그리고 질문하려는 자세가 연구에서는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구는 계획대로만 진행되지 않으며, 모든 어려움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열린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즐긴다면 연구자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의 장기적인 목표는 재생의학과 조직공학 분야에서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혈관 형성과 기능적인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생체 모사 세포 외 기질(ECM)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싶습니다. 또한 조직 특이적인 ECM과 미세환경이 조직 재생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기술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기초연구와 임상을 연결하는 재생의학 기술을 개발하여 손상된 조직과 장기 치료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 한국의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연구란 단순히 좋은 결과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이 항상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모든 결과는 연구 질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의미 있는 연구는 혼자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은 더 나은 해결책과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과학은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할 때 가장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한국의 연구자와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계속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배우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실제 환자들의 삶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등록일 202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