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Stanford university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다양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들이 등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영상(Medical Imaging) 분야에서는 이러한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기대만큼의 이점을 얻기 어렵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습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 자체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대표적인 자기지도 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기법인 DINO(Distillation with no labels)의 작동 방식은 한 이미지 안에서 가령 '강아지의 다리'와 '강아지의 머리'처럼 두 개의 부분 Crop을 추출해, 이 둘이 비슷한 표현을 갖도록 학습시킵니다. 이 과정을 거친 파운데이션 모델은 강아지의 전반적인 형태는 물론 배경, 사물의 위치 등 다양한 맥락을 스스로 아주 잘 파악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을 의료 영상에 똑같이 적용하면 한계에 부딪힙니다. 인체의 일반적인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질병처럼 흔하지 않고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이벤트에는 초점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파운데이션 모델들을 사전 학습 가중치(Pretrained weight)로 활용하더라도 실제 질병을 검출하는 AI의 성능을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죠.
저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Clinical workflow)에서 매일 얻어지는 Segmentation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DINO 기반으로 학습된 Vision Transformer 모델을 기반으로, MRI 이미지를 작은 패치사이즈로 분리하여, 임상적으로 중요한 암의 위치, 잠복암, 정상 전립선, 그리고 배경에 대해 특징점을 추출하였습니다. 여기에 패치 단위의 대조 학습을 추가하여,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의 강력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립선암을 정확히 찾아내는 목적에 완벽히 최적화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모델은 실제 영상의학과 전문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암 검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스탠포드 병원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입니다. 실제 전립선 생검이 이루어지는 병원에 들어가 환자들의 생검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MRI와 초음파 영상 위에서 AI가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바늘이 들어가야 할 최적의 위치를 임상진들과 실시간으로 논의하고 결정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알고리즘이 화면 속 숫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환자의 진단과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현장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역동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Mirabela Rusu 교수님이 이끄는 PIMed (Laboratory for Integrative Personalized Medicine) 연구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소는 AI 연구진을 주축으로, 스탠포드 병원의 영상의학과 및 비뇨의학과 의료진들과 협력하여 의료 영상 분야의 혁신을 연구하는 융합 연구소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핵심적인 문제들을 기반으로 매우 높은 퀄리티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그 해답을 찾습니다. 또한 AI 연구진을 뒷받침해 주는 압도적인 AI 컴퓨팅 자원까지 지원되기 때문에, 연구자로서 상상했던 아이디어를 한계 없이 마음껏 실현해 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무엇보다 1년 내내 눈부시게 맑은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날씨, 그리고 스탠포드의 아름다운 캠퍼스 환경이 더해져, 경쟁적이고 치열한 AI 연구 과정 속에서도 항상 활력과 여유를 잃지 않고 즐겁게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스탠포드에서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학과의 교수진 및 연구원들이 공동 창업한 의료 AI 스타트업에 초기 멤버로 합류하여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목표는 수많은 미국의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매일 현장에서 수행하는 모든 의료 행위를 실질적으로 보조하고 혁신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압도적인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학습한 AI 모델이 실제 거대한 임상 현장에 배포되어, 수천 명의 의료진과 환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직접 주도한다는 것은 연구자로서 정말 가슴 뛰고 가슴 벅찬 일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현장에서 그 실질적인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 나가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료 및 바이오 분야는 수많은 과학자와 의료진이 아직 풀지 못한 난제들을 컴퓨터 과학을 활용하여 새로운 접근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려있는 곳입니다.
요즘처럼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시대에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자세'입니다. 먼저 열린 마음으로 임상 현장에 다가가 의료진들이 실제로 어떤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 '진짜 문제'를 찾아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을 키우신다면, 이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연구자로 성장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의료정보학의 연구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경숙, 김주한 교수님, 의료이미징 분야에 첫 발걸음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신 백정환, 하은주 교수님, 그리고 모든 공동 저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낯선 환경인 미국에 함께 와준 아내와, 멀리서 지켜봐주시는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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