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신경과 전문의를 취득하기까지 수많은 뇌전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질환의 중개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약물로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측두엽 내측 뇌전증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상우 교수님 지도 하에 박사학위를 하며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 방법론을 익혔고, 이후 신경과학교실 김원주 교수님 연구실에서 뇌전증 동물모델 실험을 직접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뇌전증 동물모델은 수십 종에 달하는데, 정작 "어떤 모델이 실제 환자를 가장 잘 닮았는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대부분 경험과 관행에 의존해 모델을 선택하고 있었고, 이는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인 후보물질이 임상에서 실패하는 한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이 의문을 계기로, 흩어져 있는 인간과 설치류의 전사체 데이터를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정량적으로 평가해보자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동물복지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흐름 속에서, 질환을 정확히 모사하는 모델을 가려내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데이터 기반 모델 평가가 전임상 연구의 표준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상우 교수님 연구실은 유전체 및 전사체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곳입니다. 신경과 전문의인 제가 환자와 직결되는 여러 연구를 데이터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던 공간이며, 지금도 매우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신경과학교실 김원주 교수님 연구실은 저의 전공의 시절과 의사과학자 전일제 박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임상으로 복귀한 현 시점 소속 신경과학교실 연구실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뇌전증 중개연구를 이어온 유서 깊은 곳으로, 뇌전증을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와 기초과학 연구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좋은 성과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두 연구실의 강점이 만나 가능했던 결과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의사과학자로서 임상과 기초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쪽의 강점을 잘 살리면, 순수 임상의나 순수 과학자 어느 한쪽이 단독으로는 손대기 어려웠던 "중간 지대"의 연구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금 느꼈습니다. 환자에게서 얻은 질문을 데이터와 동물모델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환자에게 돌려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길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지금도 환자 유래 샘플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유전체 분석과 동물모델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대생이면서 중개연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임상에서 얻은 데이터와 아이디어를 제대로 꽃피우려면 기초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초에 대한 이해가 탄탄해야 문제에 맞는 적절한 방법론을 선택해 연구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AI와 데이터 과학이 연구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은 지금은, 분석 역량과 임상적 직관을 함께 갖춘 연구자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학생 때 가능한 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여러 학회에 참여해 폭넓게 소통하시길 권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병원에서 신경과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동시에, 새로운 치료제와 진단 기법 등 정밀의료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개연구를 지속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구축한 대규모 전사체 통합 분석 플랫폼과 발굴한 핵심 유전자·분자 표적을 단순한 모델 선택의 근거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치료제 개발로 연결하는 후속 연구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난치성 뇌전증의 정밀의료 실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과정 동안 저를 지도해주시고 지금도 함께 연구해주시는 김상우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신경과교실에 들어온 이후 줄곧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김원주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동 제1저자로 함께 고생한 이상보 박사를 비롯해, 연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공저자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등록일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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