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KA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기계나 사람이나 센서 신호 안에 숨어 있는 이상 패턴을 찾아낸다는 점에서는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기계공학에서 센서 신호와 AI를 활용해 고장을 진단하듯이, 의료 분야에서도 생체신호를 잘 분석하면 기존 기준으로는 놓칠 수 있는 패턴을 다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24시간 MII-pH 신호를 분석해, 정상으로 분류되었지만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잠재적 위음성 환자군을 선별하고자 했습니다.
최근 의료 AI는 단순히 높은 예측 성능을 내는 모델을 넘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판단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의료 데이터는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AI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근거를 해석하고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설명 가능한 AI와 임상 의사결정 보조 시스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단순히 무엇을 "대체"할 수 있는가 보다, AI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무엇을 "보조"할 수 있는가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인력과 시간이 늘 부족한 임상 환경에서는, AI가 의료진이 다시 확인해야 할 환자군을 먼저 찾아주는 방식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본 연구도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진단 기준을 대체하기보다 AET 음성 환자군 중 추가 재평가가 필요한 후보를 선별하는 보조 도구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KAIST 유승화 교수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김희만 교수님, 나노종합기술원 이경균 박사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단순히 좋은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함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학적 분석과 임상적 해석이 함께 맞물릴 때, 실제 현장에서 의미 있는 AI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속한 KAIST 유승화 교수님 연구실은 AiM⁴ Lab, 지능형 설계 및 제조 연구실입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seunghwalab/). 연구실에서는 인공지능을 기계·재료·제조 공학의 모델링, 설계, 최적화에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리 기반 모델링과 AI를 결합하여, 적은 데이터로도 신뢰성 있게 작동하는 공학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큰 방향은 단순히 AI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도메인 지식과 물리 법칙, 사람의 판단을 함께 연결하는 지능형 설계·제조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이어졌습니다. 의료 데이터를 단순한 입력값으로만 보지 않고, 임상적 의미를 함께 고려하며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할 수 있는 AI 분석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제가 해오던 기계공학 기반 AI 연구를 의료 현장의 문제와 연결해본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분야라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기계와 사람 모두 센서 신호 안에 중요한 이상 패턴이 숨어 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공통점을 바탕으로 실제 의료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했고, 단순히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필요한 보조 시스템을 만들어갔다는 점이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료 AI나 다학제 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보다, 실제 현장에서 어떤 부분을 보조할 수 있는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논문과 데이터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전문가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계속 듣고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저도 이번 연구를 통해 공학적 방법론과 임상적 해석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실제로 의미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24시간 MII-pH 신호라는 수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진단 보조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임상 현장에는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검사 보고서, 판독 소견, 진료 기록처럼 문서 형태로 남는 정보도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문서는 환자마다 표현과 구성이 다르고, 자연어로 작성되어 있어 정형화된 데이터처럼 바로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읽고 판단하는 의료진처럼, 앞으로는 LLM을 활용해 의료 문서 안의 중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연구를 해보고자 합니다. 단순히 신호 기반의 이상치 진단이나, 문서를 요약하는 것을 넘어, 환자 기록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찾고 이를 기존 분석 도구나 임상 지식과 연결하는 연구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혼자서는 수행하기 힘든 다학제 연구였습니다. 연구 전반을 지도해주신 KAIST 유승화 교수님, 임상적 관점에서 많은 조언을 주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김희만 교수님, 질병 진단 및 센서 데이터 관점에서 연구 방향을 함께 고민해주신 나노종합기술원 이경균 박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함께 연구를 수행한 공동저자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는 나노종합기술원 나노메디컬 디바이스 개발사업, 한국연구재단(NRF),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대한신경위장관운동학회(KSNM)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등록일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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