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성균관대학교
1. Can you please briefly summarize the paper?
저희 논문은 단분자 이미징 기술과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 MD) 시뮬레이션을 결합하여, DNA 손상 부위인 AP 사이트(abasic site)를 단백질 APE1이 찾아내는 이중 탐색 메커니즘을 다룹니다. 활성 부위에 배위된 마그네슘 이온(Mg2+)이 국소적인 음전하 반발을 중화하여 DNA와의 접촉을 안정화하고 , N-말단 무질서 영역(IDR)이 구조 도메인 내의 Arg177 잔기와 협력하여 DNA와의 상호작용을 유지해 체류 시간을 늘립니다. 이 두 모듈이 시너지를 발휘함으로써 APE1이 DNA를 따라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2. Can you please tell us the main difficulties you had in the laboratory work and how you overcame them?
계산 과학 파트에서 마주한 주요 과제는 AI 기반 구조 예측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시뮬레이션으로 구현된 단백질의 복잡한 확산 거동을 물리적으로 어떻게 모델링하고 정량화할 것인지 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연구 초기에 AlphaFold3는 N-말단 IDR이 DNA와 접촉하지 않는 확장된 형태로 구조를 예측하여, 확산 과정에서 IDR이 수행하는 역동적인 기능적 역할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MD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IDR과 DNA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성공적으로 모사해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성공적으로 궤적을 구현한 이후에도, 단백질의 이동 궤적 내에 나선형 회전 운동과 선형 미끄러짐 운동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더 큰 난관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단백질의 질량 중심 움직임을 DNA 나선에 고정된 원통 좌표계 상으로 변환한 뒤, 축 방향 선형 운동(translational movement, Z)과 나선형 회전 운동(rotational movement, θ)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분석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를 통해 각각의 확산 계수인 Dz와 Dθ를 독립적으로 계산해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APE1이 나선 홈을 따라 도는 회전 운동과 축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선형 운동의 조화를 이루며 확산한다는 점을 정량적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3. Please introduce your laboratory, university or organization to bio-researchers in Korea.
저희 연구실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및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에 소속된 유제중 교수님 연구실입니다.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생명 현상을 물리 법칙 기반의 전원자 시뮬레이션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계산 과학 연구에만 고립되지 않고, 단분자 이미징과 생화학 실험 분석에 경험이 풍부한 KAIST 이광록 교수님 연구실, UNIST 이자일 교수님 연구실과의 긴밀한 공동 연구를 통해 드라이랩과 wet-lab의 유기적인 협업 시너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4. Please tell us your experiences and your thoughts related to research activities abroad.
MD 연구를 진행하면서 시뮬레이션이 가진 가장 큰 가치는, 실제 실험실 환경에서는 완벽히 분리하여 관찰하기 어려운 미시적 요소를 컴퓨터 안에서 독립적으로 제어하며 현상의 본질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IDR을 완전히 제거한 모델을 별도로 구축하여 야생형(Wild Type, WT)과 비교함으로써, IDR의 유무가 전체 확산 시스템과 sliding lifetime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대조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백질이 DNA를 따라 확산하는 동안 어떤 아미노산들이 결합을 유지하는지 잔기별(per-residue) 상호작용 빈도를 정량적인 접촉 행렬(contact matrix)로 추출하여 분석했습니다. 복잡한 생명 현상 속에서 잔기 수준의 세밀한 기여도를 데이터로 짚어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계산 과학이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해석해 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5. Can you provide some advice for younger scientists who have plans to study abroad?
저 역시 아직 배워가는 단계인 연구자이기 때문에 조언이라기보다 연구를 하며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최근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단백질의 정적인 구조는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지만 , 이번 연구에서 다룬 단백질의 확산이나 일시적인 결합 같은 '다이나믹한 부분'은 여전히 물리 법칙에 기반한 MD 시뮬레이션 같은 계산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하나는, 그동안 MD를 공부하면서 저도 모르게 단백질을 컴퓨터 화면 속의 정량화된 좌표나 숫자로만 이론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단백질의 움직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바탕에 깔린 실제 역동적인 '생명 현상' 자체에 대한 깊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계산 툴을 다루는 기술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내가 다루는 시뮬레이션 대상이 살아있는 생명 시스템의 일부라는 생물학적 맥락을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연구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6. Future plan?
최근 과학계 전반에서 AI 기술이 급격히 뜨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AI 모델과 물리 기반의 MD 시뮬레이션을 깊이 있게 접목하는 연구를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기존의 All-Atom MD 시뮬레이션은 분자 수준을 정밀하게 묘사하지만, 고전적인 계산 법칙이 가진 정확도의 한계와 막대한 계산 자원이 요구된다는 제약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자역학 수준의 초정밀 물리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고전 역학 시뮬레이션 수준의 빠른 속도로 연산해내는 새로운 계산 기법을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AI를 통해 기존 물리 연산으로는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화학적 환경이나 미세한 잔기 간 상호작용을 양자 계산급의 정확도로 구현하면서도, 동시에 대규모 분자 시스템을 긴 시간 동안 가속하여 관찰하는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배운 데이터 분석 경험을 발판 삼아, AI의 확장성과 물리 계산의 정확성을 결합해 더 넓은 범위의 생명 현상을 효율적으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7. Do you have anything else that you would like to tell Korean scientists and students?
현재 단백질 연구 분야는 AI 기술을 전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적인 구조 예측부터 동역학 모사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주니어 연구자 입장에서도 배울 점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동료 과학자들이나 학생분들도 새롭게 등장하는 AI 방법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시도해 보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등록일 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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