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충남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이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신경독성 분야입니다. 최근에는 생활환경 중 미세입자나 화학물질에 의해 유도되는 폐 염증 반응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신경염증이나 행동 변화까지 함께 규명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독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폐에서 시작된 변화가 어떤 기전을 통해 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신호전달 경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밝히는 연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전이 명확히 규명된다면, 생활환경 노출과 연관된 신경계 질환의 이해와 예방 전략 수립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경험은, 기존의 신경독성 연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폐와 뇌를 동시에 분석하는 폐-뇌 축 연구를 처음으로 시도했을 때였습니다. 폐에서 확인된 염증 반응이 신경계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가설 아래 데이터를 들여다봤을 때, 실제로 뇌에서도 신경염증 지표의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흡입 독성의 문제가 아니라, 폐-뇌 축을 통해 말초의 염증 신호가 중추신경계로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다만 흥미로웠던 점은, 폐에서의 반응 강도와 뇌에서의 변화가 항상 비례하거나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노출 물질의 특성이나 관찰 시점에 따라 두 장기 간의 반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결이 단순한 일방향적 신호 전달이 아닌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조율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를 계기로 사이토카인이나 미주신경 경로 등 폐-뇌 간 신호 매개 기전에 대해 더 깊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기존의 신경독성 연구 시각을 다장기 통합적 관점으로 확장하는 것이 생활환경 화학물질의 독성 이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는 국내외 GLP 인증을 기반으로 국제적 신뢰성을 갖춘 독성 시험 전문 기관으로, 일상에서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새로운 독성 평가 기준을 정립하는 국가 대표 연구기관입니다. 최근에는 차세대 독성 평가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한 동물 대체 시험법과 AI 기반 독성 예측 모델 등 첨단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소속된 가민한 박사님 연구실에서는 생활환경 화학물질 노출에 따른 신경발달 장애 기전 연구와 함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한 신경발달독성 평가 동물 대체시험법 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명확한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적인 검증 과정이 수반된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를 하나씩 꾸준히 들여다보다 보면, 잘 보이지 않던 흐름이 어느 순간 맥락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들여다봐도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잠시 멈추고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도 연구자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혼자만의 시각으로는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었고, 인접 분야의 관점과 접근 방식을 함께 이해하려는 자세가 연구의 깊이를 더해준다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저 역시 비전공자로 시작해서 처음에는 막막한 순간들이 많았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방법론 앞에서 조급해지기 쉽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서서히 익숙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혼자 해결되지 않는 부분은 지도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정리해 나가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때 답을 바로 구하기보다는, 왜 그렇게 접근하는지 그 사고의 과정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비슷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는 데 훨씬 큰 자산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강점을 발휘하는 방식과 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잘 안 된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너무 위축되지 말고, 지금 쌓이고 있는 경험 자체가 연구자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 확인한 폐-뇌 축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폐에서 시작된 염증 반응이 신경계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신호 매개 기전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세포 및 분자 수준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해 나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결과들을 하나의 기전적 흐름으로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는 틀을 갖추는 것이 당면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단일 접근법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분석 방법을 병행하여 데이터를 다각도에서 검토하고 해석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생활환경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폐-뇌 연결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신경계 질환 예방 및 독성 평가 기준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자로서 아직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결과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접근하는지가 연구자의 역량을 만들어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급하게 결과를 쫓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데이터 하나하나를 꼼꼼히 확인하며 꾸준히 나아가고 싶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겸허히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연구자로서 한 단계씩 성장해 가고자 합니다.

등록일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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