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인하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해주세요.
이번 연구는 플라즈마가 생성하는 반응성 활성종(reactive species, RS)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암세포의 사멸 방식과 항암면역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 연구입니다. 플라즈마는 다양한 반응성 산소종(ROS)과 반응성 질소종(RNS)을 생성할 수 있어 암 치료, 면역조절, 살균, 조직재생 등 여러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기존 개방형 플라즈마 시스템은 외부 공기 노출과 짧은 반응성 활성종의 수명 때문에 생물학적 활성을 정밀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유체 장치 안에 플라즈마 반응 환경을 통합한 폐쇄형 마이크로플라즈마 플랫폼을 구축하여 외부 환경의 영향을 줄이고 특히 L-arginine의 존재 여부를 활용해 ROS 우세 조건과 RNS 우세 조건을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ROS 우세 조건의 플라즈마 배양액은 암세포의 caspase-3 매개 apoptosis를 유도한 반면, RNS 우세 조건에서는 RIP3 의존적 necroptosis를 유도하는 것이 관찰되면서 면역원성 세포사멸(immunogenic cell death, ICD)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넘어 항암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동물실험에서도 RNS 우세 조건의 플라즈마수는 항종양 효과를 보였으며 anti-PD-1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했을 때 효과가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본 연구를 통해 구축된 폐쇄형 플라즈마 플랫폼이 암세포 사멸 방식을 의도적으로 조절하여 항암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정밀 플라즈마 바이오제조 플랫폼임을 보여줍니다.
2.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융합연구를 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생명과학과 생명공학은 같은 결의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구를 시작해 보니 배경지식, 사용하는 언어, 관점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첫 미팅 때, 분명 같은 한국말을 하고 있는데도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ㅎㅎ) 순간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플라즈마와 반응성 활성종 관련 논문들을 하나씩 찾아보며 이걸 어떻게 항암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실험 과정에서도 쉽지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마치 계주 달리기처럼 플라즈마 샘플을 받자마자 바로 생물학적 실험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주말에도 서로의 일정을 공유하며 시간을 맞춰야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고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동연구자들과 돈독해지고 연구적으로도 더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융합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의 결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관점을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3.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면역항암제 실험실(Cancer Immunotherapy Lab, CIL)에서 6년간의 석박통합과정을 마치고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면역계를 활성화하여 암을 극복하는 전략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을 면역 활성화 방향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비롯하여, 암 항원을 표적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개발, 면역항암제의 주요 타깃인 PD-L1 차단 전략, 그리고 immunogenic cell death와 같은 면역반응 유도 기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노화, lipid 대사 등 다양한 생물학적 관점에서 암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연구활동 하시면서 느끼신 자부심, 보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실험실의 첫 학생으로 입학하여 다양한 in vitro 및 in vivo 실험 기법들을 직접 구축해왔습니다. 선배나 기존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실험을 진행하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며 시행착오를 반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직접 구축한 실험 시스템을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을 때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이나 주변 연구자들에게 실험 기법을 공유하고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던 질문들에 대해 이번 연구가 하나의 답이 되어준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부지런히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 분야는 하나의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결과가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국 실패를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4년간 8건의 프로젝트를 클로징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들이 이후 연구를 진행할 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장은 의미 없어 보였던 시도들도 결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이오 연구를 하려는 분들께 너무 결과에만 집중하기보다 과정에서 얻는 경험들을 하나씩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임하시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과정을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한빛사 인터뷰는 저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소개될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소개될 만한 사람인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혼자서는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었기에, 그동안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먼저 아무것도 모르던 6년 전의 저를 지금까지 지도해주신 차종호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 공동연구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허윤석 교수님, 손세진 교수님, 김지훈 교수님, 덕분에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주시는 이재선 교수님, 홍순선 교수님, 정경희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범준 박사님, 학생으로 만나 함께 연구해오며 어느덧 모두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네요. 이 논문과 함께 성장해온 것 같아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늘 많은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아침 일찍 나와서 플라즈마 뽑느라 고생하신 지경, 주용, 병수쌤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실험하면서 큰 힘이 되어준 후배 다은이에게 정말 고생 많았고,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준 CIL 연구실 동생들과 옆에서 동고동락하며 연구하고 있는 BMSE 동료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6년간 늘 곁에서 응원해주시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마지막으로 학위 과정을 통해 저를 다듬으시고 가르치시고 부어주시고 또 막아주셨던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등록일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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