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Baylor College of Medicine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Glioma stem cells(GSCs)는 Glioblastoma(GBM) 안에서 줄기세포와 같은 성질을 가지는 세포군으로, 종양의 성장과 재발, 그리고 치료 저항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GSC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타깃을 찾는 것은 현재 glioma 연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in utero electroporation(IUE) 기반 glioma 모델을 이용해 familial glioma-associated tumor suppressor genes인 ZC3H7B, DMBT1, HP1BP3를 발굴하였습니다. 이후 이 유전자들이 결손된 종양들의 RNA-seq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변화하는 유전자들을 찾게 되었고, 그중 Glo1(Glyoxalase 1)이 매우 높게 발현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single-cell RNA sequencing 분석을 통해 Glo1이 특히 glioma stem cell population에서 높게 발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Glo1이 단순히 종양 전체에서 증가하는 유전자가 아니라 GSC의 성질과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Glo1이 세포 내 독성 대사산물인 methylglyoxal(MG)을 제거하는 대사 효소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Glo1을 조절했을 때 변화하는 유전자 발현 양상이 glioma stem cell의 핵심 전사인자인 SOX2의 target genes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Glo1이 단순히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넘어, 세포 내 대사 환경을 변화시켜 SOX2의 활성과 glioma stem cell의 성질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SOX2 ChIP-seq 분석과 methylglyoxal-modified protein immunoprecipitation 실험을 수행하였고, 실제로 Glo1이 높아질수록 SOX2의 methylglyoxal modification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전사인자의 기능과 tumor stemness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는 기존의 알려진 역할이나 고정관념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분야의 개념들을 연결하며 새로운 관점으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Benjamin Deneen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휴스턴에는 Baylor College of Medicine을 비롯하여 MD Anderson Cancer Center, UTHealth Houston, Houston Methodist 등 여러 의료·연구 기관들이 모여 있는 Texas Medical Center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임상의들이 긴밀히 협력하며, 실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translational research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Deneen 연구실은 크게 glioma를 연구하는 팀과 astrocyte development를 연구하는 팀으로 나뉘어 있으며, 저는 glioma 연구팀에서 GSC, tumor microenvironment와 neuron-glioma interaction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Ganesh Rao 교수님께 공동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Rao 교수님은 BCM Neurosurgery 소속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연구자로, 실제 GBM 환자 샘플과 patient-derived glioma stem cell line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이를 통해 동물 모델에서 발견한 glioma의 악성 기전이 실제 환자에서도 재현되는지를 검증할 수 있었고, 저희 연구가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 가능한 therapeutic target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초 연구자와 임상의가 함께 협력하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은 휴스턴과 Texas Medical Center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를 통해 저는 collaboration의 중요성과 책임감 있는 공동 연구의 자세를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같은 실험실의 Postdoc이셨고, 현재는 UTHealth Houston 교수로 계신 최동주 박사님께서 Glo1이라는 타깃을 처음 발견하시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고 제안해 주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박사과정 2년차로, 실험과 분석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는 단계였습니다. scRNA-seq 분석과 tumor model surgery를 막 익히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박사님께서는 그런 저를 믿고 중요한 실험들을 맡겨 주셨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던 저에게 함께 연구를 해보자고 제안해 주신 것이 감사하기도 했고,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배우고 성장해야겠다"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박사님께서는 본인이 맡은 실험들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수행하셨고, 저는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배우며 연구자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함께 실험 방향을 수정하고 다양한 대안 방법들을 논의하며 프로젝트를 이어 나갔습니다. 서로 맡은 영역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은 함께 보완해 나갔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좋은 collaboration은 단순히 역할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신뢰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은 앞으로 제가 다른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할 때 상대방을 존중하고 책임감 있게 협력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난 6년간의 박사과정 동안 저는 실험 테크닉, 데이터 분석, 결과 해석 등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역량들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수많은 troubleshooting 과정을 거쳤습니다. 처음에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점차 결과 자체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한 단계씩 성장해 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연구는 인생과 비슷하게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때마다 유연하게 사고하고 끝까지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저는 유학 6년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영어에 대한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께서는 항상 "완벽한 영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연구를 자신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고, 그 말은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혹시 언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유학을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완벽함보다 배우고자 하는 태도와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연구 과정에서의 실패와 시행착오는 결국 자신만의 연구 방향과 강점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에만 조급해하기보다,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 자체를 의미 있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glioma와 그 주변 세포들인 neuron, tumor-associated myeloid cell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한 thesis project를 논문으로 제출하였으며, 현재 revision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선 이 연구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 초 졸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졸업 이후에는 postdoctoral researcher로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박사과정 동안 더 배우고 싶었던 grant writing과 독립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전시키는 경험들을 쌓고 싶습니다. 특히 다양한 질병 모델에서 neuroscience와 immunology를 융합한 neuroimmunology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현재는 glioma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서 신경계와 면역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질병의 진행과 조직 환경을 조절하는지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Benjamin Deneen 교수님과 Ganesh Rao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께서는 실험이 잘되지 않을 때에도 끝까지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자세를 가까이에서 보여 주셨고, 저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 주신 최동주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사님께서는 박사과정 동안 연구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 멘탈 관리, 연구자로서의 자세 등 과학을 넘어 다양한 부분에서 제게 큰 멘토가 되어 주셨습니다. 힘든 시기마다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던 시간들은 지금의 저를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6년 동안 함께 연구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 랩 멤버들, 휴스턴 한빛교회 친구들, 함께 생활하며 서로 의지했던 룸메이트들, 그리고 멀리 한국에서도 꾸준히 안부를 물어봐 주고 응원해 준 친구들에게도 감사와 애정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 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부모님과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학생으로 지내며 자주 뵙지 못하지만, 늘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기다려 주셨기에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긴 실험 일정과 반복되는 연구 생활 속에서도 늘 응원해 주고 곁을 지켜 준 남편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배움을 잃지 않는 연구자로 살아가겠습니다.
등록일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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