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부산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플라스틱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지만, 자연환경으로 배출된 이후 물리적·화학적 분해 과정을 거쳐 미세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질 수 있습니다. 특히 나노플라스틱은 매우 작은 크기로 인해 세포와 조직 내로 쉽게 유입될 수 있으며, 혈액을 통해 다양한 장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플라스틱 입자가 단순히 환경오염물질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 체내에 축적되어 심장, 간, 신장, 생식기관, 뇌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이동하고, 특히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에 도달하여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나노플라스틱이 자유 입자 형태로만 체내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에 의해 운반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였습니다. EV는 세포 간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생체 유래 나노입자로, 단백질, RNA, DNA 등 다양한 물질을 운반할 수 있으며 BBB를 통과할 수 있는 전달체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약물전달체로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독성물질이나 환경오염물질을 특정 조직으로 운반하는 경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간세포가 폴리스티렌(polystyrene nanoplastic, PSNP)를 흡수한 뒤 이를 EV에 포함시켜 방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PSNP-encapsulated EV(PSNP-EV)가 BBB 기능과 뇌 축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저희는 먼저 HepG2 세포에 형광 표지된 PSNP를 처리하여 나노플라스틱이 세포 내로 유입된 뒤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양상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HepG2 세포 배양액에서 EV를 분리하였고, EV 내부 또는 EV와 함께 PSNP 신호가 관찰되는 것을 통해 간세포가 PSNP를 포함한 EV를 방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PSNP-EV를 HUVEC 세포에 처리한 결과, 자유 PSNP에 비해 세포 내에 더 오래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EV가 나노플라스틱의 세포 내 축적과 잔류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EV는 단순한 생체 전달체를 넘어 나노플라스틱의 생체 내 이동과 지속적인 축적을 가능하게 하는 운반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저희는 PSNP-EV가 BBB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HUVEC 기반의 endothelial barrier model에서 PSNP-EV를 처리하였을 때, 자유 PSNP보다 더 큰 TEER 감소가 나타났으며, 4 kDa 및 40 kDa FITC-dextran의 투과성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PSNP-EV가 혈관내피 장벽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특히 비교적 큰 분자들이 세포 사이를 통과하는 paracellular permeability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tight junction protein인 occludin과 ZO-1의 발현이 감소하고, 세포 경계부에서의 연속적인 분포가 무너지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PSNP-EV가 BBB의 구조적 안정성을 담당하는 tight junction을 손상시켜 장벽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PSNP-EV의 생체 내 분포를 확인한 결과, PSNP-EV는 간, 비장, 폐와 같은 주요 장기뿐만 아니라 뇌에서도 형광 신호가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자유 PSNP에 비해 EV와 결합된 PSNP는 뇌 부위에서 더 오래 잔류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EV가 나노플라스틱의 뇌 전달과 축적을 촉진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환경오염물질이 신경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본 연구를 통해 저희는 나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단순히 자유 입자 형태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EV에 의해 운반되어 혈액-뇌 장벽을 손상시키고 뇌에 축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PSNP-EV는 자유 PSNP보다 세포 내 잔류성을 증가시키고, tight junction 손상과 macromolecular permeability 증가를 통해 BBB 기능 저하를 유도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환경오염물질이 생체 내 전달 시스템을 통해 예상보다 더 복잡한 방식으로 장기 특이적 독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나노플라스틱의 신경독성 및 뇌 질환 관련 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 소포체의 혈액-뇌 장벽 붕괴 촉진 및 축적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바이오소재과학과 안범수 교수님 실험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부산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님 지도 아래 분자신경생물학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EV 연구에 전문성을 가진 안범수 교수님 실험실과 신경발달장애 및 퇴행성 뇌 질환 연구를 수행하는 정의만 교수님 실험실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두 연구실의 전문성이 결합된 덕분에 EV를 통한 나노플라스틱의 생체 내 이동 가능성과, 이로 인한 혈액-뇌 장벽 손상 및 뇌 축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안범수 교수님 실험실은 체내 EV의 생성 및 작용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독성물질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며 질환을 유발하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EV를 통한 대사질환 관련 원인을 규명하고, 질환의 진단 및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것을 주요 연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EV 추출, TFF를 이용한 농축 및 분리, NTA를 통한 EV 크기 및 농도 분석, EV 형광 염색, EV uptake assay 등 다양한 EV 분석 기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EV의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EV가 생체 내 독성물질의 이동과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의만 교수님 실험실은 신경발달장애 및 퇴행성 뇌 질환의 발병 요인을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환경적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이러한 요인들이 유발하는 신경계 이상과 질환 발병 기전을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모델을 활용한 in vivo 연구뿐만 아니라 primary neuronal cell, glial cell 등 다양한 신경계 세포를 활용한 in vitro 연구 시스템도 구축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stereotaxic surgery, western blot, immunofluorescence 등 다양한 분자생물학적·신경생물학적 분석 기법을 보유하고 있어, 환경적 요인과 신경질환 간의 연관성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작은 결과 하나가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EV 연구는 분리 방법, 농축 조건, 형광 표지, 오염 가능성, 정량 방식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실험을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과를 어떻게 신뢰성 있게 해석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보람을 느꼈던 부분은, 기존 연구들이 주로 자유 형태의 나노플라스틱 노출에 집중했다면, 저희는 EV라는 생체 전달체를 통한 새로운 이동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나노플라스틱이 인체 내에서 실제로 어떤 형태로 이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장기 장벽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작은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BBB는 뇌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생체 장벽입니다. 저희 연구가 환경오염물질이 신경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연구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실험이 잘 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하나씩 조건을 잡고 결과가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연구의 재미와 보람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를 시작하면 새로운 개념과 실험기법,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을 계속 마주하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논문을 읽고 실험을 반복하며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 속에서 연구 주제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간혹 연구를 하다 보면 처음 계획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거나, 여러 결과들 사이에서 길을 잃는 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는 연구를 진행할 때 항상 두 가지 지점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나는 내 연구의 큰 제목, 즉 이 연구가 궁극적으로 답하고자 하는 큰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내 프로젝트만이 가지는 장점이나 차별성입니다. 이 두 지점을 명확히 찍고, 그 사이를 잇는 직선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연구 과정에서 흔들리더라도 완전히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EV, 나노플라스틱, BBB, 신경독성 연구는 여러 분야가 연결된 융합 연구입니다. 따라서 한 가지 전공 지식에만 머무르기보다 생물학, 독성학, 신경과학, 환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꾸준히 읽고, 자신의 연구 주제와 연결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계속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연구의 큰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연구는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 실험에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패한 결과도 조건을 수정하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결과만 얻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원인을 찾으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PSNP-EV에 의한 BBB 손상과 뇌 축적 가능성이 실제 신경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적으로 규명하고자 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주로 혈액-뇌 장벽 손상과 뇌 내 축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향후에는 행동실험 등을 포함하여 PSNP-EV 노출이 불안, 우울, 사회성, 인지 기능 등 신경학적 기능 변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또한 연구 대상을 미세·나노플라스틱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xenobiotic 물질이 EV에 담지되었을 때 생체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특정 장기나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EV는 세포 간 물질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 운반체이지만, 동시에 외부 유래 독성물질을 운반하는 경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EV를 매개로 한 xenobiotic의 생체 내 이동과 독성 기전을 규명하는 것은 환경오염물질과 인체 질환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환경오염물질이 EV를 통해 인체 내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장벽 조직을 통과하며, 신경계 및 다양한 장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적 위험인자에 의한 질환 발생 기전을 이해하고, 나아가 독성 예측이나 예방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도와 조언을 해주신 안범수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지도와 믿음 덕분에 EV 연구에 대한 기초를 다지고, 연구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연구 과정에서 따뜻한 격려와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정의만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응원과 지도 덕분에 EV와 나노플라스틱 연구를 뇌과학적 관점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 이번 연구를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함께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연구를 응원해준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과 힘을 얻었고, 앞으로 저 역시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전공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아내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하며 생기는 고민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고, 늘 진심 어린 조언과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힘든 순간에도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언제나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저를 지지해주시는 가족과, 힘든 순간마다 곁에서 응원해준 친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긴 연구 과정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등록일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