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여자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전기분석화학으로, 특별히 전극 표면을 나노입자나 각종 수용체로 개질하여 화학센서 또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기화학 기반 센서는 저분자 화합물 또는 생체 내 바이오마커를 빠르고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어 차세대 정밀의료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신호변환 플랫폼의 기계적 구조가 단순하여, (1) 저비용으로 기계를 제작할 수 있으며, (2) 측정 메커니즘이 단순하고, 사용자의 숙련도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3) 휴대형으로 제작하기에 용이하여 현장현시형(Point-of-care testing, POCT) 센서 제작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들로, 최근에는 단순한 “검출”을 넘어, AI 기술과 결합하여 질병의 조기진단 및 진행 예측까지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가 발표한 Nature Communications 논문에서는 CNT-FET 바이오센서에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s, PPIs)으로 인해 신호가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센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PPIs에 의해 CNT-FET의 신호가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디자인 할 때, Protein engineering을 통해 수용체 단백질의 방향성을 조절하고, 결과적으로는 타깃 단백질과의 결합이 드바이 길이(Debye length) 내에서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이때, 단순히 실험적 증명 뿐만 아니라, 분자동력학 시뮬레이션(molecular dynamic simulations, MD-simulation)을 통해 미세 환경에서의 상황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고, 실험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Advanced Science 논문에서는 DNA aptamer 기반 CNT-FET 센서의 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제어하여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DNA aptamer는 TMSD(Tow-hold mediated strand displacement) 기술을 이용하여 CNT와의 비특이적 결합을 막고, 타깃 분자에 대한 선택성을 향상시키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기존의 레퍼런스 기반 센서 디자인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분자 수준의 상호작용과 전기적 특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 연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Covid-19 팬데믹을 겪으며 분자진단, 바이오센서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채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다양한 플랫폼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 전기화학 기반의 바이오센서는 기존 분자진단기기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바이오센서 분야는 전기분석화학의 기초학문과 의공학바이오의 융합을 통해, 단순 진단기기를 넘어, 웨어러블·AI·디지털 헬스케어와 융합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치매, 암, 대사질환 등의 조기 진단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정밀진단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화학과에 재직중이며, BAND.lab(Biomedical Applications with Nanochemical Devices Laboratory)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전기화학 기반 바이오센서, CNT-FET 바이오센서, 나노바이오인터페이스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쉽고, 빠르게, 누구나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최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기화학 바이오센서라고 하면 가장 흔하게 혈당측정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혈당뿐 아니라, 다양한 생체 표지물질(Biomarker, 바이오마커)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더욱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나노물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친환경적이고, 간편하게, 빠르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기존의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연구실에서는 높은 열, 강한 환원제 등 실험 환경 조건이 위험하거나,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독성이 높은 물질들을 사용하는데, 우리 연구실에서는 전자를 직접적으로 주고받는 기술을 사용하여 나노입자를 합성합니다. 바이오마커 측정을 위한 실험 디자인에서도 기존의 논문들의 방식을 차용하거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하여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전공분야와의 융합연구가 필수적인데, 우리 연구실에서는 바이오헬스융합학과, 생명공학과,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등 다양한 전공분야의 연구실과 공동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히 화학과 졸업생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생명공학, 기계공학,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공동연구 참여학생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스킬, 발표 능력 등 다양한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최대 장점은 학생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실 참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연구 주제를 개발하고, 해당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학생에게 다 맡겨놓고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간 랩미팅을 통해 연구 방향성을 점검하고, 학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바이오센서 연구는 생물학, 분석화학, 물리화학, 전기화학, 기계공학, 반도체공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연구 분야입니다. 따라서 한 가지 전공 지식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렵고, 여러 분야를 폭넓게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그만큼 배우고 익혀야 할 내용도 많지만, 서로 다른 학문이 하나의 기술로 연결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바이오물질과 나노소재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나노바이오인터페이스(Nanobiointerface)’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바이오센서의 신호가 어떻게 생성되고 전달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연구로, 바이오센서의 성능과 메커니즘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핵심 영역입니다. 아직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그룹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메커니즘과 원리를 직접 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연구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바이오센서 시장이 더욱 성장하고, AI·정밀의료·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될수록, 이러한 나노바이오인터페이스에 대한 이해와 바이오센서 메커니즘 설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기술이 해결하지 못했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단순한 센서 제작을 넘어 근본적인 신호 생성 원리를 이해하는 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이러한 연구는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함께 이해해야 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끊임없이 분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학문적 가치와 파급력이 매우 큰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간다면 누구나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연구는 특별한 재능보다는 꾸준한 호기심과 끝까지 탐구하려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보다 ‘꾸준한 호기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연구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것이 많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근차근 공부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다른 지식들이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바이오센서와 나노바이오 분야는 화학, 생물학, 물리학, 반도체공학, 데이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특정 전공 지식만 잘하는 것보다,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데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 처리 경험을 함께 쌓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영어 실력이나 스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왜 이 연구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는 논문 수보다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진정성과 탐구하려는 태도가 더 큰 경쟁력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연구는 혼자만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좋은 연구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력과 소통 속에서 발전합니다. 따라서 전공지식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다른 연구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태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는 분명 어렵고 실패도 많은 과정이지만,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큰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한다면, 누구나 충분히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연구 활동은 두 가지 트랙으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1)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전기화학센서, (2) 바이오센서의 메커니즘 연구. 첫 번째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전기화학센서는 다양한 나노입자를 간편하게 합성하고, 전기화학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는 전극을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연구는 대체로 빠른 시간 내에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서,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바이오센서의 메커니즘 연구는 나노바이오인터페이스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되어, 박사 과정 학생에게 맞는 연구로 생각하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그룹이 매우 적어서, 연구 결과를 우수한 학술지에 개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수행하면서 최근 더욱 깊이 느끼고 있는 점은, 좋은 연구성과는 지도교수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수한 연구 결과를 위해서는 지도교수의 연구 방향과 지도력뿐 아니라, 대학원생 연구자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연구에 대한 주도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원생을 단순히 학업을 수행하는 학생으로 보기보다, 함께 연구를 만들어가는 동료 연구자이자 연구의 중요한 동력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모든 구성원은 각자의 역할과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지도교수의 역할은 이러한 역량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연구 환경과 방향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패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연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아직 신생 연구실이지만,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안정적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가고 있고,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성과들도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화학 바이오센서, CNT-FET 바이오센서, 나노바이오인터페이스 분야에서 새로운 메커니즘과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원리를 함께 고민하고, 의미 있는 연구를 만들어가고 싶은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전기화학 바이오센서 및 융합연구 분야에 관심이 있고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도전을 기대하겠습니다.
등록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