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24년도 이후 다시 한번 한빛사 인터뷰의 기회를 얻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에 ACS Nano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생체공학적 샘플 전처리(BE Nanotrap) 기술과 스마트폰 기반 AI 판독 기술(SMART-AI)을 융합한 “BE-SMART-HIV”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소량의 구강액 검체만으로도 HIV 초기 감염을 검출할 수 있었습니다.
HIV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 전파력이 가장 높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는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기존 신속진단키트로 검출이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구강액은 혈액 대비 항체 농도가 약 1,000배 낮고, 다양한 타액 내 저해물질(inhibitor)이 존재하여 현장진단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BE 나노트랩 모듈을 활용하여 HIV 항체를 선택적으로 농축하였으며, 외부 전원 없이도 손쉽게 작동할 수 있는 휴대형 장치로 설계하여 현장 적용성을 높였습니다. 이후 스마트폰 기반 AI 판독 시스템을 통해 신속진단키트 결과의 양·음성을 보다 정밀하게 판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기존 연구실에서 확보한 다양한 환경의 COVID-19 신속진단 이미지 데이터(Nature Communications, 2023)를 활용하여 전이학습을 적용함으로써, 제한된 HIV 데이터만으로도 98.6%의 높은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HIV-1 구강액 수준의 샘플을 이용해 약 25일간 수집한 혈청전환(seroconversion) 환자 샘플을 분석한 결과, 기존 신속진단키트 대비 최대 8일 빠른 시점에서 초기 항체 출현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험실 기반 검사인 ELISA에서 주로 관찰되던 IgM 출현과 IgG 성숙과 같은 미세한 면역 반응 패턴까지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제가 석사 및 박사과정 동안 참여해 온 연구들의 집약체라고 생각합니다. 샘플 전처리부터 바이오센서 기반 신호 증폭, 그리고 결과에 대한 AI 분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연구 기획 단계부터 결과 도출까지 하나의 사이클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음에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에서 이정훈 교수님과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님을 공동 PI로 모시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정훈 교수님께서는 바이오센서 기반 AI 연구를 중심으로, Wet-Lab과 Dry-Lab을 동시에 운영하고 계십니다.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는 실험 기반 연구와 이를 해석·학습하는 데이터 기반 연구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시며, 저 또한 두 영역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정석 교수님께서는 미세유체 시스템 기반의 Organ-on-a-Chip 제작과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평가 등, 기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첨단 생체모사 시스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계십니다.
두 교수님의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에는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AI 분석 모델 개발을 주요 연구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Wet-Lab과 Dry-Lab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분야를 동시에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Wet 베이스의 연구진과 Dry 베이스의 연구진 사이의 간극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KU-KIST 융합대학원이라는 이름에 맞게 (혹은 많이 말씀하시는 다학제 간 연구자의 자세), 나의 주 전공이 아닌 다른 베이스의 연구를 이해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기를 수 있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전자·전기공학(학부) > 바이오센서(석사) > AI 관련 연구(박사) 분야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연구를 이어가다 보니, ‘나는 뭘 하는 사람일까?’, ‘나중에 내가 과연 관련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라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고민을 하며, 제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암울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말한 “Connecting the Dots” 연설 내용처럼 내가 열심히 임했던 과거 일들에 대해서 미래에 어떤 의미있는 선들은 분명히 만들어질 것이고 본 논문이 저에게는 그러했습니다. 각자의 길에서 쌓아온 시간들이 언젠가는 분명한 의미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LMIC(Low and Middle Income Country) 국가에 대한 BE-SMART-HIV 기술 필드테스트 검증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감사하게도 고려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윤승규 교수님과의 협업으로 세네갈의 National Hospital Center Dalal Jamm 연구팀과 파일럿테스트 기획 단계에 있으며 논문에서 다 제시하지 못한 Field Effectiveness 관련 결과들을 내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지도 뿐 아니라 제가 흔들릴 때 마다 인생 선배로서 도움을 주시는 이정훈교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함께 연구하는 mHealthLab 연구실 분들, 특히 이승민 박사님 감사합니다. (그려주신 논문 커버 이미지 너무 멋있습니다.) 매번 정석교수님 및 SidLab 연구실분들께도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위 도움주신 모든 분께 나중에 잘 안되어도 크게 보답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연구실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얘기 드림이 많지 않은데도 잘하고 있다 응원해주시고 늘 버팀목이 되어 주신 부모님께 미안하면서도 감사합니다. 같은 학위과정을 열심히 진행하고 또 큰 의지가 되어주는 지원에게도 고맙습니다.
등록일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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