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DGIST, Maastricht University Medical Center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통적으로 해마와 대뇌피질을 중심으로 병리 기전이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기억력 저하보다 앞서 후각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는 점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초기 변화를 설명하려는 연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논문도 후각피질(OC)과 후각망울(OB)이 알츠하이머병의 이른 표적이며, 두 부위에서 질병 단계에 따라 Aβ와 pTau가 증가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출발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문제일 교수님 연구실에서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병과 후각 시스템의 연관성을 연구해 왔습니다. 선배 연구자들부터 마우스 모델, 사람 콧물, 그리고 사후 뇌 조직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후각 시스템의 변화를 추적해 왔습니다. 저 역시 이전 연구에서 콧물 속 Aβ42 농도가 뇌의 amyloid burden과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고, 이번 연구는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실제 인간 뇌 조직 수준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자 수행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DGIST 문제일 교수님 연구실과 Maastricht University의 Ali Jahanshahi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고, 사후 뇌 조직은 네덜란드 뇌은행(NBB)으로부터 확보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후각피질과 후각망울 모두에서 질병 단계에 따라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병리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같은 후각 시스템 안에서도 부위에 따라 서로 다른 글리아 세포 중심의 병리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점을 관찰하였습니다. 논문에서는 후각피질에서 astrocyte-linked network가, 후각망울에서 microglia-linked relationship가 두드러진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문제일 교수님 연구실과 네덜란드 Maastricht University의 Ali Jahanshahi 교수 연구팀 간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습니다. 보도자료 기준으로도 이번 연구는 DGIST와 Maastricht University의 협력 연구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DGIST 연구실은 후각 신경계와 퇴행성 뇌질환을 연결하는 연구를 오랜 기간 수행해 온 곳으로, 동물 모델부터 인간 유래 시료, 사후 뇌 조직까지 다양한 수준의 연구를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축적된 연구 기반이 본 연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Maastricht University 연구팀은 인간 사후 뇌 조직 분석과 관련된 경험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네덜란드 뇌은행(NBB)과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공동연구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잘 알려진 질환이라 하더라도 아직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후각 기능 저하는 임상적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진 현상이지만, 이를 설명하는 세포 수준의 기전은 제한적으로만 연구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비교적 덜 주목받았던 후각 시스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느꼈습니다. 특히 하나의 관찰 결과를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고, 조직 수준에서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을 때 연구자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후각피질과 후각망울이 각각 다른 글리아-병리 네트워크 양상을 보인다는 점은, 후각 시스템이 단순한 부수적 영역이 아니라 질환 이해에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연구 주제를 선택할 때 단기적인 유행보다 스스로 오래 붙들고 갈 수 있는 질문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신경과학과 퇴행성 뇌질환 연구는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이 나기보다, 하나의 질문을 오랜 시간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해 나가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또한 연구를 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결과가 항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해석이나 관행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요한 질문은 이미 잘 알려진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현상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왜 이 질문을 하고 있는가”를 계속 점검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이나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결국 연구를 오래 지속하게 하는 힘은 질문의 의미를 스스로 납득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결국 정답을 빨리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좋은 질문을 오래 놓치지 않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향후에는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후각 시스템의 취약성이 실제 질병 진행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특히 시간에 따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longitudinal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후각 기능 변화와 조직 수준 병리 간의 연결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침습적 지표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검토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번 논문은 인간 사후 조직을 이용한 단면 연구이므로, 향후에는 종단적 접근과 추가 검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개인 한 사람의 결과라기보다, 연구실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온 질문과 선배 연구자들의 기반 위에서 가능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과 후각 시스템의 연관성을 다양한 수준에서 연구해 왔고, 저는 그 흐름 속에서 콧물 연구에 이어 이번 사후 뇌 조직 연구까지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문은 저 개인의 성과이면서도, 동시에 연구실 전체가 오랫동안 함께 쌓아온 연구의 연속선상에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항상 연구의 방향을 넓게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문제일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각 시스템이라는 비교적 덜 주목받던 영역을 꾸준히 연구 주제로 발전시켜 오신 교수님의 연구 철학이 있었기에, 저 역시 하나의 현상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더 긴 흐름 안에서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공동연구가 가능하도록 지도해주시고, 연구 과정 전반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Maastricht University의 Ali Jahanshahi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연구를 함께 수행한 연구실 선후배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연구실 선배로서 여러 조언과 도움을 주신 손 박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귀중한 인간 사후 뇌 조직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네덜란드 뇌은행(NBB)에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좋은 연구는 결국 좋은 질문과 긴 시간의 축적, 그리고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곁에서 응원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 오빠, 새언니, 그리고 조카 하원이와 규원이의 응원이 있었기에 긴 연구 과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등록일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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