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소기관 막접합부위(organelle membrane contact sites, 이하 MCSs)는 세포 내에서 소기관들이 막융합 없이 접촉하며 신호와 물질을 주고 받는 핵심 허브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접촉 구조의 결핍이나 과도한 형성이 신경퇴행성 질환, 대사 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의 병인과 연결된다는 사실이 점점 규명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신약 개발은 주로 특정 효소나 수용체 하나를 조절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세포소기관 사이의 상호작용 네트워크 자체를 조절하는 접근은 아직 낯선 분야였습니다. 저희 논문은 최근 보고된 MCS 조절 화합물들(MCS modulator)을 임상적 가치와 작용기전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크게 MCS 형성을 강화하는 stabilizer와 약화시키는 destabilizer로 나눈 뒤, 다시 화합물-단백질 결합 방식과 세포 내 작용기전에 따라 세분화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MCS modulator와 그 작용기전을 체계화할 수 있었고, 나아가 화학유전체학 연구기법 기반의 세포소기관 상호작용 조절 화합물 발굴 전략도 함께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제시한 이 체계는 약물이 단일 표적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소기관 간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궁극적으로 세포와 생체 시스템의 표현형까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소기관 상호작용 분야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이 분야를 접했을 때는 실험 방법의 선택부터 결과 해석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하나씩 방향을 잡아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소기관 상호작용은 매우 미세한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러한 작은 변화가 세포 전체의 기능은 물론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실험 기법의 발전으로 소기관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화합물을 통해 세포 소기관 간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그 작용 원리를 하나씩 규명해 나가는 과정과 MCS를 표적으로 하는 접근은 새로운 개념의 치료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으며, 향후 다양한 질환에서 중요한 치료 타겟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화학유전체학 연구실(권호정 교수님 연구실)은 현재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저를 포함하여, 1명의 박사후연구원과 7명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연구재단 선정 <세포소기관 분자사회 리더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화학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화합물을 도구로 활용하여 세포 내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세포 소기관 간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으며,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접촉 구조인 MAM(Mitochondria-Associated Membrane)을 비롯한 다양한 소기관 상호작용의 조절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발전시켜온 화합물 표적 동정 기법을 활용해 작용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질환 치료로 연결하는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kwoncglab.com)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소기관 간 접촉은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매우 동적인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관찰 시점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연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생체 시스템을 이해하고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흥미와 보람을 느낍니다. 그동안 세포소기관 상호작용 분야를 연구하며 축적해온 시각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관련 화합물들을 다양한 분석을 통해 얻은 객관적인 결과를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리뷰 논문으로 출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연구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연구에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태도는 연구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omics 기술, 고해상도 이미징, 그리고 AI 기반의 분석 기술 등 다양한 도구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연구의 깊이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느끼곤 합니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연구자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며,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구 시각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은 공통적으로 "소기관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화합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각 화합물은 서로 다른 소기관 네트워크에 작용하며,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다양한 작용 기전을 통해 암이나 대사질환 등 여러 질병 모델에서 치료적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잘 이어나가서, 소기관 간의 소통 이상에서 발생하는 질환들에 대해 실질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논문이 잘 완성될 수 있도록 항상 아낌없는 조언과 다양한 아이디어로 연구의 방향을 이끌어 주신 권호정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랜 시간 함께 고민하고 배우며 논문을 준비해온 소중한 후배들 지호와 은우를 비롯해, 모든 화학유전체학연구실 구성원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항상 저를 응원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과 남편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이번 논문은 제가 연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작성한 리뷰 논문이라 더욱 의미가 깊게 느껴집니다. 소기관 상호작용 분야를 넘어 생명공학 전반의 다양한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더 많은 연구와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등록일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