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KA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단백질 번역(translation)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보솜 충돌(ribosome collision)과 리보솜 독성 스트레스(ribotoxic stress response)가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퇴행성 뇌질환, 신경발달, 노화 뿐만 아니라 암의 발생과 치료 반응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의 이전 연구에서는 루게릭병 독성 단백질이 단백질 번역 과정에서 리보솜/번역 정체를 일으키고 리보솜 품질 관리 경로(Ribosome-associated quality control, RQC)에 의해 제거되는 기전을 밝혀 한빛사에 소개된 바가 있습니다. (https://www.ibric.org/bric/hanbitsa/treatise.do?mode=treatise-view&id=71781&authorId=35995#!/list)
이번 연구에서는 리보솜 충돌을 감지하는 stress sensor kinase ZAK(MAP3K20)의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에서의 기능과 역할을 규명하였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9번과 22번 염색체의 전좌(Translocation)에 의해 생성된 BCR-ABL1 fusion protein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서 BCR-ABL1의 Tyrosine kinase 활성이 PI3K-AKT-mTOR를 포함한 다양한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세포 증식과 생존 신호를 과도하게 유도하며 발병되는 질병입니다 [그림1].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임상적으로 만성기(Chronic phase, CP), 가속기(Accelerated phase, AP), 급성기(Blast phase, BP)로 진행되며,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미성숙 조혈세포(blast)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유전적 불안정성이 축적되어 치료 저항성이 강화됩니다. 현재 환자들은 BCR-ABL1의 tyrosine kinase 활성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Tyrosine kinase inhibitor(TKI)를 통해 질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으나, 이러한 치료 효과를 매개하는 세포 내 분자 기전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표적항암제가 BCR::ABL1을 억제할 때 단백질 번역 속도가 감소하면서 리보솜 충돌이 유도되고, 이를 감지한 ZAK이 p38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림1]. 흥미롭게도 ZAK은 평상시에는 AKT 신호를 통해 만성골수성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지만, 표적항암제 처리 환경에서는 리보솜 충돌을 감지하는 분자 센서로 작용하여 항암 효과를 매개하는 이중적 기능을 수행함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ZAK의 발현이 급성기(blast phase, BP) CML에서 현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질환 진행을 반영하는 생물학적·병리학적 마커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하였습니다 [그림2].

그림 1.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가 유도하는 리보솜 충돌과 ZAK 의존적 암세포 사멸 기전

그림 2.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코호트에서 질환 단계와 ZAK 발현의 임상적 연관성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님 연구실, UNIST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님 연구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혈액암센터/을지대학교 백혈병오믹스연구소 김동욱 교수님 연구실, 이렇게 3개의 연구실이 협업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KAIST와 UNIST에서는 분자세포생물학적 기전을 중심으로 리보솜 충돌과 ZAK의 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였고, 혈액암센터/백혈병오믹스연구소에서는 환자 유래 샘플과 임상 데이터를 활용하여 해당 기전이 실제 환자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함으로써, 기초 연구 결과를 임상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중개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제가 속한 KAIST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님 연구실(분자신경생물학 연구실)은 단백질 번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현상과 이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기전을 연구하는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입니다. 특히 리보솜 충돌(ribosome collision), 번역 정체(translation stalling), 그리고 리보솜 독성 스트레스(ribotoxic stress response)와 같은 현상이 세포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러한 번역 스트레스 조절 기전이 신경발달 과정, 신경퇴행성 질환, 그리고 노화와 같은 생리학적/병리학적 과정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통합적으로 규명하고 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view/thelimlab/)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매우 미세한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큰 생물학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단백질 번역 과정에서의 리보솜 충돌과 같은 현상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을 직접 확인하면서, 생명현상의 정교함과 복잡성에 대해 깊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초적인 분자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가 실제 환자 유래 세포에서 동일하게 재현되는 것을 확인했을 때, 연구 결과가 단순한 실험실 수준을 넘어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초과학 연구가 궁극적으로 질병 이해와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연구자로서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더욱 갖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분들께는, 무엇보다 "기전(mechanism)에 대한 집요한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태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신 기술이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연구의 핵심은 현상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번역 조절, RNA/리보솜 생물학과 같은 분야는 생화학, 분자생물학, 구조생물학, 세포생리학, 유전체학, 생물정보학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어 있어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큰 경쟁력이 됩니다. 논문 한 편을 읽더라도 단순히 결과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왜 이런 실험을 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를 스스로 고민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는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꾸준히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자기만의 동기와 흥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KAIS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가을부터는 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Joshua Mendell 연구실에서 RNA 및 Ribosome 생물학 분야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의 모든 과정 속에서 늘 함께하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귀한 임상 샘플을 제공해 주신 환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본 연구가 환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 연구를 함께 수행하며 아낌없는 조언과 통찰을 나누어 주신 UNIST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님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 분 교수님의 전문적인 시각과 협력 덕분에 기초 연구 결과를 임상적 의미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자 유래 샘플을 실험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주신 백혈병오믹스연구소 김수현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박사과정 동안 공동지도교수로서 늘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UNIST 생명과학과 김은희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연구자로서의 기초부터 사고방식, 연구에 임하는 태도까지 세심하게 지도해 주시며 저를 성장시켜 주신 KAIST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과 함께한 시간은 단순한 연구 경험을 넘어 연구자로서의 방향성과 기준을 세우는 데 있어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기도로 동역하여 주시는 인천숭인교회 서경훈 담임목사님, 채경란 사모님, 박재호 원로목사님, 이미영 사모님, 한선희 선생님, 권은주 선생님, 영천교회 장은옥 전도사님, 울산화평교회 장지훈 목사님, 문하나 사모님, ALLIVE WORSHIP, 울산동광교회 이상열 목사님, 레위 청년부, 아삽찬양팀, 대전도안교회 양형주 담임목사님, 이범수 전도사님, 안소영 전도사님, 윤여명 목사님, WEEP 청년부, WEEP Worship, 주원철목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미처 한 분 한 분 다 언급하지 못했지만 기도로 함께해 주신 모든 교역자분들과 성도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고 아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형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 UNIST 김홍태 교수, KAIST 임정훈 교수, KAIST 박주민 박사
등록일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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