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KAIST 의과학대학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희 논문에서 타겟하는 PlGF (태반성장인자, Placental Growth Factor)는 태반에서 처음 발견된 후, 다양한 종양세포에서의 분비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태반 형성을 유도하거나 angiogenesis, 특히 pathologic angiogenesis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희 연구실에서는 가톨릭대학교 (김완욱 교수님 연구실)와 함께 자가면역질환의 측면에서 PlGF 작용을 연구해왔습니다. PlGF는 부분적으로 STAT3를 인산화시키는 IL-6와 같은 작용으로 Th17 cell 분화를 유도해, PlGF의 KO 또는 T cell 과발현 마우스에서 여러 자가면역질환 모델의 증상 완화와 악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Yoo et al., Nat Immunol, 2019). 종합적으로, PlGF가 보유한 세 가지 기능에는, 첫 번째 angiogenesis, 두 번째로 Th17 세포 분화, 마지막으로 관절염에서 중요한 fibroblast-like synoviocytes의 병리적 작용이 있습니다. 이러한 PlGF의 특성들은 모두 자가면역질환의 병변에 중요한 기전들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PlGF와 VEGF를 동시에 타겟하는 신종 치료제, VEGF-Grab의 효험을 다양한 세포 실험과 동물 모델 시험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PlGF는 태반에서 발견된 후, 많은 부분이 특히 암 생물학적 측면에서 연구되었습니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의 중요 인자로서 아직까지 연구되어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임신 중 태반형성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알려진 생리적 기능이 없으며 PlGF-KO 마우스에서도 특별한 병변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병리적 angiogenesis와 자가면역질환에서의 Th17 분화에 작용하는 PlGF의 특성은 안전한 치료제 타겟으로서의 가치를 내포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논문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승효 교수님 연구실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완욱 교수님 연구실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가톨릭대학교 류마티스내과,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의 연구자들께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주셨고, 파노로스 바이오사이언스에서 실질적인 단백질 치료제 VEGF-Grab의 생산과 공급을 지원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카이스트 이승효 교수님의 세포 면역학 연구실에서 다발성경화증에 관한 연구를 도맡았습니다.
저희 카이스트 세포 면역학 연구실 (Cellular Immunology Lab)은 현재 자가면역질환과 알러지 질환 등, CD4 T cell로 매개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view/cilabkaistcom/home). 저희 연구실이 소속된 의과학대학원 (Graduate School of Medical Science and Engineering, GSMSE)은 저희 연구실을 비롯한 다양한 면역학, 대사질환, 암생물학, 신경생물학, 의공학 및 이미징 랩이 분포해 연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리비젼을 위해 새로운 실험을 급하게 준비할 때 요긴히 도움을 받거나, 다른 연구실에서 이미 보유중인 LMO 마우스를 금방 분양 받는 등, 쾌적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사후에도 (구글 서버가 유지되는 한) Google Scholar에 논문이 박제되어 누군가에게 열람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평소 공부를 하면서 1990년부터 출판된 과거의 논문을 읽었듯이, 지구 어딘가의 연구자가 제가 작성한 논문을 보고 티끌만한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한 보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AI기술이 사람보다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시대에 대학원생으로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다행히 생명과학/의과학은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 사이에 존재하는 연구노동자 직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과학은 아직 직접 손으로 실험하고, trouble shooting하고, 도출된 결과에 따라 어떤 후속 실험을 진행할지 결정하는 등, 다분히 가내수공업 같은 면모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생계의 위협을 적게 받을 수 있습니다.
몸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직접 논문 자료조사부터 아이디어 제시, 실험, 집필 과정까지 온전히 나만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멋진 분야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기에, 퇴학당할 바엔 자퇴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원 자퇴원을 출력해 항상 품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자퇴원을 제출하는 일 없이 올해 2월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공부와 대학원 연구는 결이 다르기에, 다독을 즐기고 매사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즐긴다면, 거기에 손재주까지 뛰어나 수작업 공정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대학원을 더 친근하게 여기고 진학을 추천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올해부터 한국에 1년 정도 남아 저의 또 다른 연구 주제인 allergy therapy에 집중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본 논문에서 파생된 주제로는 PlGF가 갖는 양쪽성 특징, 즉 면역학적, angiogenesis적 특성을 활용해 다발성 경화증이 아닌 전혀 다른 질병 모델에 관한 작용기전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7년 하반기에는 해외 유수 연구기관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준비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서로 다른 세 기관이 함께해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신 가톨릭대학교 연구진들과 파노로스의 박사님들께 감사함을 표합니다. 논문형식으로 실험 데이터 정리를 진행해 주신 이사성 박사님,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에도 급하게 실험을 마무리해 리비젼 기간을 맞춰 주신 김유미 박사님, 지속적으로 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주신 김형민 박사님, 이희영 선생님이 없었다면 이 논문은 출판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한이 17일 밖에 없는 2차 리비젼을 위해 처음 해보는 실험의 재료를 빌려주며 휴가 직전까지 도와준 입학동기 (정원일 교수님 연구실의 김민정 박사과정생), 주말에 혼자 실험하던 중 장비 고장으로 혼란에 빠졌을 때 어디선가 나타나 도움을 주신 옆 랩 선생님 (이정석 교수님 연구실의 정세영 박사과정생) 모두의 도움으로 나온 논문입니다.
앞서 논문을 내는 과정이 온전히 자기만의 노력이 담긴 성과물이라는 얘기했지만, 그 모든 과정 또한 여러 연구자들의 도움이 조각조각 담겨 있습니다. 대학원 생활동안 연구는 항상 혼자 일한다는 고립감에 빠지기 쉽지만, 과정을 돌이켜보면 가깝게는 실험을 가르쳐주는 연구실 선배부터 아주 멀리는 공부하기 위한 리뷰논문을 집필해준 먼 지구 반대편의 석학들 여럿의 기여가 공존하는, 고립과 공조가 함께하는 특이한 과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가 힘들 때나, 가끔씩 경험하는 성취감에 자만함이 들 때나 제가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는 겸허한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래는 저의 대학원 생활동안 행복과 활력을 책임져준 소중한 반려견 아지입니다. 내년에 저화 함께 포닥을 떠나 미국 땅을 밟을 예정인 강아지입니다.

등록일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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