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KA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츠하이머병(AD)은 전 세계 5천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의 표준 진단은 뇌척수액 분석이나 아밀로이드 PET과 같은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러한 검사들은 대개 인지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적용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β 축적은 실제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비침습 및 비표지 방법으로 포착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 모델 오가노이드를 구축하고 이를 비침습적으로 추적관찰 할 수 있는 이미징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유전성 알츠하이머병 모델 구축을 위해 대표적인 돌연변이인 PSEN1M146I를 도입하고, 유전자 발현 시점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Tet-on 기반 inducible system을 설계했습니다. 이는 constitutive promoter 사용 시 iPSC 세포주 제작 단계에서부터 질병 유전자가 발현되어 오가노이드의 성숙 단계 이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성숙 단계 이후에만 병리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신경 발달 이후 시점에서 질병이 유도되는 모델(induced-PSEN1 Cerebral Organoid, iPSEN1 CO)을 구축하였으며,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atient-derived PSEN1 Cerebral Organoid, pPSEN1 CO)와 함께 두 모델 모두에서 알츠하이머의 핵심 병리가 재현됨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가노이드의 자가형광 신호에서 형광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형광수명현미경(fluorescence lifetime miscroscopy, FLIM)을 적용했습니다. 이 FLIM을 활용해 별도의 표지자 없이 조직이나 세포내의 대사물질인 NADH의 형광수명 신호만으로 알츠하이머 오가노이드와 정상 오가노이드를 명확히 구별하고 병변의 진행을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살아 있는 뇌 오가노이드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비침습적이고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이 플랫폼은 알츠하이머를 넘어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신약 스크리닝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림1 : 개발한 형광 수명 영상 시스템과 획득 중인 오가노이드 영상]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KAIST 기계공학과 유홍기 교수님 연구실에서 의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박사후 연구원으로 계속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검증과 응용 측면에서 세종대학교 권보미 교수님 연구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된 이미징 시스템을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미경을 개발함에 앞서 다양한 생체 샘플을 위한 맟춤형 설계를 통해 양질의 이미지를 획득하도록 하였습니다. 저희는 차세대 광학 현미경 시스템을 개발하여 세포, 조직 등 다양한 생체 샘플의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고, 획득된 신호 분석을 통해 해부학적·생리학적 진단의 의미를 도출하는 것을 핵심 연구로 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빛으로 생명의 이상 신호를 읽어내는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바이오메디컬 광학을 전공하면서 늘 "내가 개발하는 기술이 실제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자문해 왔습니다. 직접 개발한 FLIM 시스템과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획득된 이미지에서 정상 샘플과 병변 샘플의 형광수명 분포가 뚜렷하게 갈라지는 것을 처음 확인했을 때,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하나의 생물학적 사실을 광학적으로 포착해냈다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연구자로서의 흥미를 확인하는 순간이 아니라, 세상에 실제로 쓸모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고, 그것이 연구를 계속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바이오메디컬 광학은 물리, 공학, 생물학, 의학이 교차하는 분야인 만큼, 저 역시 아직도 배워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학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이 시스템이 어떤 생물학적·임상적 질문에 답하고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왔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연구의 깊이를 더해준다는 것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 연구자분들께서도 전공의 경계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구축한 FLIM 플랫폼을 미세유체칩과 결합하여 동일한 살아있는 오가노이드를 장기간 종단적으로 추적하고, 약물 처리에 따른 대사 변화를 정량 평가하는 환경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또한 FLIM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결합하여 형광수명 이미지로부터 질환 특이적 바이오마커 및 대사 패턴을 자동으로 분류·예측하는 분석 파이프라인 구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FLIM은 대사 상태 변화를 수반하는 다양한 병변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알츠하이머병에 그치지 않고 암, 동맥경화 등 다양한 질환 모델로 적용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더불어 형광수명 정보와 함께 세포 및 조직의 생화학적 분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라만(Raman) 이미징과의 융합 연구로도 확장하여, 보다 다차원적인 진단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광학 시스템 개발에 대한 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고, 더딘 과정에서도 믿고 기다려주신 유홍기 교수님과 권보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치매 오가노이드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의 실험 설계와 큰 그림을 그려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방향을 잡아주신 고려대학교 박희호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논문 작성과 연구 전반을 힘 있게 이끌어준 공동 제1저자 손보람 박사님, AD iPSC cell line 구축과 AD 모델 및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의 제작 및 분석을 담당해주신 강지현 학생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비 지원을 통해 본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정일두 대표님께도 깊이 감사드리며, 영상 획득 및 데이터 분석을 함께 진행해주신 한다솜 학생, 정아라 선생님과 시스템 개발에 함께 참여한 권순용 학생께도 감사합니다.

등록일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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