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나는 지금 통 속의 뇌일까?"
<통속의 뇌>는 인식론적 시각에서 우리의 경험이 현실인가에 대한 오래된 철학적 사유 실험입니다. 회의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한 이 질문은 역설적으로 현대 과학자들에게 와서 통속에 뇌를 점점 더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고 이를 활용하는 연구 분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Organoid, Organ-on-a chip 분야의 연구들은 다양한 장기 및 조직을 실제와 유사한 형태를 갖춰 실험에 용이하도록 발전해왔습니다. 최근 미국 FDA에서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을 발표하며, 오가노이드 및 바이오칩 분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통증분야는 기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러한 대체시험법 연구들이 앞으로 더욱 필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3d printing 기반 multi-well microfluidics를 개발하여 말초감각신경계를 3D 시험관 모델 내 구현한 연구입니다. 기존의 microfluidics 모델이 대부분 PDMS를 활용하여 만드는 것과 달리 CAD로 구조화한 칩 모델을 3D printer를 통해 출력하여 제작했다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 말초신경 칩 모델들은 운동신경계를 모델링하는 연구가 대다수인 반면 본 연구는 말초감각신경계를 구성하는 모델로, 통증과 같은 감각신경계 질환들을 표적한 치료제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바이오 칩에서 자란 신경세포가 전달하는 신호를 정말 통증 신호로 볼수있는가?”
여전히 어려운 질문이며, 본 연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후속 연구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칩을 바탕으로 ‘통증’ 신호 평가 및 여러 신경-면역 상호작용의 평가가 가능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Jin and Shim et al., 2026 AHM)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 오석배교수님 연구실과 공과대학 전누리교수님 연구실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습니다. 제가 속한 오석배교수님 연구실은 치통을 포함한 다양한 통증의 기전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http://pain.snu.ac.kr)
전누리교수님 연구실은 Organ-on-a-chip이라 불리는 체외 생체모사칩을 개발하여, 다양한 신체 장기 및 질환 모델링을 진행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http://mbel.snu.ac.kr).
저희는 2022년부터 본 연구를 시작하여 3D 말초감각신경계 모델링 및 신경-면역 상호작용 검증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본 논문 및 관련 특허를 비롯하여 후속 연구를 통해 인체유래 감각신경세포를 활용한 통증 치료제 스크리닝 대체시험 플랫폼을 구축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여전히 너무 어렵고 막막합니다만, 가설을 세우는 일부터 실험 하나하나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숱한 노력들과 작은 발견에도 함께 기뻐하는 순간들이 있기에 또 나아갈 원동력을 얻습니다. 좋은 동료 연구자분들과 아낌없이 지도해주신 교수님들, 박사님들 덕에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본 연구는 생리학교실인 오석배교수님 연구실과 공과대학 소속인 전누리교수님 연구실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기에 서로 다른 백그라운드로 인해 더 많은 소통과 상호 노력이 필요한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분야의 시각을 배울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학위 과정 중에 다양한 기관 및 연구자분들과 공동연구를 해본 것이 큰 보람이자 자산이 된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통증은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느끼는 ‘필요한’ 감각이지만 병적 상황이 되면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괴로운 감각입니다. 문제는 통증이 하나의 현상일지 분명한 실체가 존재하는 것인지를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통증연구는 과학적 방법들을 활용하여 통증이라는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일입니다. 그 묘연함에 좌절하는 순간들을 종종 마주하지만, 동시에 통증 연구가 매력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학위과정이 본래 괴로움을 알고도 행하는 고행의 길과 같으니,, 통증을 연구해보며 고통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안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오해마시길,,)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졸업 후 오석배교수님 연구실에서 포닥으로 기존에 진행중이던 연구들을 마무리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방향과 주제에 대해 고민하며 해외 포닥도 알아보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분들께서는 학위과정에 있거나 학계에 계신분들 일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학위 과정 중 가까이했던 시를 한편 추천드립니다.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라는 시입니다. 각자 연구 과정 중에 여러 바닥들을 만나겠지만, 누구나 각자의 바닥을 만나기에 조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조우하시길 바라며, 언젠가 함께 즐거이 이야기 나눌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숱하게 흔들리는 시간들을 보냈음에도 늘 기다림과 신뢰로 지도해주신 오석배교수님께 이 기회를 빌려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본 연구를 함께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전누리교수님과 형수진 박사님, 공저자로 함께해주신 김애련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연구에 함께 참여해주신 노다희, 이윤경, 심미강 학생과 고지훈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위 과정동안 아낌없는 지지로 자존감의 원천이 되어 주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독자분들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연구하시길 바랍니다.

등록일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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