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연구는 인슐린 치료 중인 2형 당뇨병 환자 122명을 대상으로,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Dexcom G6)와 웨어러블 활동추적기(Fitbit Inspire 2)를 동시에 착용하게 하여 수집한 다양한 웨어러블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 지표와 혈당조절 지표 간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입니다.
당뇨병 분야에서 일주기리듬 연구는 주로 당뇨병 발생 위험과의 관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미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혈당조절과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저희는 Fitbit 심박수 데이터에 코사이너 분석(cosinor analysis)을 적용하여 일주기리듬의 강도(robustness, R²)와 위상(acrophase)을 객관적으로 도출했고, 이 지표들이 CGM 기반 혈당 목표 달성과 독립적으로 연관됨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오후 시간대의 보행 활동량과 일주기리듬 강도(R²)가 포괄적 CGM 목표 달성의 독립 예측인자로 도출된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발견입니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일주기리듬 분석은 앞으로 디지털 바이오마커로서의 임상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연속혈당 데이터와 함께 개인 맞춤형 행동 중재 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두 개의 전향적 관찰연구(KCT0004320, KCT0006171)를 통합 분석한 연구인데, 10일간 CGM과 Fitbit을 동시에 착용하면서 식사 일기를 꼼꼼히 작성해야 하는 부담이 커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10일동안 착용하는 CGM 부착 문제(알레르기, 접착력 유지 문제)가 있었고, 샤워할 때를 제외하고는 수면중에도 Fitbit을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독려해야 하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막상 연구 참여자는 잘 수행했는데, 데이터 신호 연결에 오류가 있어 데이터 손실이 된 경우도 꽤 있어서 많이 속상했습니다. 연구 기간 중 임상연구코디네이터가 여러 차례 바뀌는 어려움도 있었는데, 중간에 연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Fitbit 데이터 복구 과정입니다. 일부 참여자의 Fitbit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여 특정 분획의 데이터만 손실된 경우가 몇건 있었는데, 한 명이라도 더 분석군에 포함시키기 위해 Fitbit 데이터 플랫폼인 Fitabase에 직접 연락하여 데이터 복구를 요청했는데, 이메일 답변이 하루에 하나씩만 돌아오는 방식이라 기다리는 내내 답답하고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소통하여 일부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었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뿌듯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향적 관찰 연구들은 모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에서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기관은 내분비대사 분야에서 오랜 임상 및 연구 역량을 쌓아온 곳입니다.
특히 당뇨병, 당뇨병성 신장질환,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 전반에 걸쳐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CGM 및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행되었으며, 일주기리듬 지표 산출을 위한 코사이너 분석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시간생물학연구소) 이헌정 교수님, 그리고 연구 당시 시간생물학연구소 소속이었던 이정빈 박사님 (현 선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과의 협력을 통해 완성하였습니다. 임상-공학을 아우르는 다학제 협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 연구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동시에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수행해 직접 모은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Fitbit으로도 일주기리듬을 정량화하고, 이를 혈당 지표와 연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 방법론을 직접 적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익숙한 기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지적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이 방법론이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자 주도 임상 연구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데이터 오류, 예상치 못한 탈락, 협력자의 변경 등 수많은 변수들이 연구를 위협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에 도달하게 됩니다. 특히 웨어러블·디지털 헬스 분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새로운 분석 방법과 기술에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한 연구란 없지만, 끝까지 완성한 연구는 반드시 기여를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는 단면 연구라는 한계가 있어, 일주기리듬 기반 행동 중재가 실제로 혈당 개선에 기여하는지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전향적 개입 연구가 다음 단계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뇨병성 신장질환, 망막병증 등 다양한 당뇨병 합병증과 일주기리듬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연구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나아가 CGM, 웨어러블, 공간전사체학 등 다양한 다중오믹스 접근을 통합하여 개인 맞춤 정밀의료에 기여하는 연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논문 한 편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기꺼이 연구에 참여해주신 환자분들, 그리고 연구가 중단될 위기마다 함께 버텨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님들, 연구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 당뇨병 진료시 작은 시각 전환의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보람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 사랑하는 남편 (박대동)과 딸 (박윤주, 박민주) 너무 사랑합니다.
등록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