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Johns Hopkins University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미생물전해전지(Microbial Electrolysis Cell, MEC)는 유기성 폐수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물 전기분해와 달리 고전압이나 고순도의 물이 필요하지 않으며, 전기활성 미생물의 촉매 작용을 활용해 비교적 낮은 전압(1.2 V 이하)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산화극에서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산화하여 전자를 생성하고, 환원극에서는 금속 촉매(백금, 니켈계 촉매 등)를 통해 수소가 발생합니다. 그동안 MEC의 스케일업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되었지만, 대부분 연구실 규모 시스템에 비해 전류 밀도와 수소 생산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능 저하의 원인이 전기화학적 요인인지, 유체역학적 요인인지, 혹은 미생물 군집 변화 때문인지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저는 전기화학적·미생물학적·유체역학적 특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고, 이를 연구실 규모(9 cm2)의 반응기에서 100 cm2 규모의 zero-gap MEC로 확장 적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100 cm2 시스템에서도 9 cm2 시스템과 유사한 최대 전류 밀도와 수소 생산율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동 해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해질의 흐름 분포를 최적화하여 스케일업 시 내부 저항 증가를 최소화하였고, 고속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전극 면적 증가에 따른 미생물 군집 구조 변화를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100 cm² 전극 면적에 맞는 Serpentine flow field를 설계하는 일이었습니다.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조정해야 할 변수는 많았지만, 동시에 소형 시스템과의 비교 가능성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채널의 폭, 깊이, 길이, 개수 등을 결정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소요되었습니다. 또한 유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전류 집전체를 빗살 모양으로 가공해야 했는데, 얇은 티타늄 포일이라도 금속이다 보니 원하는 형태로 자르는 데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케일업은 단순히 크기를 키우는 문제가 아니라, 각 요소의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재설계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환경보건공학과(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 and Engineering)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는 미국 최초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Environmental Electrochemistry Group(PI: Dr. Ruggero Rossi)은 전기화학, 미생물학, 공학의 교차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물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화학물질 생산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https://ruggerorossigroup.com/). 연구실에서는 폐수 처리와 에너지 회수, 전기 기반 화학물질 생산, 전기화학 공정 설계, 전기-미생물 상호작용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저는 주로 생물전기화학 시스템에서의 계면 물질전달과 전기자극(electro-stimulation) 기작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매우 열정적이시고 토론 중심의 연구 문화를 지향하셔서, 실험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함께 논의해 주시고 때로는 직접 실험 과정을 함께 점검해 주시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연구실 구성원들도 협력적이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연구를 자유롭게 피드백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회의 시간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사소해 보이는 부분이라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의 연구에 대해 언제든지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회의는 점점 더 밀도 있고 생산적인 시간이 됩니다.
또한 캠퍼스 내에서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서로 다른 분석 도구와 관점을 통해 실험 결과를 다각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 연구 시야가 넓어졌고, 연구 질문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를 필요로 하는 연구자들에게 여러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해외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주변의 걱정이나 스스로의 불안감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미국으로 나오기 전 많은 고민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다만, 어느 길이든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그 결정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왜 가는가'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도 처음에는 "잘 안 되더라도 영어는 늘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접하며 연구자로서의 시야가 넓어졌고, 그 경험 자체가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전기화학과 미생물학의 접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물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환경공학 연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보다 쉽게 전달하는 역할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부 시절 미세먼지 관련 내용을 수업에서 배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않았지만, 몇 년 후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며 '과학적 지식이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상에서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제품을 선택할 때, 혹은 기업이 '실험으로 검증했다'고 홍보할 때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공학자로서 저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적 근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고 소통하는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미국에서 연구하며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기초과학적 이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입니다. 박사 과정 및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 연구 흐름과 논리뿐 아니라, 기본 원리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개념을 직접 설명하도록 질문받는 과정은 연구를 보다 탄탄한 기반 위에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연구 주제 설정과 방향 설정에서 비교적 자율성을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연구자로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값진 시간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를 지도해 주신 존스홉킨스 대학교 Ruggero Rossi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미팅 요청을 드리면 늘 흔쾌히 시간을 내주시고, 연구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깊이 있는 토론을 이끌어 주신 덕분에 값진 연구 경험과 더불어 이러한 인터뷰 기회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지도해 주신 UNIST 이창수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논문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신 labmate이자 친구들인 나경, Hongang, 늘 가까이에서 격려해주시고 미생물 파트에 도움을 주신 Dr. Preheim과 Dr. Li에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행을 결심했을 당시 많은 걱정 속에서도 제 선택을 존중하고 묵묵히 응원해 주신 부모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