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ALK 유전자 융합은 비소세포폐암(NSCLC)의 약 5%를 차지하는 주요 원인으로, 표적치료제(TKI)의 도입 이후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된 대표적인 정밀의학 성공 사례 중 하나입니다. 특히 2세대, 3세대 ALK 저해제가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한계가 존재합니다. 많은 환자에서 치료 시작 후 1~2년 이내에 약물 저항성이 발생하고, 그 주요 기전 중 하나가 ALK 유전자의 획득 저항성 돌연변이입니다. 현재 NCCN 가이드라인 등에 명시된 대표적인 저항성 변이는 G1202R, L1196M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변이들이 발견되지만, 해당 변이가 실제로 약물 저항성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기능적 데이터가 부족해 이러한 변이에 대한 치료제 선택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3세대 치료제인 Lorlatinib 이후의 저항성 기전이나, 최근 개발 중인 4세대 치료제에 대한 대규모 변이 반응 데이터는 거의 축적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정밀의학 시대에 맞는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변이 하나하나에 대한 기능적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저희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인 프라임 편집(Prime Editing)을 활용하여 ALK 타이로신 키나제 도메인(tyrosine kinase domain) (Exon 20-28)에서 발생 가능한 단일염기 변이(SNV)의 99%에 해당하는 3,208개의 변이를 실제 폐암 세포주(H3122)에 직접 도입하였습니다. 이후 Alectinib, Lorlatinib, Zotizalkib을 각각 처리하여 각 변이가 어떤 약물에 얼마나 저항성을 보이는지를 정량화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기능적 저항성 아틀라스(functional atlas)를 구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진 주요 변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변이(VUS)’로 분류되어 있던 다수의 변이들이 특정 약물에 선택적으로 저항성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단백질 3차원 구조 분석을 병행해, 약물 결합 부위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떨어진 원격 부위(F1174, F1245 등)의 변이 역시 입체적 변화를 통해 약물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이는 저항성이 단순한 결합 방해가 아니라, 보다 복합적인 구조적 변화의 결과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구축한 ALK 저항성 지도는 환자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3세대 이후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향후 신규 약물 개발 및 평가를 위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대량 변이 유도 기반의 기능 검증 접근법은 ALK를 넘어 다양한 암종의 표적치료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의 김형범 교수님 연구실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CRISPR 기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초 및 응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Prime editing을 이용한 대규모 SNV 스크리닝을 진행했으며, 이외에도 in vivo에서 Cas9을 활용한 유전자 knockout을 통해 병리적 표현형을 개선하는 연구, 유전자 교정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단백질 binder를 in silico로 설계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가 가능한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실험적 기반과 연구 노하우가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H3122 세포주에서 조건이 잘 잡혔다고 생각하고 본 실험을 진행했지만, 예상과 달리 결과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절망감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형철 박사님의 격려와 조언 덕분에 다시 처음부터 조건을 점검했고, 주말과 연휴에도 실험실에 나와 세포가 문제가 없는지 매일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연구를 배우고 논문을 쓰는 방법을 배우자’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시작한 전문연구요원 생활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과학을 전공하며 연구실 경험이 있었기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와 새로운 유전자 가위를 engineering하는 연구는 접근 방식과 사고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이 큰 배움이 되었습니다.
CRISPR 기술은 이미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을 정도로 앞으로도 빠르게 발전하고 많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로 생각됩니다. 이 분야를 준비하는 분들께는 현재 어떤 주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안목과,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컴퓨팅 역량을 갖추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유전자 가위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있지만, 또한 제가 전공하고 있는 것은 마취통증의학과입니다. 앞으로 neuropathic pain 등의 완벽히 정복되지 못한 pain 치료에 대해 유전자 가위를 접목시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지금도 고민 중에 있고 앞으로도 고민할 계획입니다. 또한, 여러 마취약제가 등장함에 따라 propofol 사용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Sedation monitoring이 다른 약물에서는 맞는 경향이 있기도, 맞지 않는 경향이 있기도 한데 같은 약물일지라도 모니터링 결과가 다른 이유가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두 분야를 접목하여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해결하는데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실에 들어온지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조언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던 김형범 교수님, 저에게 연구 전반적인 방법을 알려주신 오형철 박사님, 그리고 같이 연구를 진행한 장유진 선생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또한, 실험이 잘 진행이 되지 않고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줬던 광섭, 준구, 민영, 진영, 아래, 승민, 은서, 민채 선생님 등 연구실 내 선생님들께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전문연구요원으로서 연구를 하는 데 있어 지지해 주신 세브란스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님들께 감사드리며 저를 항상 응원해주는 저의 와이프 윤지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장모님, 장인어른께도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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