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세종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생체 통각수용체(Nociceptor)의 핵심적 특징인 ‘온도에 의한 자극 임계치 조절 특성’을 휘발성 멤리스터 기반으로 구현한 생체모방 연구입니다. 통각수용체는 외부 자극을 통증 신호로 변환해 중추로 전달하는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특히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주제였던 TRP 채널과 Piezo 채널의 상호작용처럼, 실제 생체 내에서는 온도 변화가 기계적 자극의 역치를 변화시키는 ‘다중 감각성(Polymodality)’ 현상이 일어납니다. 최근 인공 통각수용체 연구는 멤리스터의 임계 응답 특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으나, 대다수 연구가 단일 기능을 재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생체 기전과의 간극을 좁히고, 외부 입력에 대해 유연하고 넓은 스펙트럼을 반영할 수 있는 소자-시스템 구현에 집중했습니다.
연구팀은 TiN/TiOx/ZnO/TiOx/ITO 구조의 멤리스터를 설계하여 온도 의존적 전도도와 임계 응답 변화 특성을 최적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자 단에서의 임계 응답, 회복, 감작(Sensitization), 비적응성 등의 특성을 확보했으며, 더 나아가 회로 연결을 통해 다중 감각 통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시현했습니다. 향후 실제 생체 기전과 소자 구현 사이의 연결고리를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연구가 계속된다면, 보다 지능적인 인공 감각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연구 주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공학자의 관점에서 소자 연구 동향을 살피다 보니, 생체 기전을 디테일하게 모사하기 위해서는 신경과학과 생물학적 배경지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생물학 전공 서적을 탐독하며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2021년 노벨상 주제인 TRP 및 Piezo 채널의 기전을 소자에 투영해 나가는 작업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질적인 두 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연구 주제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연구자로서 순수한 동기부여와 보람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세종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차세대나노기술연구실(Innovative nanoTechnology Laboratory)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멤리스터 소자의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뉴로모픽 컴퓨팅, 가스 센서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이 매우 활발하며, 이번 연구 역시 동경대학교 연구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얻어낸 값진 결과입니다. 연구원 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실험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란 단순히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정교하게 설계해 나가는 과정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특히 멤리스터 기반 생체모방 연구는 물리, 공정, 측정 환경뿐만 아니라 복잡한 생체 기능의 정의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합니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다시 생체 기전의 본질로 돌아가 측정 지표를 하나씩 연결해 나갔고, 이 과정을 통해 연구자로서 시야가 한 단계 확장됨을 느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불명확했던 데이터들이 하나의 설득력 있는 시스템 동작으로 정리되던 순간이었습니다. 온도 변화가 임계 응답에 주는 영향을 확인한 뒤, 이를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닌 '다중 감각 통각 시스템'의 동작으로 입증하기 위해 정교한 실험 조건을 맞추는 과정은 고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일관된 재현성을 확보하고, 생체 통각의 특성을 소자와 시스템 수준에서 연결해 냈을 때 느꼈던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연구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꾸준함'과 '회복 탄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연구 과정이 순탄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실험이 막히고 분석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은 필연적으로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태도가 결국 연구의 질을 결정합니다.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한 단계씩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어느덧 목표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묵묵히 버티며 정진하는 모든 후배 연구자들을 응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생체 모사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소재 관점에서의 접근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연구실의 결과가 실제 응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재의 생체 적합성과 플랫폼의 유연성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향후 체내 이식이나 웨어러블 장치에 적용 가능한 수준의 유연·신축성 플랫폼 기반 소자 연구를 병행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인 도전이 되겠지만, 생체 기전과 소자 구현 사이의 간극을 꾸준히 줄여나가 인류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응용 기술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긴 연구 여정을 믿고 함께해 준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특히 공동연구자로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여준 동경대학교 채명수 박사과정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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