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충북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GLP-1 계열 펩타이드 의약품은 치료 효과가 매우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주사제로만 투여되고 있어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일상적 사용 측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폐를 통한 흡입 투여는 위장관 분해와 간 초회 통과 효과를 회피하면서 빠른 전신 흡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폐 흡입 투여가 효과적인 전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흡입이 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약물은 흡입 후 공기역학적 전달 과정을 거쳐야 하고, 폐 점액층과 면역세포라는 생물학적 장벽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흡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단계 장벽은 폐 전달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연구자로서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약물 성분이나 제형 조성보다도, 입자 자체의 '형상'이 폐 내 거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주목하였습니다. 입자의 크기와 표면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여 서로 다른 형상의 산화아연 미립자를 제조하였고, 특히 표면에 돌기 구조를 가진 입자가 흡입 과정에서 공기 흐름에 따라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입자의 형상이 달라짐에 따라 흡입 시 거동, 폐 점액층과의 상호작용, 대식세포에 의한 제거 양상, 그리고 폐 상피세포와의 접촉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단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특정 형상의 산화아연 입자는 점액층에 과도하게 포획되지 않으면서도 상피세포 표면과는 충분히 상호작용할 수 있었고, 면역세포에 의한 제거 역시 효과적으로 회피하는 특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폐 전달 연구에서 늘 고민이 되는 "머무름과 회피의 균형"을 입자 형상 설계를 통해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운반체에 GLP-1 계열 펩타이드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를 결합하여 동물 실험을 수행한 결과, 흡입 투여만으로도 피하주사에 근접한 수준의 전신 생체이용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조성 변경이 아니라 입자의 물리적 구조만으로도 생물학적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은 연구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산업약제학연구실에서 박천웅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은 마이크로 및 나노입자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체내 약물 전달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폐 질환 치료와 폐 전달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특성상 산업체 및 타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실 이름에 걸맞게 실제 산업적 응용 가능성을 고려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은 교수님들 간의 학제 간 공동 연구가 매우 활발하여, 연구자로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크지만, 반복적인 일에는 쉽게 싫증을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연구가 늘 새로운 질문을 던져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험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마주하고 이를 해석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연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낍니다. 물론 실패가 반복되고 고민이 깊어질 때도 많지만, 오랜 시간 붙잡고 있던 문제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할 때의 성취감은 연구를 계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 역시 여전히 배우는 과정에 있는 연구자이기 때문에, 조언을 드리기보다는 제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일찍부터 분명한 목표나 꿈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연구든, 공부든, 혹은 전혀 다른 경험이든 열린 마음으로 부딪히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싶어지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폐섬유증 치료를 목표로 m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lipid nanoparticle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폐섬유증이라는 질환 특성상 약물이 도달하기 어려운 병변 깊숙한 부위까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흡입 투여 과정에서 입자의 구조적 안정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고 도전적인 연구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고민과 시도가 실제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연구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뿐만 아니라, 제 연구 인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박천웅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물심양면 응원해주시는 김동욱 교수님, 박윤상 박사님께도 감사드리고, 제가 헤맬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강지현 교수님, 오동원, 김영일, 권용빈, 최재철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DDTR 모든 식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등록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