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광역학 치료 (Photodynamic Therapy, PDT)는 광감각제 (Photosensitizer, PS), 빛, 그리고 산소라는 세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치료법으로, 국내에는 1995년 처음 도입된 이후, 수술·방사선·항암제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치료법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 (Theranostics = Therapy + Diagnostics) 물질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국내 주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광역학 치료 및 레이저 치료 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광역학 치료는 ROS 생성 메커니즘에 따라, 전자전달을 통해 ROS를 생성하는 Type-I 방식과 에너지 전달을 통해 singlet oxygen을 생성하는 Type-II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 분자 산소에 의존하기 때문에, 종양 내부와 같은 저산소 (Hypoxia, <2% O2) 환경에서는 치료 효율이 크게 저하된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산소 농도와 무관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광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광감각제가 빛에 의해 활성화되어 주변에 풍부한 물을 산화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산소를 활용해 Type-I 기반 활성산소종을 형성하는 접근법이 보고되면서, 저산소 종양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ROS를 생성할 수 있는 차세대 광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가 개발한 NDI-COE는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기존 접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광활성 플랫폼입니다. 기존의 물 산화 기반 광치료 전략들이 응집 상태, 제형 안정성, 미세환경 변화 등에 크게 의존해 메커니즘 해석과 제어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NDI-COE는 전자 결핍성 NDI 전자받개, EDOT 전자주개가 포함된 π-공액 백본, 그리고 양친매성 이온성 곁사슬을 통합한 구조를 통해 암세포막에 안정적으로 삽입 (intercalation)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자 설계를 통해 NDI-COE는 막-물 계면에서 효율적인 광유도 전하 분리를 유도하며, 광조사 시 계면의 물을 직접 산화하여 수퍼옥사이드 라디칼 (O2-) 및 하이드록실 라디칼 (.OH)을 생성함으로써 저산소 조건에서도 강력한 세포독성을 나타냅니다. NDI-COE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종은 암세포막 손상을 유도하며, 세포 내용물의 방출과 세포막 구조 변화가 동반되는 파이롭토시스 (Pyroptosis)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합니다. 더 나아가 NDI-COE는 세포막에 삽입될 때 형광이 증가되는 특성을 지녀, 파이롭토시스 과정에서 형성되는 나노스케일 파이롭토틱 소낭 (Pyroptotic Vesicles)의 생성과 방출을 실시간으로 이미징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암세포막-물 계면에서 작동하는 단일분자 기반 광 테라노스틱스 플랫폼을 제시함으로써, 물산화 반응을 통한 산소 비의존적 활성산소종 생성과 더불어 파이롭토틱 소낭의 실시간 이미징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기존 광역학치료가 지니는 산소 의존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산소 종양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치료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광치료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지도교수님이 이끄시는 차세대 분자 테라노시스 연구단 (Next-generation Molecular Theranostics Laboratory, MTL)을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화학과 곽경원 교수님, 우한영 교수님 연구실과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이진용 교수님, 싱가포르국립대학교 (NUS) Bin Liu 교수님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유기합성과 분자생물학을 융합한 접근을 바탕으로 저분자 기반의 생체적합 유기 바이오 소재를 설계·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암 및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세포·조직 수준의 바이오마커 검출, 치료제 및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연구 환경 속에서 폭넓은 연구 시야를 기를 수 있으며, 국내외 연구진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다학제적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특히 김종승 교수님께서는 10년 이상 Highly Cited Researcher로 선정되며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인정받아 오셨고, 2025년에는 제8회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을 수상하시는 등 화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학문적 영향력을 지닌 연구자이십니다. 이러한 연구 환경 속에서 국내외 우수 연구진과 수준 높은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연구실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지만, 그 아이디어가 실제 논문으로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검증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선행 연구와 관련 문헌을 바탕으로 합성한 물질의 적절한 실험 조건을 찾는 과정은 반복적인 실패의 연속이지만, 조건을 하나씩 조정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결국 최적의 결과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매우 큽니다.
특히 수개월에 걸친 반복 실험과 수정 과정을 통해 연구의 완성도를 점차 높여가며 하나의 의미 있는 결과물로 정리해 나가는 경험은, 연구자로서의 인내심과 문제 해결 역량을 자연스럽게 단련시켜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접하던 JACS ASAP 페이지에 제 연구 결과가 소개되었을 때에는 감회가 새로웠고, 연구자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축적한 트러블슈팅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연구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순간들 역시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광역학 치료와 광촉매 개발 연구는 유기화학 합성, 전기화학, 바이오 실험 등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다학제 연구 분야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전공에만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데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는 관련 분야의 선행연구를 꾸준히 찾아보고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미 발표된 논문과 최신 연구들을 비교하며 "최신 연구의 어떤 점이 새롭고 특별한지, 무엇이 기존 연구의 한계인지"를 의식적으로 분석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구의 방향성과 차별점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국내외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학회에서의 포스터 발표 및 구두발표는 유사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실험 과정에서의 트러블슈팅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교류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향후 국내외 공동연구로 확장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학제적 연구 환경 속에서 다양한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시야를 넓히는 경험은, 장기적으로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고 연구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켜준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는 산소 농도와 무관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광치료 전략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NADH를 광촉매적으로 산화시켜 세포 내 산화환원 불균형을 유도하는 photoredox catalysis 접근법으로, 외부 산소 의존성을 낮추는 동시에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생존 신호를 직접적으로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광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물 산화 반응과 결합하여, 빛에 의해 활성화되어 물 산화가 가능하고 동시에 미토콘드리아 막에 삽입될 수 있는 COE를 합성하는 중입니다. 이를 통해 산소 공급이 제한된 종양 미세환경에서도 산소 비의존적으로 활성산소종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COE 기반 광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전 인터뷰 링크: https://www.ibric.org/bric/hanbitsa/han-interview.do?mode=view&id=100210&authorId=46061#!/list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는 처음부터 연구에 두각을 나타내던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JACS와 같은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저에게는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믿고 성실함과 꾸준함을 바탕으로 연구에 몰두한 결과, 어렵게만 생각했던 JACS 논문을 제1저자로 출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이끌어주신 존경하는 지도교수님 김종승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본 프로젝트의 논문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교신저자 교수님들과의 협업이 가능하도록 연결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논문 준비 과정에서 수많은 토의를 함께하며 큰 도움을 주신 공동 제1저자 함형철 연구원님과 Yufu Tang 박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바이오 실험을 함께 수행하며 트러블슈팅을 같이 고민해준 박사과정 기쁨 언니, 그리고 전기화학 실험과 관련해 실질적인 노하우와 피드백을 제공해주신 손재훈 박사님과 박정민 연구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성실히 도와준 후배 석진, 수민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본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평소 COE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함께 나눴던 연구실 선배 안주성 박사님과 후배 은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논문의 방향성과 바이오 실험 전반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Yunjie Xu 박사님, 그리고 바쁘신 와중에도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주신 곽경원 교수님, 우한영 교수님, 이진용 교수님, Bin Liu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실험 결과나 논문 진행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흔들리거나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며 끝까지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함은 결국 자신만의 결과로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그림] NDI-COE가 세포막에 intercalation된 모습을 묘사하고 있으며, 광조사 시 세포막-물 계면에서의 물 산화를 통해 산소 비의존적 활성산소종이 생성되고, 그 결과 세포독성이 유발되며 나노 스케일의 pyroptotic vesicles 방출을 동반한 파이롭토시스가 촉진됨.
등록일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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