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노화 연구는 노화된 세포와 조직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신경 조직은 성체에서 재생 능력이 극히 제한되어 있어, 신경 노화의 극복은 노화 연구와 재생의학 분야 전반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노화 연구의 어려움 중 하나는 노화의 표현형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지표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한계는 신경 조직, 특히 중추 신경계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살아 있는 사람에서 이를 반복적으로 생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신경과 혈관을 비침습적으로,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광학적 투명성을 가진 기관이라는 점에서 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모델을 제공합니다.
Epigenetic reprogramming은 세포의 정체성이 전사 인자와 염색질 상태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Epigenetic Landscape' 에 의해 결정된다는 개념에 기반합니다. Pluripotency와 관련된 전사 인자를 제한적으로 발현시킴으로, 분화가 유지된 상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노화된 세포의 후성유전적 상태를 보다 젊은 방향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 분야의 중요한 전환점은 2020년 David Sinclair 연구팀이 보고한 연구로, Yamanaka Factor 중 Oct4, Sox2, Klf4 (OSK)를 망막 신경절 세포(RGC)에 발현시켰을 때 축삭 재생이 유도되고, 노령 마우스에서 시각 기능의 회복이 관찰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Epigenetic reprogramming이 신경 재생과 기능 회복이라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 중요한 전임상적 증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본 Review paper는 이러한 연구 흐름을 바탕으로, 눈의 노화 과정과 지금까지 보고된 Epigenetic reprogramming 연구들을 생명 연장 및 재생 의학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노인성 안질환에서 Epigenetic reprogramming이 질병의 근본 경과를 수정하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향후 인간 적용을 향한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이준원 교수님과 하버드 대학교 David Sinclair 교수님 연구실과의 협력 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이준원 교수님 추천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연세의대 변석호, 이준원 교수님 연구실은 CRISPR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 줄기세포 및 iPSC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 그리고 다양한 in vivo 질병 모델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망막 질환의 병인 기전 규명과 치료 전략 개발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주된 연구 분야는 유전성 망막 질환을 포함하여,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을 대표로 하는 노인성 망막 질환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 유래 iPSC 기반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한 질병 재현부터, vector 설계 및 in vivo 검증에 이르기까지, 기초 연구와 중개 연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질병 모델링부터 치료 후보 물질의 검증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Bench to Bedside, Bedside to Bench'의 관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난치성 망막 질환의 치료제 개발이 실제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고민할 수 있었던 점이 매우 뜻깊었습니다. 또한 연구실 내에서는 자유롭고 활발한 학술적 논의가 장려되며,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구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연구자로서 필요한 태도와 사고 방식을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고, 학문이라는 거대한 영역을 한 걸음씩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느낄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의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분석의 결과가 하나씩 구체적인 형태로 정리될 때, 그 과정 자체에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선배 연구자들이 축적해 온 방대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지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 위에서 저만의 질문과 해석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연구의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문제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조금씩 확장되고 있음을 느낄 때 보람을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조언을 드릴 수 있다면,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과대학생 후배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연구 경험을 일찍,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할수록 좋을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이른 시기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볼수록,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연구 전반을 바라보는 시야가 보다 빠르게 확장된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과 시절부터 연구 현장을 경험해 보았더라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과대학에서의 학업을 병행하며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전공 공부와 연구 사이의 시간 배분과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각 시기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의학 연구는 멀티 오믹스와 인공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분석 도구들이 결합되어,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복잡한 질병 문제들을 top-down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polygenic한 특성을 지닌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 현재는 연구 도구와 방법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에 와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서의 학업을 이어가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연구 환경과 최신 동향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이를 연구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의사과학자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는 임상 현장에서 관찰한 문제의식을 연구실로 가져와 발전시키고, 그 연구의 결과를 임상에 환원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환자 진료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한 임상 역량을 갖추는 동시에, 연구를 통해 더 넓은 범위의 환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 나가고 싶습니다. 임상과 연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학과 환자 모두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의사과학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아낌없는 지도 베풀어 주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준원 교수님과 변석호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 과정 전반에서 항상 많은 도움을 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시는 연구실의 정한 박사님, 최민석, 임정아 선배님, 그리고 모든 연구실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연구와 학업의 여정을 묵묵히 지지해 주신 부모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록일 202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