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췌장암은 진단 이후 평균 생존 기간이 매우 짧고, 치료제에 대한 빠른 저항성과 잦은 재발로 인해 예후가 극히 불량한 대표적인 난치성 암입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췌장암 세포가 metabolite reprogramming과 강력한 항산화 시스템을 이용해, 높은 oxidative stress 환경에서도 생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암 특이적인 redox 조절 기전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삼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m6A RNA methylation이 전사인자 HNF1B(Hepatocyte Nuclear Factor 1 Beta)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암세포의 redox homeostasis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저희는 METTL3-METTL14 methyltransferase complex가 HNF1B mRNA의 3′-UTR에 m6A modification을 형성함으로써, HNF1B의 발현 안정성과 기능을 유지한다는 분자적 기전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METTL3 knockout 또는 small-molecule inhibition을 통해 m6A level이 감소하면, HNF1B가 조절하는 glutathione metabolism이 붕괴되고, 그 결과 암세포의 항산화 방어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산화 스트레스에 극도로 취약해지는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나아가 HNF1B knockout에 의해서도 m6A loss로 인한 phenotype과 동일하게, glutathione metabolism 저해와 oxidative stress가 여러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유발됨을 검증함으로써 HNF1B가 인간 암 전반에서 작동하는 핵심 redox homeostasis 조절 전사인자임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RNA 수식이라는 후성전사체(epitranscriptomic) 정보가 전사인자의 기능과 암세포 대사 항상성을 직접적으로 연결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제시하며, METTL3-HNF1B axis를 암의 새로운 대사적 취약점(metabolic vulnerability)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이는 m6A 조절 기전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항암 치료 전략 개발의 중요한 분자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노재석 교수님 지도하에 이번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 암유전자 조절 연구실은 유전학과 후성유전학을 기반으로 암의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기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 구성원들은 모두 각자의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다양한 국내외 연구실들과 협업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본적인 분자생물학적 실험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이 직접 NGS library를 제작하고 분석하는 일을 진행하면서 wet lab이지만 dry lab의 모습도 갖추고 있습니다. 췌장암과 백혈병을 기반으로 성장하였지만, 현재는 암종을 넓혀 다양한 암에서 암 발생 및 생장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차와 관계없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항상 활발한 디스커션을 하고, 날씨가 좋을 때 소풍도 함께 가는 등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에서 좋은 연구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공부하는 것이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박사과정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생물학, 특히 암에 관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보다 직접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메커니즘에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현재는 직접적인 치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 타깃 선정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하고 보다 안전한 신약 검증에도 유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저의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선배들에게 어마어마한 경고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경고들처럼 졸업을 앞둔 지금 지난 대학원 생활을 돌아보면 꽤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험이라는 게 실패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많고, 그만큼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역시 '고생 끝에 낙이 있다'는 말은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험도 인생처럼 굴곡이 있어서 한동안 잘 풀리지 않다가도 또 어느 때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언제 이만큼이나 했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길이 아득하고 힘들 때가 여러 번 찾아오겠지만, 내 곁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종종 환기하고 묵묵히 할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처음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교수가 되어보고자 했으나… 열정 가득하고 똑똑하신 지도교수님을 보고 자라며 교수의 꿈을 접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ㅎㅎ). 현재는 대학원생으로서 연구를 진행하며 배웠던 기술들을 기반으로 산업계에 진출해서 좀 더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좋은 신약을 개발해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다시 일상의 행복을 돌려주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대학원 생활을 하며 연구와 관련해서, 사적인 일들과 관련해서 힘든 일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옆에서 위로해 주시고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노재석 교수님께 너무나도 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늘 중심을 되찾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실험적으로,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곁을 내주신 김화연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삭막한 실험실에서 늘 활기차게 웃어주고 떠들어주는 연구실 후배들에게도 고맙습니다.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선배와 함께하느라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래 공부하는 동안 묵묵히 응원해 주신 부모님과 친언니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논문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힘든 순간들에 함께 해 주며 늘 곁을 지켜준 사랑하는 남자친구, 현우오빠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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