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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43. 슬기로운 미쿡 생활(06) - 미국 초등학교 적응기 2탄
BRIC
[학교 급식과 간식]
초4 학년은 점심을 1시에, 초5 학년은 점심을 1시 30분에 먹는다고 한다. 이번 해에는 전미 지역의 급식이 무료이다. 도시락을 싸 가면 무료급식을 못 먹는다는 규칙이 있는 듯하다. 큰애는 치즈, 우유를 싫어해서 도시락을 싸 달라고 하고, 둘째는 목요일만 밖에서 먹어야 하니 그날만 싸 달라고 한다. 점심에 긴 줄을 섰는데, 자기 앞에서 피자가 떨어져서 못 먹었다고 하기도 하고, 오늘은 뭐가 나왔는데 맛있었다고 하기도 한다. 너무 늦은 점심시간으로 인해 오전 10-11시쯤 수업 시간에 스낵을 먹는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낵류를 잔뜩 사와 스낵통에 쟁여놨다. 아침마다 각자 스낵은 스스로 싸기로 했다. 한두 달 지나니, 스낵류를 남겨오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들은 집 근처 빵집에서 파는 단팥빵을 더 좋아한다. 혹은 오레오, 과일, 한국 과자 등을 번갈아 가면서 싸준다.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나도 아침 7시에 일어나서 3-4명의 도시락을 싸야 한다. 이런 고충을 이야기했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표를 스스로 적어서 주방 벽에 붙여 주었다. 엄마! 요일별로 이렇게 싸줘? 알았지? 하지만 매일매일 다르게 도시락을 싸주는 것은 주부로서 어려운 일이다. 나는 계란 볶음밥만 매일 싸줬다. 질려서 이제 도시락은 그만 싸 달라고 하길 바랬으나, 너무 잘 먹는다. 가끔은 어묵국과 맨밥 혹은 미역국과 맨밥을 싸주기도 한다.
[기상 이변 있는 날] CODE:YELLOW
갑자기 코드 옐로우라면서 학교에서 일찍 하교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비가 올 것 같지만, 아직 떨어지지도 않은 날씨라서 이게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우리는 아직 미국 뉴스를 안 봐서 모르고 있었는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태풍 피해는 없는지 안부를 물어봐 주셨다. 뉴욕은 이 태풍으로 ‘하늘서 나이아가라 폭포 쏟아졌다’는 역대급 폭우로 도시가 마비되고 말았다. 다행히 우리 카운티는 무사히 지나갔지만, 다른 카운티에서는 스쿨버스가 물에 빠져서 구조대원이 학생들을 구조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천재지변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1월에는 기상 이변이 참 많았다. (1.3일 코드레드, 1.4일 코드오렌지, 1.5일 코드블루, 1.5일 코드블루, 1.20일 코드오렌지)
[시간표]
한국 초등학교와 달리 미국 초등학생의 시간표는 일주일 내내 내용이 같다. 4학년은 항상 1교시로 수학을 하고, 5학년은 항상 2교시로 수학을 한다(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에서 RECESS라는 것은 간단히 놀이를 하는 시간이다(한국에는 없는 이 시간을 아이들은 참 좋아한다.). 보통 식사 시간 전에 이 놀이 시간이 있다. RELATED ARTS는 미술, 음악, 체육을 돌아가면서 한다. CONTENT는 과학이나 역사를 번갈아 가면서 듣는다고 한다. 여기에서 Language arts는 영어문법 시간이다 (한국에선 국어시간과 같은). 하루에 두 번이나 편성이 되어 있다.
[ESOL]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는 스페인과, 인도, 중국,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개학을 한 첫 주에 교실로 ESOL선생님께서 다녀가신 모양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어떤 방으로 가서 선생님이 읽어 보라고 시켰고, 패드로 어떤 문제도 풀었다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아이의 레벨이 평가되고 이 결과를 부모에게 전달해주는 시스템으로 이해했다. 영어유치원이나 화상영어를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이라 Beginning level이란 결과가 당연하다 생각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1년 뒤에는 ESOL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 쿼터별로 평가된 결과지를 갖고 오는데, 두 번째 받은 결과표에서 4학년 아이는 파닉스 레벨, 5학년 아이는 accurate and fluent read 레벨로 마킹이 되어 있었다.
[시험]
개학하고 한 달도 안 되어서 주에서 실시하는 시험(MCAP)을 본다는 메일을 받았다. 과목은 두 가지인데, 1년에 두 번식 평가를 실시한다. 크롬북을 충전해오고, 헤드폰을 갖고 오라는 공지도 함께 받았다.
[Conference(학부모 상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 두 달쯤 지나서 INTERNATIONAL 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에서 상담을 하는데 일정을 잡으려 한다며, 원하는 날짜를 말해달라고 하셨다. 나는 11월 22일 오후 2시, 오후 2시 20분에 각각 두 아이의 상담을 예약했다. Conference는 온라인으로 이뤄졌고, 하루 전 날 링크가 적혀있는 메일을 받았다. 줌으로 접속을 하고 보니, 담임선생님과, ESOL 선생님, 통역해주실 분과 나까지 4명이 접속을 하게 되었다. 첫 상담이다 보니 아이들의 학교 적응에 관련된 분야로 15분 정도 대화를 나누고 마쳤다. 다음 상담일정은 3분기에 아이들의 수학선생님과 상담이 예정되어 있다.
[평가]
평소에도 매일매일 아이들은 평가되고 있다. 매일 아이의 점수를 메일로 받았다. 여기에서 assignment created는 숙제가 만들어졌다는 뜻이고, 수업이 끝나면 graded라고 아이의 점수가 기록된다. 어쩌면 긴장의 끈을 계속 잡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마냥 즐겁게 학교에 다닌다. 아이들이 10점 만점에 3-4점을 맞으면, 도대체 어떻게 문제를 풀었나, 수업 시간에 무엇을 했나 싶기도 하다. 수업 자료를 매번 집을 갖고 오는 시스템도 아닌 듯한다. 엄마로서 한국보다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느 날은 3점 만점에 0.3점이 기록된 날이 있었다. 나는 선생님께 다시 재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냐고 문의를 했고, 주말을 지내고 돌아오는 월요일에 재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1.5점으로 점수가 수정되었다.
[선생님에게 선물드리기]
나는 크리스마스에 담임선생님에게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서 보냈다. 사실 땡스기빙데이, 크리스마스, 밸렌타이데이는 15-20불 이내로 선생님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 이곳의 룰인 것 같다(한국은 김영란법으로 안되지만).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전통적인 느낌이 나는 물건을 준비했다. 가끔은 선생님의 취향이 담긴 어떤 내용의 메일을 받아본다. 학급 대표 엄마가 보내준 메일에 아래와 같이 써 있었다. [my favolite things]
[관현악 배우기]
우리 아이가 학기 초기에 오케스트라 단원 신청을 위한 서식을 받아왔다. 둘째는 바이올린을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었고, 큰애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해서 정말 안 시켰다. 단원이 되고 보니,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악기를 들고 가는 것 같다(아래에 4A라고 적힌 날에 바이올린을 들고 간다.). 몇 달 지나서 아이의 친구가 GT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공연을 하니 놀러 오라는 초대장을 갖고 왔다. 나는 그 어머님에게 전화를 상담을 받게 되었다. 우리 카운티에서는 GT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거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테스트를 받아서 들어간다는 정보를 주셨다. 솔로곡도 연습을 하고, 지정곡도 몇 개 있어서 실력 있는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게 되면 가능할 것 같다고 알려주셨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 정도, 요일을 정해서 레슨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오케스트라 반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큰 아이에게 말했다. 그럼 나는 첼로를 해볼까? 하길래, 당장 악기를 사주겠다고 했다. 1월 말에 악기를 구매하고, 레슨 선생님을 찾아보았는데, 아이가 원하는 한국인 선생님을 못 찾았다. 그래서 학교 오케스트라 선생님에게 부탁했더니, 그냥 학교로 보내라고 말씀해 주셨다. 바로 5F 반으로 편성이 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첼로를 배우러 간다. 이 수업을 위해서 Tech 수업을 2주마다 빠지게 된다고 알려주셨다. 큰 아이는 필요한 교재 리스트를 받아왔다. 집 근처에 악기상이 있어서 교재(Basic music theor 6.95$, String Basics Book 1 for Cello 9.95$)를 사러 갔는데, 그곳에 12개의 레슨을 받는 룸이 있었다. CCTV를 보고 알았는데, 문의해보니 거기가 음악 학원 같은 곳이었다. 원하는 시간과 요일을 알려주면 거기에 맞는 선생님을 소개해 주신다. 30분에 34불이라고 들었다. 나중에, 여름 방학을 하면 일주일에 두 번씩 레슨을 시켜주기로 했다.
[성적표]
한국에서는 1학기, 2학기를 마치면서 생활기록부가 나오는데, 미국은 쿼터제로 일 년에 4번이 나온다. 한국과 다르게 9개월 반 동안 4분기로 나뉘는데, 겨울방학과 봄방학이 중간에 1주일씩 편성되어 있다. 아래와 같이 분기별로 학교 편지 봉투에 담아서 주시면 아이가 집으로 가져온다. 나도 일하느라 바빠서 챙겨주지 못하지만 이렇게 성적표를 받아오니 혼자서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뒷장에는 담임선생님, 수학선생님, 오케스트라 선생님 등 코멘트를 주신 분들의 내용이 차례로 적혀있었다. 사실 지난번 분기에는 못 받았고, 이번에 처음 받아본 거라서 좀 더 읽어봐야 한다. 분기별 학년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1st reporting card는 11월 10일경에 작성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1월 31일, 세 번째는 4월 8일, 이 시간에 주말 포함하여 10일간의 방학(22.4.9일-22.4.18일)과 비슷한 기간이 된다. 마지막 쿼터는 6.14일 방학과 동시에 한 year가 끝난다 6.15일부터는 한국의 대학생처럼 두 달 반의 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밸런타인데이]
한국에서는 이런 날에는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다. 이곳에서는 굉장히 큰 행사로 여겨진다. 일단 아이의 반에 정원이 27명인데, 아주 작은 선물과 카드를 써서 26개를 모두 포장하기를 권장한다. 소외되는 아이 없이 모두 행복한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 가다. 나는 두 자녀가 있어서 52개를 준비해야 하는데, 내가 아는 집은 4남매라서 100개 넘게 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는 엄마를 보았다. FROM:SEIN, TO:MY FRIEND..라고 적힌 작은 카드를 준비한다는데, 나는 그냥 프린트를 해서 잘라서 넣으라고 말했다. 큰아이는 미니 엽서에 정성스럽게 아이들의 이름을 직접 써서 준비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내주셨다.
[SUMMER SCHOOL]
2022년 2월 초에 아래와 같은 SUMMER PROGRAM 공지를 받았다. 실제 수업은 6월 말에 시작인데, 이런 종류의 등록은 매우 이른 시기에 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작년 여름(6월 30일 도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긴 여름방학 동안에 SUMMER SCHOOL(SUMMER PROGRAM), SUMMER CAMP가 제공되는 듯하다(유료). 아직 시도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일단 아래의 G/T 과정(SESSION 1만)을 신청해 두었다. 두 번의 휴일이 있어서 실제로 8일 수업이 이뤄진다. 여기에서 재정 지원을 받으려면 소득이 아래의 범주에 해당되어야 한다. 이 수업은 신청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월 16일 추첨을 해서 등록 여부에 관한 공지를 다시 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업에 신청인이 많은 이유는 BASP와 같은 수업은 4주간 거의 학교 일정과 비슷한 시간에 시작하고 마친다. 부모가 모두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수업을 더 선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아이들은 신청을 해서 추첨에 합격해도 안 갈 것 같아서. 나는 오전 4시간 동안 Gifted AND Talented 수업을 신청했다.
[SUMMER CAMP]
보통 여름캠프는 해당 카운티에서 일정표가 나온다. 얇은 책자에 적혀 있는데, full day 하는 수업과 half day 하는 수업도 있고, 1회성으로 90분 정도 하는 수업도 있다. 카운티에 내 이름으로 아이들을 미리 입력해두고 미리 신청해둬야 한다. 수업 장소는 각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체육관이나 커뮤니티 센터에서 이뤄진다. 원하는 수업이 어디에서 열리는지 장소를 확인해야 한다. 1주일 간격으로 수업시간, 내용, 비용이 적혀 있는데, 1주일에 150-350불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여름방학인 10주 동안 매일 뭔가를 보내려면 아마도 인당 2000불 이상의 비용이 예상된다. 아이들 학교에서 열리는 kizArt라는 수업이 있는데, 오전 4시간 수업을 신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다 매진이 되었다. 그래서 아래의 수업을 신청해줬다(7.11일-7.15일). 하루 5시간씩 5일 하는 프로그램인데 175불씩 결제를 했다. 우리 집 옆에 수영장에서, 작년에도 서머캠프를 하는 아이들을 보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올해는 그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작성자: 김만선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피펫잡는 언니들"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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