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별별소리
교수와 학생/포닥의 관계에 대해... 14
롤모델 (비회원)
교수된지 6년째입니다. 아래 어떤 글에 대한 댓글을 보고 글을 씁니다. 저 스스로도... 학위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교수님을 role model로 삼아 존경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죠... 만 5년이 지나, 제가 그 입장에 있고 보니, 예전의 힘들었던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저도 가정사 심부름까지 했던 기억이 있지만, 당연해 해야 했던건지, 당시에 그런 심부름을 하면서 내가 짜증이 났었는지, 담임 선생님 심부름하는 초등학생처럼 즐거웠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더군다나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띠동갑을 넘어서고 나니... 저와 함께 자리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것 같고, 함께 차를 마셔도 저 혼자만 일방적으로 떠드는 '원맨쇼'가 되기 쉽상입니다.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고 싶어도 불편해 할까봐 눈치가 보이고... 뭐 그러네요. 서로간의 믿음(Rapport)이 가장 중요하겠죠... "믿을 수 없다면 일을 맡기지 말고, 일을 맡겼으면 의심하지 말라"... 어느 기업 총수가 이런 말을 했다죠? 좋은 말인줄 알면서도 일의 진행과정을 매일 체크해야 마음이 놓이고, 잘 진행이 되지 않으면 닥달을 하거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다들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그래야 나도 살고, 너도 산다"는 말로 제 스스로를 합리화하죠...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도 많았을 거예요. 아주 자주... 논문작업조차, 내 일을 남에게 미루는 것은 아닌지... 미안하기도 하고, 심지어 여러 사람중에 유난히 예쁘고 맘에 드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상대방이 내게 거리감을 느끼는 만큼, 저 자신도 과정중의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직 그러기엔 너무 젊은 것 같은데... 여러분... 1) 교수님들이 밥 먹자거나, 차 마시자고 하시면 불편해서 싫으세요, 좋으세요? 2) 얘기를 해주는 교수가 좋아요, 들어주는 교수가 좋아요? 3) 어느 정도까지 챙겨줄 수 있어야 교수로서 자격이 있는건가요?(해외포닥, 교수자리?) 4) 어느 정도 친해져야 스스럼없이 농담, 장난을 할 수 있어요?; 언젠가부터 제가 농담하면, 농담을 받아치는게 아니라.... 어쩔 줄 모르며 당황하더군요... (우울. 전 올해 41세밖에 안되었습니다) 5) 능력이 있고, 예쁜 사람이 있어도 티를 내면 안되겠죠? 점점 윗사람 대하기 보도, 아랫사람 대하기가 더 어려워지는군요. 요즘은.... 연구자로서의 능력 말고... 높은 EQ가 교수로서 더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드는군요.
Bio일정 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