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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삶
그냥 생각 (비회원)
연령과 지위를 막론하고 과학 기술 분야의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연구자"라는 집단의 삶에 대해 어느 정도 stereotype을 가지게 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의 속성상 연구자의 일과가 자신의 연구대상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고 무한 경쟁의 무대에서 달려야 하다 보니 밤샘연구, 주말과 휴가의 자진반납, 다양한 삶의 욕구에 대한 포기, 다소 파행적인 인간관계, 건강관리 부실 등으로 나타나는 고된 인생의 각본이 쉽사리 만들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요. 연구자들 자신이 대게 이런 각본을 숙명으로 묵묵히 받아들이기도 하고 심지어 훌륭한 연구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일종의 미덕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봅니다. 특히 요즘들어 한국인의 연구성과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일반인들에게 소개되는 경우가 많아 지고 있는데 이럴 때 이런 측면이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간혹 애국심, 학문적 열정, 인생역전 스토리 (이건 좀 심했나?) 등등의 양념들과 잘 버무려져서, 특히 감동에 항상 굶주려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쾌감을 주기도 하고, 실적에 목말라 하는 연구지원 관련직의 정책가들에게 단비를 뿌려줍니다. 일반대중, 언론, 정치인, 공무원, 학계, 산업계 등등의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이러한 정서를 즐기고 이용했는지는 많이 거론된 주제이므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거란 생각입니다. 저도 평소엔 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만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가 어디 사회적 수준의 거대담론으로서만 존재하겠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연구자들이 요즘들어 더욱 이런식의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로 등떠밀려, 혹은 제 발로 걸어 들어가며 고단한 삶의 길을 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본질적 가치 보다는 그 가치를 평가하는 표면적 지표들에 알게 모르게 목메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너무 추상적인 말이라 좀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면 top-tier journal에 대한 도가 지나친 열망, 화려한 이력서, 해외유학 및 연수에 대한 진지한 목표의식 부재와 맹목적인 선망, publicity (대중적 인지도)... 이정도 꼽아 볼 수 있겠지요. 말해 놓고 보니 목표가 이처럼 구체적인 것이 일하기에는 편할 수도 있겠네요. 자신의 시간과 체력을 한가지 목표(연구)로 쏟아 붙고 개미처럼 부지런히 literature 챙기고, 연구결과를 잘 정리해서 정교한 플롯의 파워포인트 발표자료 만들고... 이렇게 제대로 하려면 앞에 언급한 삶의 패턴이 자연스레 만들어 질 겁니다. 하지만 과학기술 연구는 이렇게 억지로 우겨넣기식 전략만으로 달성될 수 없는 것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요. 이런 경향을 부추기는 사회적 원인이 존재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고, 또 물론 기본적인 성실성이 뒷받침되어야 좋은 연구가 가능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기존의 낡은 사고의 틀을 깨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고, 스스로의 지식을 자신의 좁은 분야의 한계에 가두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강한 체력에 바탕한 자신감이 요구됩니다. 헌신과 성실성만으로 채워진 삶에서 얻기 힘든 덕목들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입시공부하는 듯한 열정으로 내 분야 논문만 읽어대다 보면 오히려 판단이 점점 마비되는 듯한 경험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비판적인 자기점검 없이 굳어진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실험계획만 수십번 실행하다 보면 패배감만 증폭 되더군요. 쓰다보니 별 내용없이 글만 길어지고 있는데, 우리 연구자들의 삶이 조금 더 발전적인 내용의 일과로 채워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소박한 생각입니다. 자신의 다양한 삶의 욕구를 너무 도외시 하지 말고, 표면적 가치의 도달을 위해 그러한 욕구를 너무 희생시키지 말고, 인류가 다양한 영역에서 던졌던 문제의식을 많이 공유하려 노력하고, 자신의 연구의 주제를 좀 큰 틀에서 이해하고 때로는 낯설게 바라볼 줄 아는 훈련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에 많이 신경썼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자들 정말 간편식으로 끼니 때우지 말고 좋은 식사 그리고 운동 많이 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가한 생각하면서 언제 일해서 학위하고, 논문내고, 포지션 잡으려 할 거냐는 꾸지람이 환청으로 들려옵니다. 하지만 커리어의 조기단계에서부터 눈앞의 성과에 모든 전략을 집중시킴으로 인해서 장기적으로 학문적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지속적 발전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한국의 이공계 영재들이었던 우리의 선배들이 학문적 조로 현상을 보이는 것 주위에서 보곤 하는데 장기적 전략에 입각한 자기 훈련의 부재에서 어느 정도 기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교과서 같은 내용의 이야기라는 느낌도 들고 현실을 도외시한 너무 순진한 생각인 것도 같습니다만 저는 그다지 현실론을 추종하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연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건과 처우가 이런 삶을 과연 허락할 것인지 하는 것은 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겠지요. 눈앞의 성과에 자신의 긴 연구인생을 저당잡힌 주위의 연구자들, 특히 후배 연구자들이 조금 더 스스로에 대한 respect를 가지고 스스로를 돌보며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모습 많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적어 보았습니다.
[다온비에스 공간생물학 미니 심포지엄] Access the full richness of biological complexity with spatial multi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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