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 평가된 사람과 침팬지의 DNA 차이
2002-09-26 생명과학

사람과 침팬지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DNA 가운데 약 98.5% 정도를 서로 공유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사람과 침팬지가 공유하는 유전 물질이 95% 미만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존의 학설에 비해 사람과 침팬지의 DNA 차이가 세 배 이상 더 크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과 베일러의대(Baylor College of Medicine), 오클라호마대학(Univ. of Oklahoma)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 최신호에 소개됐다.

침팬지와 사람이 98.5%의 DNA를 서로 공유한다는 학설은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이 브리튼(Roy Britten)이 수십 년 전에 개발한 분석 기술을 토대로 유도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분석 기술을 개발한 당사자가 98.5%라는 수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번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브리튼이 과거에 개발한 분석 기술은 서로 다른 종의 DNA 사이의 상보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종 사이의 유전자 유사성을 간접적으로 평가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서로 상보성을 보이는 사람과 침팬지의 DNA가 서로 분리되는 온도를 측정함으로써 유전자 유사성에 대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단일 염기 치환(single base substitution)이란 유전자 변이만을 감지하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단일 염기치환은 상보성을 보이는 두 생물종의 DNA 가닥을 구성하는 염기 가운데 단 하나의 염기만이 다른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기존의 분석 기술로 판명이 불가능한, 생물종 사이의 유전자 유사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이의 유형이 더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변이는 삽입(insertions)으로 단일 염기가 아닌 DNA의 일부분이 다른 한 쪽의 DNA에 포함된 경우를 가리킨다. 이와 반대 개념인 결실(deletions)도 이전의 분석 기술로 감지가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좀 더 정확한 생물종간 유전자 유사성을 정량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유전자 삽입과 결실의 앞 글자들을 조합해 인델(indels)이라 연구진이 명명한 유전자 삽입-결실에 대한 평가는 단일 염기 치환만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경우보다 좀 더 정확한 유전자 상보성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번 연구가 내린 결론은 는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변이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침팬지와 사람의 DNA 가닥을 대상으로 먼저 단일 염기 치환을 기준으로 유전자 상보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약 1.4%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단계로 연구진은 삽입-결실을 기준으로 삼은 경우의 유전자 변이 차이를 조사했다. 이 경우에는 1.4%의 유전자 변이 외에 4.0%의 변이가 추가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과 침팬지를 구성하는 유전자 염기는 약 30억 개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이 가운데 약 100만 개의 DNA 염기들을 기준으로 두 생물종간의 유전자 변이를 비교했다. 극히 일부 DNA 염기만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유전자 변이 경향은 의미 있는 유전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잡동사니 영역(junk region)과 유전 정보가 풍부한 영역 모두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서 전체 유전체(genome)에 걸쳐 유사한 경향이 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러나 침팬지와 사람의 유전자 변이 특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증거로 제시하기에 이번 연구 성과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DNA의 조절 영역(regulatory regions)으로 범위를 좁힌 후 이에 대한 비교를 시도하면 좀 더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의 연구 결과 확보는 당분간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출처: http://www.newscientist.com/news/news.jsp?id=ns9999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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