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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헌
정의헌(Euiheon Chung) 저자 이메일 보기
광주과학기술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and Harvard Medical School
  논문초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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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bined targeting of HER2 and VEGFR2 for effective treatment of HER2-amplified breast cancer brain metastases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기초과학 및 전임상 동물실험에 기반하여 임상치료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중개의학 분야의 하나인 종양 생물학에 관련한 연구입니다. 악성종양인 암은 우리 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재해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고형종양(solid tumor)에 의한 사망은 약 85% 이상이 원발성 종양(primary tumor)이 아닌 전이성 종양(metastatic tumor)으로 알려져 있어 암의 전이를 분자, 세포, 조직, 전신의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하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전이성 종양 중에서 HER2라는 유전자가 과발현된 유방암의 뇌전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뇌전이는 최근에 들어서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나 기존의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환자의 생존률이 굉장히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를 위해 뇌전이 종양을 연구할 수 있는 동물모델을 확립하는데 일년 반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당시 저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 (National Cancer Institute)에서 HER2가 과발현된 유방암에서 뇌로 전이가 되는 세포주를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었는데, 매달 정기적으로 만나서 연구를 논의하던 임상의사 선생님이 현재 확립한 동물모델로는 논문을 위한 연구는 될 수 있지만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도교수는 제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문을 잠그고 못 들어오게 막은 후, 나중에 조용히 불러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HER2가 인위적으로 과발현이 된 세포주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서는 보다 임상에 가까운 동물모델을 다시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결국 HER2가 원래부터 과발현된 세포주를 찾아서 새로운 동물모델을 확립하여 더 의미가 있는 연구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초기 동물모델을 확립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공학도 출신인 제가 새로운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의학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인 혈관외과의사와 함께 일하면서 분자생물학 방법들과 동물실험 및 수술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동연구가 항상 수월한 것은 아니라서 때로 의견이 다를 때 견해차를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연구초기 시 저와 공동연구자가 세운 가설은 HER2를 타겟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 중에 타이커브(Tykerb®, lapatinib)라는 신약을 항체 기반의 표적치료제인 허셉틴(Herceptin®, Trastuzumab)과 병행하면 뇌전이암의 치료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실험 계획을 세우다가 제가 허셉틴과 신생혈관억제제도 결합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렇게 되면 실험할 일이 더 많아지게 되어 공동연구자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추가되는 실험을 담당하겠다고 주장하여 결합치료 테스트를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이 실험에서 치료효과가 월등하게 좋게 나타나 이후 저와 공동연구자가 더욱 의기투합하여 나머지 연구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박사 후 과정 및 공동연구를 진행하였던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되었으며 2012년 U.S. News & World Report 평가에서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임상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큰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하버드 의과대학의 제일 큰 연구중심 협력병원이기도 합니다.

MGH에서 제가 연구하였던 실험실인 Edwin L. Steele laboratory for Tumor Biology는 디렉터인 라케쉬 제인 교수와 여덟 분의 교수진, 약 서른 명의 박사 후 연수과정 및 열 명 정도의 대학원생 그리고 연구원 등 현재 80 명이 넘는 대규모의 그룹입니다. 디렉터인 제인 교수님은 원래는 공학박사로서 공학적인 개념을 종양 생물학에 적용하여 종양 혈관 생물학 및 종양 미세환경, 약물 전달 등의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National Academy of Science), 국립공학아카데미 (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 의학연구원 (Institute of Medicine) 모두 회원으로 추대된 미국 역사상 9번째의 학자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험실에는 생물학자뿐만 아니라 물리학자, 화학자, 공학자 그리고 임상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서 활발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연구자들이 여러 나라의 음식을 함께 나누거나, 주기적으로 축구 등의 운동을 하면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가 소속되어 연구를 하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의 의료시스템학과는 미국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PhD 및 MD 전임 교원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임상의 중요한 문제와 공학적인 기반이 접목된 실질적인 의공학 연구를 수행하는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는 의학 전문의들을 병역특례 박사과정 학생으로 모집하여 이공계와 의학계의 융합 교육 및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연구하는 과정 중에서 동료 및 학생들과의 지적인 토론을 나누는 것에서 큰 재미를 찾습니다. 특히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 아주 작은 결과라도 함께 의논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서 즐거움을 선사하고, 이때 생긴 동료와의 깊은 인간 관계는 오래도록 지속되기에 더욱 만족감을 줍니다. 특히 연구는 국경을 뛰어 넘어 진리를 탐구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이기에 저 자신이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더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 본 연구를 하면서 뇌전이 환자의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가늠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논문이 나간 뒤 여러 암환자 분들의 문의 전화를 받게 되니 새롭게 느끼게 된 바가 많았습니다. 7년 간 투병하셨다는 한 환자분은 최근에 유방암이 뇌로 전이가 일어났는데 제가 한 연구가 굉장히 관련이 있어서 저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셨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누구에게나 자신이 이끌리는 연구분야가 있고 관심있는 분야가 계속해서 바뀌어 나갈 수도 있는데, 현대의 연구는 예전과 달리 점점 더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융합적인 경향을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의 분야를 깊게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그러면서도 더 넓은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 항공우주공학에서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생물학, 화학 등을 뒤늦게 공부하느라 무척 고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혹시 의공학 등 융합적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학부시절에 좀 더 폭넓게 기본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문적인 관심에 멈추지 말고, 그 학문을 하는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과 인간관계를 많이 가짐으로 해서 사고 방식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인간 관계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역사, 철학, 예술 등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르는 일도 아울러 과학자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의료시스템학과 및 기전공학부에서 연구 및 교육을 하고 있으며, 생물학이나 의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을 찾아서 연구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초분해능 생체 현미경 / 광유전학을 이용한 뇌졸증 치료 방법 개발 / 암의 진단을 위한 분자 영상 등의 주제를 갖고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분야에 대해서 항상 연구실의 문이 열려있으니 대학원생과 박사 후 연구원에 관심이 있는 분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동물 실험 초창기에 생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실험도 쉽지 않아 힘들어 했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 한 지인이 혹시 동물을 희생시킬 때 명복은 빌어주는지를 물어보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제서야 이 동물들이 사람의 건강을 위한 연구를 한다는 명분하에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동물의 희생이 필요할 때마다 잠시 마음으로나마 명복을 빌고 이 희생이 의미가 있도록 더욱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이후 저와 함께 했던 동물들의 번호와 상태를 일일이 기록했던 카드를 소중하게 간직하게 되었으며, 지금도 그것을 바라보면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동물들의 희생은 윤리적인 관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등록일 2012-11-12
Category: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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