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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대변이식, 암 면역요법 문제의 해결사?
의학약학 양병찬 (2019-04-08 09:35)

대변이식, 암 면역요법 문제의 해결사?
The Conversation(참고 1)

종양학자들은 암을 치료하기 위해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면역요법 등 일련의 전략을 구사한다. 이제 또 하나의 잠재적인 치료법이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변이식(fecal transplant)이다.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암연구협회(AACR: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회의(참고 2)에서 두 팀의 연구진이 발표한 초기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역요법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환자들 중 일부가 (효과를 본 환자에게서 채취한) 대변샘플을 이식받은 후, 종양의 성장이 멈추거나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비연구이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대변이식이란, 건강한 공여자의 대변 샘플을 환자의 소화관에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그 기본적 아이디어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미생물이 환자의 소화관에 정착하여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대변이식은 이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Clostridium difficile) 감염에 의한 난치성 결장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변이식이 항암요법의 일부로서 타당한지 테스트된 적은 없었다.

두 연구팀은 지금까지 소수의 환자들을 몇 달 동안 지켜보고 있지만, 초기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한다. "대변이식이 항암면역력(antitumor immunity)에 영향을 미치고, 반응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그와 유사한 임상연구를 막 시작한 MD 앤더슨 암센터의 제니퍼 와고(흑색종 연구자)는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들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T 세포의 표면에 있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 받은 환자들이었다. PD-1은 T 세포의 병원체 격퇴능력을 억제하는데, 종양은 PD-1을 자극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PD-1 차단제(PD-1 blocker)는 지금껏 일부 환자들을 수년 동안 완화(remission)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참고 3).

▶ 최근 몇 년 동안, 연구자들은 「PD-1 차단제에 대한 반응」과 「마이크로바이옴(세균, 바이러스, 그 밖의 장내미생물을 총칭하는 말) 간의 잠정적 관계(tentative connection)를 보고해 왔다(참고 4). 그들에 따르면, 'PD-1 차단제가 잘 듣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르다고 한다. 더욱이 PD-1 차단제를 투여하기 전(前)이나 직후에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항생제는 장내미생물을 일시적으로 싹쓸이한다)들은 성공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종양을 가진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PD-1 차단제가 잘 듣는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은 생쥐는 그러지 않은 생쥐보다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1)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은 선행연구 결과에서 영감을 얻어, "대변이식이 암 면역요법에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참고 5).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의 갈 마르켈이 이끄는 연구팀은 두 명의 환자에게서 대변 샘플을 채취했다. (두 환자는 전이성 흑색종이나 미만성 피부암을 앓았었지만, PD-1 차단제를 투여 받은 후 종양이 사라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결장경(colonoscopy)을 이용하여 두 사람의 대변을 세 명의 환자들에게 이식했는데, 세 명의 환자들은 대변 공여자들과 증상이 동일하지만 PD-1 차단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에 더하여, 연구진은 수혜자들에게 공여자의 대변 분말이 포함된 알약을 복용하게 했다.

엘 셰바 메디컬센터의 임상의 겸 대학원생인 에레즈 버룩은 이번 AACR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세 명의 수혜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은 공여자의 마이크로바이옴과 매우 비슷하게 변화했다. 그리고 두 명의 수혜자의 경우, PD-1 차단제에 대한 반응이 증강되었다." 구체적으로, 한 환자의 종양은 크기가 작아졌지만, 대변을 이식받은 지 2개월 후 하나의 종양이 새로 나타났다. 다른 한 명의 환자는 종양이 궁극적으로 위축되었고, 그 후 7개월이 지나도록 종양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참고 6).  환자들의 장(腸)과 종양의 조직을 생검한 결과, (침입자를 감지하고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면역세포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면역세포들은 T 세포와 함께 종양에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때 냉랭(cold)했던 종양들이 이제는 핫(hot)해져서, 면역계의 눈에 잘 띈다'는 것을 시사한다.

(2) 또 다른 연구팀도 성공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참고 7).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조르조 트린키에리가 이번 AACR 모임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 명의 환자에게 결장경을 이용하여 공여자의 대변을 이식하고 PD-1 억제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세 명 중 한 명은 10개월 만에 종양이 위축되었고, 또 한 명은 3개월 후 종양이 위축되지도 성장하지도 않고 그대로라고  한다.

"우리의 데이터는 이스라엘 연구팀의 데이터와 비슷한데, 이는 뭔가 긍정적인 징후를 암시한다"라고 피츠버그 대학교의 디와카르 다바르(종양학)는 말했다. 다바르는 하센 자로우와 함께 두 번째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의 종양은 대변이식이 없었더라도 궁극적으로 PD-1 억제제에 반응했을 수도 있지만, 초기에 PD-1 억제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때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대변이식과 암 면역요법을 병행하는 접근방법은 전망이 밝지만, 효능을 주장하기에 앞서서 더 많은 임상 및 메커니즘 데이터가 필요하다."

▶ 지금껏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어떤 미생물이 바람직한 면역활성을 증강시키는가?'라는 것이다. "네 도시에 거주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PD-1 억제제에 반응한 환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 이는 환자들의 식생활과 기후가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트린키에리는 말했다. 그리고 와고가 이끄는 연구팀의 멤버인 파커 암 면역요법연구소(Parker Institute for Cancer Immunotherapy)의 크리스틴 스펜서는, 이번 AACR 모임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다. 그 내용인즉, "유익한 장내미생물이 들어있다는 프로바이오틱스 알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PD-1 억제제에 대한 반응이 더 악화되었다(참고 8)"는 것이다. 이는 연구자들에게 "모르는 게 아직도 많다"는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theconversation.com/stool-transplantation-shows-promise-treating-cancer-therapy-side-effect-106657
2. https://www.aacr.org/Meetings/Pages/MeetingDetail.aspx?EventItemID=174
3.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03683&SOURCE=6
4. http://www.sciencemag.org/news/2017/11/your-gut-bacteria-could-determine-how-you-respond-cutting-edge-cancer-drugs
5.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3353402
6. https://www.abstractsonline.com/pp8/#!/6812/presentation/9843
7.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3341143
8. https://www.statnews.com/2019/04/02/probiotics-are-touted-as-good-for-the-gut-they-may-be-trouble-for-the-immune-system/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4/fecal-transplants-could-help-patients-cancer-immunotherapy-dru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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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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