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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사린 등의 신경가스로부터 생명을 보호해 주는 나노청소기(nanoscavenger)
의학약학 양병찬 (2019-01-07 09:23)

Up and Away: Pictured here is a plane spraying crops with a pesticide
Up and Away: Pictured here is a plane spraying crops with a pesticide. / @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980년대에 이라크 군(軍)이 살포한 사린(sarin)과 토빈(tobin)이라는 신경작용제(nerve agent)에 노출되어, 수천 명의 이란인들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최근의 전쟁과 테러리스트 공격에서도, 그와 유사한 화합물들이 군인과 민간인들에게 사용되어 왔다. 이제 연구자들은 그런 가스들에 대한 장기적 보호수단(long-acting protection)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아직은 설치류를 대상으로 테스트된 것이 고작이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장차 치명적 화학무기에 노출된 사람들을 뇌손상이나 사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린과 같은 신경작용제는 유기인산염(organophosphate)이라는 계열의 화합물에 속한다. 유기인산염 중 일부는 매우 낮은 농도로 희석하여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지만, 신경가스로 사용될 경우에는 매우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기도(respiratory tract), 눈, 피부를 통해 신속하게 체내로 침투하기 때문이다. 일단 세포 안으로 들어간 신경작용제는 중요한 효소를 억제하는데, 그 효소의 통상적 기능은 (근육수축을 도와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아세틸콜린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희생자는 맹렬한 근육경련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호흡을 멈추게 된다.

현행 해독제들은 가능한 한 빨리 투여되어야 하는 데다, 중독 증상을 완화한다 할지라도 신경작용제에 직접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신경가스에 노출되자마자 인체 내에서 화합물을 찾아내어 분해하는, 예방적 청소분자(prophylactic scavenging molecule)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그런 바이오청소기(bioscavenger)는 다양한 동물실험에서 단기적인 보호효과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지금껏 단 한 건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워싱턴 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전술을 구사했다. 그들은 OPH라는 유기인산염 겨냥 효소(organophosphate-targeting enzyme)를 신축성 있는 폴리머 젤 코팅(polymer gel coating)으로 감싸,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nanoparticle)를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나노청소기(nanoscavenger)는 면역계에 탐지되지 않고, 효소보다 체내에 더 오랫동안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신경작용제에 노출되기 이전의 시궁쥐에게 투여한 결과, 화합물을 혈류에서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궁쥐에게 주입된 나노청소기 1회 용량은, 유기인산염에 노출된 시궁쥐를 최대 5일 동안 - 아무런 부작용 없이 -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니피그를 이용한 실험에서, 나노청소기는 8일 동안 여러 번의 사린 가스 주입에서 기니피그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월 2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기고했다(참고 1).

"나노청소기는 사실상 백신처럼 사용될 것이다. 치료법이 최적화된다면 1주일, 또는 한 달 동안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라고 연구팀의 일원인 지앙 샤오이(화학공학)는 말했다.

"종전의 바이오청소기들은 인체 내에 충분히 오랫동안 머물지 않아 예방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면역계를 자극하여 항체를 형성하는 바람에 해독제가 중화되었다"라고 뉴욕 대학교의 진 몽클레어(단백질공학)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작용제에 대한 나노청소기는 화학무기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사람들(이를테면 오염된 지역에 파견되는 병사나 응급구조대)에게 가장 실용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미시시피 주립대학교의 재니스 체임버(독성학)는 말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의 공격과 같은 기습공격에는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신경가스에 노출되어 경련이나 경직과 같은 징후가 나타나면, 때가 늦을 테니 말이다."

저자들에 의하면, 바이오청소기는 특정 살충제를 갖고서 작업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유기인산염을 포함하는 살충제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팀의 다음 과제는, 원숭이를 이용하여 '나노청소기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와 '다회투여(multiple doses)가 가능한지 여부'도 연구하는 것이다. 그 연구가 끝나고 나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테스트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tm.sciencemag.org/content/11/473/eaau7091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19/01/nanoscavengers-could-protect-people-sarin-gas-other-nerve-ag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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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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