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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사상 최초의 CRISPR 아기: 6가지 미결문제
생명과학 양병찬 (2018-12-04 09:58)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인간유전체 편집 주장'은 - '허 지안쿠이(贺建奎)의 다음 행보'에서부터 '유전체편집 분야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 많은 미결문제를 남겼다.

허 지안쿠이(贺建奎)가 나타나 '편집된 유전체를 갖고 태어난 최초의 아기(쌍둥이 女兒)의 출생을 도왔다'는 자신의 놀라운 주장(참고 1)을 해명한 모임은, 과학계를 강타한 성명서와 함께 종결되었다.

지난 11월 29일 홍콩에서 열린 「인간유전체 편집에 대한 제2차 국제정상회담」의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인간의 배아가 편집되고 착상되어, 임신과 쌍둥이 출생으로 귀결되었다'는 뜻밖의 황당한 주장을 접했다. 설사 그 유전체변형이 검증되더라도, 그 절차는 무책임했으며 국제적인 규범을 준수하지 않았다."

지난주 초 贺가 'CRISPR–Cas9을 이용하여 두 개의 배아에서 CCR5 유전자를 변형한 다음, 한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켰다'고 발표한 후, 비슷한 비판들이 줄을 이었다. CCR5란 많은 HIV 주(strian)들이 인간의 면역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사용하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말한다.

연구자들이 사상 초유의 사건을 꼼꼼히 살펴본 후, 《Nature》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섯 가지 문제점을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1. 허 지안쿠이는 지금 떨고 있나?

지난 11월 27일, 중국보건부(中国卫生部)는 (贺가 재직 중인 남방과학기술대학이 위치하는) 광동성(广东省) 정부에 '贺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중국과학기술부(中国科技部)는 贺에게 '모든 과학 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贺는 '그 실험은 이미 보류되었다'고 대답했다. 향후 광동성의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2003년 발표된 「보건부-과기부 지침」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 지침은 법(法)이 아니어서 명백한 벌칙을 규정하지 않았다.

贺가 소속된 남방과학기술대학(南方科技大学)이 그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대학의 한 대변인은 《Nature》에 "현재로서는 어떤 정보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하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공식 성명서를 기다려보라고 요구했다. 贺는 2018년 2월 이후 휴직 중이며, 그 기간은 2021년 1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주 대학 측에서는 贺의 주장을 비판하며, 그의 연구활동과 선을 그었다.

11월 27일 (贺가 사람들에게 유전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왔던) 남방과학기술대학 연구소의 웹페이지는 폐쇄되었지만, 贺의 연구실 웹사이트(참고 2)는 아직 살아있다. 贺의 성과를 칭찬했던 수많은 성명서들도 정부의 사이트에서 사라졌다. 贺가 개발한 유전체시퀀싱 기술을 설명했던 과기부 사이트의 포스팅과, 贺의 유전체시퀀싱 기술을 칭찬했던 「千人才计划(Thousand Talents Plan;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학자들을 송환하려는 계획)」의 포스팅은 둘 다 현재 접근할 수 없다.

贺의 대변인 라이언 페렐에 따르면, 贺는 「정상회담」에서 발언한 후 거주지인 선전(深圳)으로 돌아갔으며, 11월 29일 계획되었던 「정상회담」 참가는 생략되었다고 한다. "贺는 선전으로 돌아갔으며, 목요일에 열린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조국(祖國)인 중국에 머무를 것이며, 연구에 대한 모든 조사에 충실하게 협조할 것이다"라고 대변인은 말했다.

2. 贺의 주장은 정확한가?

많은 과학자들은 '독립적인 기관이 부모와 자녀들의 유전자를 면밀히 비교분석함으로써, 贺의 과학적 주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부모와 아기의 익명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贺가 그들의 비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다"라고 정상회담 의장으로서 칼텍 총장을 역임한 노벨상 수상 생물학자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말했다. "우리는 독립적인 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검토하지도 않았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贺의 연구팀이 익명의 샘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외부의 과학자들이 贺의 연구실을 방문하여 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서에서, 贺는 다른 연구자들을 초청하여 독립적인 조사를 벌이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원(原)데이터를 제3자에게 검토용으로 제공할 것이다."

또한 贺는 인간유전자 편집에 관한 연구결과를 출판하기 위해 여러 저널에 원고를 제출했다고 한다. 그는 일부 과학자들에게 '연말에 논문 한 편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저널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설사 논문이 출판되더라도, 중국의 엄격한 유전자원법(中国遗传资源法)에 따라 부모나 자녀의 유전자 시퀀스를 발표하는 것은 금지될 것이다.

3. CRISPR는 정확히 어떻게 쌍둥이의 유전체를 편집했나?

贺의 유전자편집 연구에 대한 동료심사 출판(peer-reviewed publication)이나 출판전 기술(preprint describing)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그의 발표내용을 분석함으로서 '쌍둥이의 유전체가 편집된 과정'과 '그로 인한 잠재적 결과'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호주 캔버라 국립대학교의 가에탄 버지오(유전학)는 이렇게 말했다. "贺가 발표에서 제시한 시퀀싱 원(原)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아기들의 세포에는 CCR5 유전자의 편집버전이 여러 개(multiple edited version) 포함되어 있으며, DNA 결실(deletion)의 크기가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모자이크현상(mosaicism)은 CRISPR가 초기배아세포 중 일부를 다른 세포와 다르게 편집하거나, 편집하는 데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참고로, 다른 연구자들은 인간배아를 연구용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모자이크현상을 보고한 바 있다."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에서 RNA를 연구하는 션 라이더는 트위터에서 추가적인 의문을 제기했다(참고 3).

贺는 유전자편집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내가 CCR5 유전자를 겨냥한 이유는, 일부 사람들이 유전자를 불활성화시키는 천연변이(32개의 DNA 문자가 결실되어, 'delta-32 변이'라고 불린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더가 트위터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贺가 - CRISPR 유전자편집을 이용하여 - 아기들에게 도입했다고 주장하는 CCR5의 결실은 'delta-32 변이'와 다르다고 한다. "요컨대, 세 개의 변이 중에서 '잘 연구된 delta-32 변이'와 일치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들 중에서 지금껏 포유류 모델에서 연구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게 생체실험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는 한마디로 양심불량(unconscionable)이다."

4. 다음 유전자편집 인간은 언제쯤 나올까?

CRISPR-Cas9 유전체편집 도구의 개척자인 UC 버클리의 제니퍼 다우드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贺의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머물렀다고 한다. 그건 '유전체편집 도구의 악용 가능성'이었다. "악당 과학자들이 유전체편집 도구를 비윤리적 방법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건 실제적인 위험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贺가 일을 저지르기 전부터, 많은 과학자들은 이미 '누군가가 유전자편집 인간을 만들기 일보직전'이라는 우려를 품고 있었다. 하버드 의대 학장이자 이번 정상회담의 멤버인 조지 데일리(생물학)는 미토콘드리아대체(MRT: mitochondrial-replacement therapy)의 선례를 지적했다. MRT는 생의학계나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뉴멕시코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이 그것을 이용하여 멕시코의 아기를 탄생시킨 적이 있다(참고 4).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슷한 사례(CRISPR-Cas9을 이용한, 성급한 배아 유전자 편집)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홍콩 정상회담에서, 과학자들은 '제2의 인간 생식계열 편집(human-germline editing: 미래 세대에게 대물림되는 유전자변형)' 발표가 임박했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그런 우려를 제기할 이유는 충분하다. 만약 유전자편집 분야 종사자들 중에서 그런 낌새를 눈치 채는 사람이 있다면, 지체 없이 관계당국에 알려야 한다"라고 볼티모어는 말했다.

5. 贺의 연구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생식계열 편집의 윤리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까?

많은 연구자들은 贺의 연구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생식계열 편집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일각에서 '생식계열 편집의 매우 엄격한 금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과학의 목표와 상반된다"라고 볼티모어는 말했다.

그 여파로, FDA의 스콧 고틀립 국장은, 과학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바이오센트리(참고 5)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 국립보건원(NIH)의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11월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현재 홍콩에서 논의되고 있는 '생식계열 편집 제한'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끝나며 발표된 성명서는, 유전자편집 기술이 치료법으로 안착(安着)하기 위한 길을 계속 열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관련된 위험의 해소방안을 적절히 강구할 수 있다면, 생식계열의 유전체편집은 장차 용인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贺의 발표로 인해 세계적 관심이 생식계열 유전체편집에 집중되면서, 그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가 과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여성들은 '앞으로 그런 엉터리 연구에 참여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다"라고 이번 정상회담에 참여한 UC 어바인 의과대학 및 로스쿨의 주디스 다는 말했다. 그녀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장차 여성의 난자공여가 위축될 거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언뜻 생각하면 이번 논란이 여성들의 참여를 억제할 것 같지만, 나는 다양한 반응에 늘 놀라고 있다."

6. 과학자들은 향후 생식계열 편집의 관리감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아직은 뚜렷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학계를 향해 '생식계열 편집의 관리감독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라고 볼티모어는 말했다. "그것은 전 세계 과학계에 크나큰 도전이다."

정상회담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는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자국(自國) 정부에 적절한 방안을 권고하는 한편, 상호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제적인 포럼을 개설하여 국제적인 등록부(international registry)를 통한 연구 및 임상시험의 연계를 강화하고, 유전자편집의 혜택에 대한 공정한 접근(equitable access) 등의 이슈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인간배아의 유전체편집은  사용자 집단이 너무 크고 복잡해서, 그런 기구를 운영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모든 분자생물학 연구소들이 유전체편집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데일리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직위원회는 "중개경로(translational pathway)를 마련하여, 생식계열 편집을 임상에 도입하는 엄밀하고 책임 있는 방법을 연구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하여, 조직위원회의 멤버인 위스콘신 대학교 로스쿨의 알타 차로(생명윤리)는 현실적인 기대(realistic expectation)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는 완벽함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탈행위를 처벌하는 조치를 통해 그런 사건을 최소화하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다음 번 유전체편집 정상회담은 202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7545-0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99978&SOURCE=6)
2. https://www.sustc.edu.cn/biology_04/f/He_Jiankui111
3. https://twitter.com/RyderLab/status/1068128997656207361
4. https://www.nature.com/news/three-parent-baby-claim-raises-hopes-and-ethical-concerns-1.20698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76248&SOURCE=6)
5. https://www.biocentury.com/bc-extra/clinical-news/2018-11-28/%E2%80%98tepid%E2%80%99-response-crispr-embryo-editing-could-lead-regulations-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7607-3?fbclid=IwAR0-8JhkFEglRe0BPLCeFKeLgDBqhn4eE2NciJWWTqFlbQjbzp1yxM3z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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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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