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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CRISPR 바코드, 포유류의 발생과정 정밀추적
생명과학 양병찬 (2018-08-10 09:29)
연구자들은 유전체 편집기술을 이용하여, 발생중인 생쥐에서 세포들의 족보를 세밀히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Recording every cell's history in real-time with evolving genetic barcodes (참고 1)

과학자들은 CRISPR를 이용하여, 하나의 난자가 (수백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배아로 되기까지의 발생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 이로써 생물학자들은 생쥐와 같은 복잡한 동물을 구성하는 수십억 개 세포들의 내력을 낱낱이 추적함으로써(참고 2), 발생 및 질병의 과정을 손금처럼 들여다보는 유례없는 창(窓)을 제공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다. 이는 8월 8일 《Science》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이다(참고 3).

"CRISPR를 이용하여 포유동물의 발생과정을 세밀히 추적하는 것은 한때 생물자들의 성배(holy grail)였다. 그런 논문이 실제로 발표되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라고 워싱턴 대학교의 애런 맥케나(유전학)는 말했다. 그는 선행연구에서 CRISPR를 이용하여 제브라피시의 발생과정을 연구한 적이 있었다(참고 4).

생물학자들은 다년간 다양한 방법(예: 염료를 이용한 라벨링)을 이용하여 한 생물의 발생과정을 세포단위로 추적해 왔다. 하지만 그런 도구들을 갖고서 한 생물의 전 생애는커녕, 여러 번 분열하는 세포들을 추적하는 건 어림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년 동안, CRISPR–Cas9 유전체편집이 등장하여, 발생과정을 초정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제브라피시의 경우(참고 4), ① 연구자들은 특별한 유전자 시퀀스들을 조작하여 녹음테이프처럼 작용하는 유전체로 만들었다. ② CRISPR는 DNA를 추가하거나 삭제하여 세포 하나하나에 독특한 유전적 바코드를 부여함으로써, 그 시퀀스들에 표시를 한다. ③ 세포들이 분열할 때마다 이러한 편집결과들이 누적된다. ④ 과학자들은 최종적으로 바코드들을 읽어 세포의 가계도(족보)를 재구축함으로써, 세포들 간의 관계를 가시화한다.

레벨업

생쥐와 같은 포유류는 제브라피시보다 훨~씬 더 많은 세포를 갖고 있다. CRISPR를 이용하여 생쥐의 발생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하버드 의대의 레자 칼호르(분자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전체 전체에 60개의 바코드 지점을 보유한 생쥐를 만들었다. 이론적으로, 이 정도면 성체 생쥐가 보유한 100억 개 세포 하나하나에 독특한 태그를 붙일 수 있다.

그런 다음 12일령(日齡) 된 생쥐 배아의 바코드에서 누적된 변이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연구진은 모든 배아의 태반은 물론, 원시심장과 사지를 구성하는 세포들의 내력을 추적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바코딩이 포유류의 발생에 대한 미결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배아에서 채취한 뇌조직을 분석함으로써, '좌반구와 우반구에 해당하는 부분' 간의 바코드 패턴 유사성이 '동일한 반구의 상이한 영역에 존재하는 세포들' 간의 유사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들 간의 바코드 패턴이 유사하다는 것은 '최근에 분열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것은 '뇌의 전후축(前後軸)이 좌우축(左右軸)보다 먼저 형성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신경과학자들은 기존의 도구를 이용하여 이 타임라인(timeline)을 밝히려고 몸부림쳐 왔다.

"이번 연구는 중요한 진전이다"라고 독일 막스 델브뤽 분자의학센터의 얀 필립 융커(시스템생물학)는 말했다. "단, 저자들은 ‘개별세포’보다는 ‘조직샘플에 존재하는 세포집합’을 분석했는데, 그래가지고서는 개별세포의 족보를 매우 세밀하게 추적할 수가 없어, 세포분열의 전역사(全歷史)를 지도에 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칼호르는 "개별세포의 바코드를 읽어내는 방법을 신속히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생쥐 세포의 족보를 추적하는 것은, 인간 질병의 세포적 기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예컨대 암 연구자들은 암모델 생쥐에게 바코드를 심어, 질병이 세포분열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세밀히 분석할 수 있다"라고 맥케나는 말했다. "그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는 큰 걸음을 내디뎠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phys.org/news/2018-08-cell-history-real-time-evolving-genetic.html
2. https://www.nature.com/news/the-trickiest-family-tree-in-biology-1.22240
3. Kalhor, R. et al. Science (2018); https://doi.org/10.1126/science.aat9804
4. McKenna, A. et al. Science 353, aaf7907 (2016); http://dx.doi.org/10.1126%2Fscience.aaf7907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593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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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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