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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흔하지만 알쏭달쏭한 불임의 원인, 다낭난소증후군
의학약학 양병찬 (2018-05-16 09:28)


Polycystic ovary syndrome(PCOS) is a heterogeneous endocrine disorder with both reproductive and metabolic abnormalities affecting women of reproductive age. / @ Molecular and Cellular Endocrinology(참고 1)

전세계 생식연령 여성(reproductive-age women)의 10%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낭난소증후군(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PCOS는 불임의 첫 번째 원인이며, 종종 2형당뇨병과 같은 대사문제의 위험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유전율(heritability)이 높아, PCOS를 앓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딸의 발병위험은 20% 이상이며 일란성 쌍아의 경우에는 위험이 훨씬 더 높다.

PCOS는 희발배란, 난소낭(ovarian cyst), 얼굴과 몸의 다모증(excess hair growth) 등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지만, 그 증상들이 시작되는 메커니즘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종전에는 유전자나 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지만, 최근 제3의 원인을 고려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것은 자궁 속에서의 생활(life in the womb)이다. 즉, 엄마가 PCOS를 앓는 경우 여태아(female baby-to-be)의 대사가 변화하여, 몇 년 후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동물연구에서, "임신한 동물을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에 노출시킨 결과, 여아의 희발배란과 기타 PCOS 유사 증상(PCOS-like symptom)이 일어났다"고 보고되었다. (PCOS를 앓는 여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월 14일 《Nature Medicine》에는, 세 번째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주로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난소가 생성하는 호르몬과 모체의 뇌 속에 있는 일련의 뉴런들이 상호작용함으로서 연쇄효과를 일으켜, 태반 속의 효소들을 교란하고 궁극적으로 여아에게 PCOS 유사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참고 2).

하지만 설치류에서 관찰된 호르몬 영향이 인간 임신부에서도 일어나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가 '자궁 속에서 PCOS를 예방하는 방법'을 당장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연구의 개요

프랑스 릴 대학교의 파올로 자코비니(신경내분비학)는 PCOS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난소의 소낭(小囊)들이 생성하는 항뮐러호르몬(AMH: antimüllerian hormone)에 초점을 맞췄다. PCOS를 앓는 여성들은 소낭들이 많아지므로, AMH를 과잉 생성할 수 있다. 자코비니가 이끄는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AMH가 일련의 뇌신경에 작용하여, 뇌하수체(pituitary gland)의 일부에서 황체형성호르몬(LH: luteinizing hormone)의 분비를 촉진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건강한 여성의 경우 LH가 급증하면 배란이 촉진되지만, PCOS 환자의 경우에는 LH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에 있으므로, 배란을 억제하고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LH와 테스토스테론 수준의 동반상승은 PCOS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먼저, 연구진은 임신 2기에 있는 네 그룹의 임신부들(비만하고 건강한 임신부, 날씬하고 건강한 임신부, 비만한 PCOS 임신부, 날씬한 PCOS 임신부)로부터 혈액을 채취했다. 통상적으로 임신기에는 AMH 수준이 하락하는데, 그 이유는 난소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날씬한 PCOS 임신부 그룹은 다른 세 그룹보다 AMH 수준이 두세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하게도, 비만한 PCOS 임신부의 경우 AMH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들은 임신 후기에 있는 설치류 일부에게 AMH를 주입하여, 연구대상 여성들(날씬한 PCOS 여성들)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암컷 새끼들은 PCOS와 유사한 증상(희발배란, 테스토스테론 상승)을 보였다. 추가연구에서, 과도한 테스토스테론이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연구진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그것은 AMH가 아로마테이스(aromatase)의 수준을 낮추기 때문이다. 아로마테이스는 태반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일종의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한다. 그런데 아로마테이스의 활성이 감소하면, 과도한 테스토스테론이 태아에게 침투하여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상(以上)은 PCOS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생쥐의 태아에서 관찰된 현상이다."

전문가들의 평가

PCOS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결과에 강한 인상을 받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 모든 현상들이 인간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UCSD의 제프리 창(생식내분비학)은 말했다. "인간의 태반에는 생쥐의 태반보다 훨씬 더 많은 아로마테이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아로마테이스를 압도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경우 아로마테이스의 활성을 제압하려면 훨씬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이 필요하다. 따라서 연구진의 모델이 인간 생물학에 적용되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버지니아 공중보건대학원의 제롬 스트라우스(생식내분비학)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날씬한 인간 PCOS 환자'와 '날씬한 PCOS 유사 생쥐'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날씬한 PCOS 환자'는 PCOS 증상을 겪는 환자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태아의 환경에 대한 선행연구에서는 (임신 중 당뇨병 발병위험이 높은) 과체중 여성의 대사장애에 초점을 맞췄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설사 날씬한 사람이라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UCLA의 대니얼 듀메식은 말했다. "이 결과는 임상사례와도 일치한다. 날씬한 PCOS 임신부의 경우, 혈액검사에서 AMH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AMH가 연쇄반응을 통해 상승시키는) 테스토스테론이 PCOS 증상의 핵심 용의자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마도 과도한 AMH에 의해 추동되는)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이 태아를 PCOS의 길로 내모는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미시간 대학교 앤 아버 캠퍼스의 슈 모엔터(생리학)는 말했다. 한편 자코비니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다양한 연령의 생쥐에 대한 개입을 통해 PCOS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임신 중에 호르몬 수준을 조절할 경우, 발생중인 태아나 임신부 모두에게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03720715301532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18-0035-5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5/scientists-may-be-closer-understanding-mysterious-common-cause-female-infert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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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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