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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통신원   
[김재호의 생태에세이] 벌새와 심장 박동 수 … 진화에도 중용이 필요할까
오피니언 이탈 (2018-05-16 09:58)

심장이 멈추면 생명은 끝난다. 그런데 오히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죽는 새가 있다. 바로 ‘아메시스트벌새’가 그 주인공이다.고대 중국에선 한 사람의 운명은 심장 박동 수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영원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나오는 코미디 멜로 영화 <타임 투 러브(Playing It Cool)>(2014, 저스틴 리어든)에 나온다.

몸이 아프거나 어떤 연유 때문에 심장이 너무 빨리 뛰면 일찍 세상을 등진다. 벌새를 포함한 어떤 동물이건 크기에 상관없이 평생 약 15억 번의 심장 박동이 주어진다고 한다. 고대 중국의 속설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코끼리나, 생쥐, 고양이 모두 일생에 대한 체감 시간은 거의 같다. 몸집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달라질 뿐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결과론적 추론에 가깝고,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회의론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삶에 열정적이라는 뜻이다. 높은 심장 박동 수는 그만큼 신속히 날아다닌다는 의미고, 이건 다시 경쟁자보다 먹이를 먼저 찾거나 짝짓기를 위해 열렬히 구애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빠른 심장 박동 수는 오히려 독이 된다. 그래서 심장 박동 수에 대해서도 역시 진화의 관점에서 ‘중용’이 필요하다. 영화 <향수>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후각이 너무 발달하거나, 혹은 소리나 기타 감각이 극단적으로 발전해도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벌새는 언제나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리 자유자재로 신속히 날아다니는지. 지구상에 337종의 벌새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사이언스>는 벌새의 재빠름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25종의 200마리의 벌새를 통해 근육량과 회전 운동 및 방향 전환, 날갯짓 등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정말 다양한 비행 기술을 벌새들 각자가 터득해왔다는 걸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근육을 얼마나 잘 쓸 수 있고, 날개 하중을 어떻게 낮추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실험에서 분석한 3분의 1 정도의 벌새들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우연히 진화해왔다.


벌새는 진화가계도를 만들기가 어려운 새에 속한다. 벌새의 비행 행동 패턴 다수가 형태학적 특징과 관련 있음이 확인됐을 뿐이다. 벌새는 몸이 너무 가냘파 화석으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현재의 설로는 칼새류나 쏙독새류가 벌새 조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거나, 3천만 년 전 벌새처럼 보이는 생물체가 독일 땅에 존재했을 거라는 주장이 있다.

벌새는 자유자재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민첩성이 높다. 아즈텍 사람들이 전쟁의 신으로 섬길 정도로 호전적인 성향을 지녔고, 꿀 많은 꽃을 위해서라면 다른 벌새를 할퀴고 물어뜯는 육탄전도 마다 않는다. 여러 꽃 사이를 쏜살같이 오가며 후진이 가능하고 제자리에서 맴돌 수도 있어, 줄기에 매달린 꽃과 같이 다른 새들은 쉬이 먹지 못하는 장소에서 머리를 고정시키고 몸통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꿀을 먹을 수 있다.

벌새는 제일 작은 새이면서 가장 작은 항온 척추동물이다. 너무 빨라 포식자로부터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진화적으로 보았을 때 벌새는 포식자 없는 환경에서 유유자적 하며 풍족히 먹기 위해 사실 많은 걸 포기한 셈이다. 짧은 교미가 끝나면 암컷 혼자 새끼들을 키우고, 수컷은 나 몰라라 부지런히 과즙을 빨러 다닌다.

벌새는 2에서 20그램 정도 무게로, 대개 5그램 이하다. 날개는 1초에 40∼80번 정도 뛴다. 어떤 벌새는 1초에 200회를 기록하기도 한다. 벌새의 심장은 연필 끝부분에 달린 지우개 크기 정도다. 그런데 심장 박동 수는 1분에 250회 정도 뛰는데, 비행 중에는 1200회까지 뛰기도 한다. 벌새는 열을 발산하며 에너지를 엄청나게 잃기 때문에 자기 몸무게만큼의 꿀을 먹어야 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고열량의 햄버거 90kg을 먹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약 시속 90km 정도로 날아다니는 벌새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할 수 있을 정도이다. 붉은목벌새의 경우 이주기 동안 쉬지 않고 멕시코 만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갈색벌새는 매년 멕시코와 알래스카를 오간다. 그런데 심장 박동 수 또한 죽음에 이를 만큼 빠르다. 반대로 벌새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평생 심장이 빨리 뛰어야만 존재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 극한의 온도나 굶주림의 상태에 몰리면 심장 박동은 신진대사와 마찬가지로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아메시스트벌새(Amethyst-throated Hummingbird)는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로, 온두라스 등지가 고향이다. 밝은 핑크와 보라색을 목에 두르고 있는 이 벌새는 습기가 많은 산간 지대 상록수와 소나무 오크 숲에 산다.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아메시스트벌새는 삼림 벌채에 취약하다. 아메시스트는 보라색 혹은 자줏빛을 띠는 돌을 뜻하며, 그리스어 ‘amethustos’에서 유래했다. 아메시스트 돌은 취하지 않게 혹은 중독되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에 그 기원이 있다.


벌새는 작은 체구로 인해 자연적인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은 편이다. 벌새의 크기가 작은 것에 대해, 먹이 경쟁에서 날랜 수컷들을 암컷들이 선택하는 식의 다윈의 성 선택 기작이 주장되는데 이로 더욱 작고 날랜 벌새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작은 몸집 때문에 벌새는 에너지를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심장 박동 수가 아메시스트 벌새처럼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가면 죽고 만다.

벌새는 체구에 비해 심장이 크다. 그만큼 심장 박동도 빠르다. 사람이 보통 분당 78회 심박 수를 가졌다면, 비행하는 벌새는 전형적으로 1,200번의 심박 수를 지닌다. 심장이 항상 빠르게 두근거리기 때문에 심장이나 혈관에 큰 부담이 된다. 심장이 뛰는 시간은 체중과 관련이 있는데 대체로 체중이 많이 나가면 심장이 느리게 뛴다. 쥐의 심박수는 분당 800회 정도로 3년 정도 살지만, 흰긴수염고래는 분당 20회 정도 심박수를 지녀 50년 이상을 산다. 흰긴수염고래의 조직 1g이 쥐의 조직 1g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훨씬 적은데, 큰 동물일수록 체중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몸 구조나 생활 방식에 여러 제약들이 있기에 어떤 크기의 몸집이 더 좋다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몸집이 큰 생물들의 경우 오래 사는 이점이 있지만 그만큼 한 세대가 대체로 길다. 환경 변화에 적응할 새로운 돌연변이 종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적다.

앵무류와 두루미류는 조류 가운데 꽤나 오래 사는 편이다. 같은 지구에 살고, 같은 숲에 살더라도 앵무와 벌새는 서로 다른 시간 속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시기에 태어났지만 어느 순간 벌새는 늙은 사랑꾼이 되었고, 앵무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년이 되었다. 벌새는 살아가는 시간이 빠르고 항상 바쁘다.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 그만큼 벌새는 자신의 삶에 비해 주변이 너무 느리게 흘러간다고 여길 것이다. 왠지 삶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심장이 진정되지 못해 불타는 장작과 같다.

더욱이 벌새는 다리 힘이 너무 약해 나뭇가지를 움켜쥐지 못하고 땅에 착지도 어렵다. 평생을 날다 에너지가 소진되어서야 비로소 땅에 몸을 파묻을 정도다. <아비정전>에 언급되는 ‘발없는새’는 아마도 벌새를 모티브로 삼지 않았을까.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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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교수신문> 과학전문기자)
학부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원에서 과학철학에 대한 고민이 많고, 영화와 연극, 음악을 좋아한다. 현재 <동아일보>에 과학에세이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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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4
회원작성글 최초여노  (2018-05-16 10:40)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여러 정보를 알고 갑니다
회원작성글 이탈  (2018-05-16 13:16)
감사합니다! 여러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회원작성글 ||놀자||  (2018-05-20 03:01)
벌새가 종 수가 참 많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근데... blue whale은 대왕고래가 더 적절한 이름입니다. 흰긴수염고래는 일본 명칭의 오역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원작성글 이탈  (2018-05-21 08:35)
아.. 그런가요. 저도 하나 배웠습니다. 이후에 명칭 수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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