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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문신의 비밀은 면역세포 속에 있소이다
생명과학 양병찬 (2018-03-13 09:19)
문신이 끈질기게 지속되고 지우기 힘든 이유는, 대식세포가 바통을 이어가며 잉크의 색소를 계속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 Tech Times(참고 1)

문신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종종 "문신은 평생 간다"는 소리를 듣고 망설이게 된다. 표피 바로 아래의 피부층에 새겨지는 문신은 제거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다. 레이저 수술은 가격이 비싸고 시간이 걸리는 데다 종종 완벽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

3월 5일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JEM)》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프랑스의 한 연구팀은 상황을 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문신 잉크가 끈질기게 지속되도록 만드는 세포과정(cellular process)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문신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이 주범으로 지목한 세포는 세포 찌꺼기, 미생물, 기타 이물질(foreign body)을 확인하여 집어삼키는 면역세포 - 대식세포(macrophages)인데, 이것을 차단하면 문신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신은 본래 연구팀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 즉,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원과 아익스-마르세유 대학교의 상드린 앙리 박사(면역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피부대식세포(skin macrophage)가 피부의 다른 면역세포들과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피부대식세포의 기원과 유전학을 연구했었다(참고 3).

그러나 그들은 연구 과정에서 문신 제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즉, 그들은 까만 털가죽을 가진 생쥐가 보유한 특이한 유형의 피부대식세포를 발견했는데, 그 대식세포는 (기존에 색소입자를 저장하고 있던) 다른 대식세포가 죽을 때 방출하는 색소입자를 삼킴으로써 바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 실린 후속연구에서, 대식세포는 문신 잉크의 입자를 삼키는 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연구팀은 대식세포가 문신 색소를 삼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첫 번째로, 그들은 생쥐의 유전자를 변형하여 디프테리아 독소 수용체(diphtheria toxin receptor)를 가진 피부대식세포를 보유하도록 만들었는데, 이는 연구팀에게 '생쥐에게 독소를 주입할 경우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생쥐의 꼬리에 녹색형광잉크로 문신을 한 다음, 문신이 새겨진 피부절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잉크 입자가 대식세포에게 잡아먹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다음으로, 연구팀은 '세포 쓰레기 처리반', 즉 대식세포들을 전멸시킬 요량으로 생쥐를 디프테리아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아니나 다를까, 대식세포들은 예상했던 대로 전멸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잉크 입자를 삼킨 대식세포들이 모조리 대체된 후에도, 문신 잉크가 몇 달 동안 지속되는 게 아닌가! 연구팀은 다른 실험에서, 알비노 생쥐의 등에 문신이 새겨진 꼬리피부를 이식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식편(graft) 속의 세포들이 모두 사망한 6주 후에도 잉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문신이 지속되는 이유는, 대식세포가 바통을 이어가며 그 색소를 삼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한 대식세포가 죽으면 거기에 저장되어 있었던 잉크 입자가 방출되는데, 이때 다른 대식세포가 다가와 세포 찌꺼기와 함께 잉크 입자까지도 말끔히 먹어치운다.

그렇다면 문신이 일정한 무늬를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앙리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건 피부대식세포가 피부 안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신 잉크 속에 들어있는 색소입자는 크기가 매우 커서, 림프관(lymphatic vessel)을 경유하여 림프절(lymph node) 속으로 배출될 수도 없다. 그러니 죽은 대식세포가 색소입자를 방출하더라도, 제2의 대식세포가 색소입자를 삼킬 때가지 그 자리에 버티고 있을 수밖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면역학을 연구하는 사이먼 요나 박사는, 연구팀이 실험용 생쥐의 유전자를 변형한 방법을 칭찬했다. "우리는 지금껏 문신 색소가 피부 속에 그렇게 오랫동안 머무는 이유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운 연구를 통해, 문신 잉크를 삼키는 세포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커다란 진보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원치 않는 문신을 제거하는 전략을 새로 제시했다. 이 전략을 전통적인 접근방법과 결합할 경우, 윤곽이 분명한 작은 문신을 제거하는 데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앙리 박사와 동료들은 이미 특정한 유형의 면역세포에 유전적 지시사항(genetic instruction)을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참고 4), 피부과학자들과 긴밀히 연계하여 다음 단계의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피부대식세포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법과 병행할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문신 제거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내 생각대로라면, 레이저 펄스를 이용하여 생성된 색소입자파편이 대식세포에게 즉시 포획되지 않을 것이므로, 색소입자들이 림프관을 통해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료법들이 그렇듯, 이번에 개발된 접근방법에도 위험은 있다. 즉,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번 접근방법은 엄밀한 안전성 테스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대식세포의 기능을 차단할 경우 상처치유를 억제하거나(참고 5), 골격의 재생을 손상시킬 수 있다(참고 6)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 참고문헌
1. http://www.techtimes.com/articles/222527/20180307/understanding-why-tattoos-are-permanent-might-be-crucial-to-better-removal-methods.htm
2. http://jem.rupress.org/content/early/2018/03/05/jem.20171608
3. http://www.cell.com/immunity/fulltext/S1074-7613(13)00438-X
4. http://www.jimmunol.org/content/early/2015/05/01/jimmunol.1500564
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789630/
6. http://www.fasebj.org/doi/abs/10.1096/fasebj.26.1_supplement.136.5

※ 출처: Scientific American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tats-off-targeting-the-immune-system-may-lead-to-better-tattoo-remo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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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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