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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최초의 형광개구리 발견
생명과학 양병찬 (2017-03-14 09:17)

Before and after. The polka-dot tree frog in natural light (top) and under UV (bottom
Before and after. The polka-dot tree frog in natural light (top) and under UV (bottom) / © Chemistryworld.com

PNAS 3월 13일호(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참고 1), “남아메리카산 물방울무늬청개구리(Hypsiboas punctatus)는 평상시에 은은한 녹색·황색·적색 빛깔을 띠지만, 조명을 낮추고 자외선 전등을 켜면, 밝은 청색과 녹색으로 반짝인다”고 한다.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하여 긴 파장의 빛을 내뿜는 능력을 형광(fluorescence)이라고 부르는데, 육상동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능력인 데다 지금껏 양서류에서는 전혀 보고된 적이 없다. 또한 연구진에 의하면, 물방울무늬청개구리는 다른 동물과 전혀 다른 형광분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형광을 발(發)하려면 빛을 흡수해야 하므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형광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형광은 생물발광(bioluminescence)과 구별되는데, 생물발광을 하는 생물들은 화학반응을 통해 독자적으로 빛을 낸다는 특징이 있다. 바다에서는 산호, 물고기, 상어, 대모거북(Eretmochelys imbricata) 등 많은 생물들이 형광을 발하며, 육지에서는 앵무새와 일부 전갈이 형광을 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소통, 위장, 배우자 유인 등의 다양한 설(說)이 제시되어 있지만, 동물들이 형광을 내는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물방울무늬청개구리는 빌리베르딘(biliverdin)이라는 색소를 갖고 있으므로, 연구진은 처음에는 이 개구리가 적색형광을 낼 거라고 생각했다. "빌리베르딘은 일반적으로 양서류의 조직과 뼈를 녹색으로 만드는데, 일부 곤충에서는 빌리베르딘에 결합된 단백질이 희미한 적색형광을 발한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카를로스 타보아다 박사(파충류학)는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물방울무늬청개구리는 청색과 녹색 형광을 발했다.

특이한 형광단백질

아르헨티나 산타페 근처에서 수집한 물방울무늬청개구리에게 블랙라이트(가시역에 가까운 자외선)를 비췄을 때, 타보아다가 이끄는 연구진은 깜짝 놀랐다. 희미한 적색 대신 강렬한 녹청색 형광을 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믿을 수가 없었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부에로스아이레스 대학교의 훌리안 파이보빅 박사(파충류학)는 회고했다.

물방울무늬청개구리가 녹색 형광을 내는 것은, 림프절, 피부, 샘분비물(glandular secretion)에 존재하는 세 가지 분자(hyloin-L1, hyloin-L2, hyloin-G1)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일로인은 고리 구조와 탄화수소 사슬을 포함하고 있는데, 동물계에서 알려진 형광분자 중에서는 독특한 사례다. 이와 가장 비슷한 분자들은 식물에서 발견된다"라고 상파울루 대학교의 노베르트 페포리네 로페스 박사(화학)는 말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형광분자는 굉장한 양의 빛을 내뿜는데, 자그마치 보름달 가시광선의 18%에 해당되므로, 관련된 종(種)들이 물방울무늬청개구리를 알아보는 데 충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물방울무늬청개구리의 시각계나 광수용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전혀 없기 때문에, 타보아다 박사는 그들끼리 형광을 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 형광의 생태학적·행동학적 기능에 대해, 해결한 의문보다 제기한 의문이 더 많다"라고 뉴욕 대학교 버룩 칼리지의 데이비드 그루버 박사(해양생물학)는 말했다. 그루버 박사는 2015년 대모거북에서 형광을 발견한 적이 있다(참고 2).

파이보빅 박사는 물방울무늬청개구리와 같이 반투명한 피부를 가진 250종의 청개구리들을 대상으로 형광을 계속 찾아낼 계획이다. 그는 물방울무늬청개구리가 유일한 종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는 다른 과학자들도 청개구리의 형광을 매우 흥미롭게 여길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자외선 플래시를 들고 현장으로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파이보빅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Taboada, C. et al., "Naturally occurring fluorescence in frogs", Proc. Natl Acad. Sci. USA (2017);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7/03/07/1701053114.abstract
2. Gruber, D. F. & Sparks, J. S., “First Observation of Fluorescence in Marine Turtles”, Am. Mus. Novit. 3845, 1–8 (2015); http://www.bioone.org/doi/10.1206/3845.1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first-fluorescent-frog-found-1.2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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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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