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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종양세포의 전이 정착
순환종양세포의 전이 정착 저자 이승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등록일 2017.11.09
자료번호 BRIC VIEW 2017-R33
조회 2537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요약문
전이는 암으로 인한 주요 사망원인이다. 혈관을 순환하고 있는 종양세포가 다른 장기에 정착하려면, 그 조직까지 침투해야 하고 면역 방어벽을 뚫어야 하며 주위 니치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종양으로 움틀 수 있는 씨앗으로 잠복해 있다가 마침내 우리 몸을 차지하는 데 나선다. 전이는 비효율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일단 전이가 시작되면, 지속되는 반응때문에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이성 암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이러한 암세포의 전이 정착 결정 기작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키워드: 암, 전이, 전이성 정착, 암 친화적 니치, 잠복, 재발, cancer; metastasis; colonization; supportive niches; dormancy; relapse
분야: Cancer Biology/Oncology
본 자료는 Metastatic colonization by circulating tumour cells. Nature, 529 (7586), pp. 298-306.의 논문을 한글로 번역, 요약한 자료입니다.

목차

1. 서론
2. 비효율적인 전이성 정착
3. 장기(Organ) 침투
4. 암세포 침투에 대응하는 조직 방어
5. 암 친화적 니치
6. 증식 및 생존 신호
7. 잠복성 전이
8. 완전한 전이
9. 치료 후 반응
10. 전망


1. 서론

악성종양 세포는 암으로 진단 받기 훨씬 전부터 순환계를 타고 돌아 다닌다. 대부분 소멸되지만, 소수의 암세포는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침투하고 확산될 수 있는 씨앗으로 살아남아 있다가 암으로 재발된다. 암 진단 시, 원발암에서 비롯된 수천 개의 암세포가 이미 먼 장기에게 까지 퍼져 있을지도 모른다. 암세포 입장에서는 우리 몸의 장기를 점령하고 임상적 병변으로 나타나기까지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장기의 전이 정착(colonization)은 전이 과정 중 가장 복잡하고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단계이다. 최근, 환자 유래 마우스 및 유전 조작 마우스 모델 개발, 이미징 기술과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CTCs)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까지 침투하고 암 친환경 니치 안에서 정착한 후 우리 몸을 공격하는 일련의 분자 기작 과정을 이해하게 되었다(그림 1). 이를 통해 전이 과정을 총체적으로 개념화 할 수 있게 되었고, 보다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리뷰에서는 암세포의 전이성 정착 과정에 대한 최신 지견을 정리하고 핵심이 되는 의문점들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룰 것이다.

2. 비효율적인 전이성 정착

아주 작은 종양에서도 수 백 만개의 암세포가 떨어져 나온다. 하지만, 암을 극복한 많은 사람들이 재발을 겪지 않거나 특정 질병 없이 오랜 기간 잠복기를 거친 후에야 암이 발병한다. 환자 혈액 속 암 줄기세포 수는 전이된 병변 수 보다 훨씬 많다. 장기에 침투해 생존하고 있는 확산 종양세포(disseminated tumor cells, DTCs)가 골수에서 수 년간 살아있기도 하고 절반 가량의 환자에서 전이성 암이 발병된다. 임상적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죽고 살아남은 극소수의 암세포만 미세 전이에 성공하게 되기 때문에, 전이성 정착은 아주 비효율적인 과정이다. 마우스 모델 연구에서, 복강 내 주입한 암세포는 폐에 도달하기 전 대부분 죽고 간문맥에 주입한 흑색암종 세포는 고작 0.02% 만 전이를 할 뿐이었다. 이러한 비효율성이, 단지 전이와 발암 능력을 가진 암 줄기세포 수가 적기 때문만은 아니다. 유방암 줄기세포 대부분은 폐에서 사멸되고, 대장암 줄기세포도 간 연조직에 침투 후 빠른 속도로 제거된다. 이러한 보고들은 확산 종양세포의 생존과 종양 생성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 전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함을 시사한다.

3. 장기(Organ) 침투

전이 초기단계의 암세포는, 세포외기질 분해 단백질과의 상호 부착을 수반하는 암세포 내 세포 골격을 재배치함으로써 암 친환경 네트워크인 기질에 침투하고 이동한다. 기질세포에서 분비되는 TGF-β 및 세포 신호에 반응해서, 암세포는 상피간엽이행(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EMT, 세포 간 부착성과 상피 극성을 상실하고 이동성과 침습성을 갖게 되는 세포 현상)을 겪게 된다. 상피간엽이행은 암세포의 혈관 내 침투(intravasation)를 증가시키고 줄기세포 능력을 유도한다(그림 1). 상피간엽이행은 가역적인 반응으로, 그 역작용인 간엽상피이행(mesenchymal -to-epithelial transition, MET)은 혈관 외 침투(extravasation)를 촉진한다. 모세혈관 밖으로 유출된 암세포는 장기에 침투하고 전이성 정착을 한다(그림 1). 암세포는 종양에서 단일 세포 및 세포 덩어리 형태로 떨어져 나온다. 암세포 덩어리에 존재하는 여러 암세포 클론들은 상호 자극을 통해 생존과 전이를 용이하게 한다(그림 1, 암세포 클론 다양성). 실제로 다양한 클론으로 구성된 암세포의 전이가 더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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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암세포의 전이 정착. (상단 그림) 암세포는 원발암 인접 위치에 침습하여 수 분에서 몇 시간 내로 예비 전이 정착(pre-colonization)함. 상피간엽이행의 도움으로 암세포는 혈관 내 침투(intravasation)하고, 혈관을 따라 순환하다 먼 거리에 있는 장기에 전이 정착(colonization)함. (하단 그림) 전이성 암세포(순환종양세포)가 발생(seeding)하면 혈관 내 물리적 환경(정지), 면역 감시를 통해 제거되고 이를 극복한 소수의 전이성 암세포는 암 친화성 니치 안에서 정착함. 이후 암세포는 잠복기를 거치거나, 저항성을 획득한 세포 군은 활성화되고 증식해서 완전한 전이 정착(overt colonization)에 이르게 됨. 이 과정은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쳐 진행됨. 생존 신호의 도움으로 계속 증식하고 항암 치료에 반응해 항암제 내성을 획득하여 다시 증식하기도 함.


순환하는 암세포는 상당한 전단력, 선천면역감시,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동하는 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혈소판을 이용하고 대사작용을 변화시켜 산화스트레스를 극복한다(와버그 효과-암 대사 작용 변화). 순환종양세포는 혈관에 들어선 후 조직에 다다르기 전, 모세혈관 내에서 물리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그림 1 하단: 정지). 순환종양세포는 정맥 순환과 혈액 순환 패턴 영향에 따라 전이에 제한을 받지만, 대동맥 우회경로를 통해 일차 차단 관문을 벗어나기도 한다. 혈관 내에 안착한 순환종양세포는 증식하면서, 색전을 형성하고 혈관을 뚫고 나와 밖으로 침투한다(그림 1 하단: 혈관 외 침투). 혈관 외 침투 과정에는 다양 유전자들이 관여되어 있다. 이처럼 전이성 침투는, 종양 기질에서 비롯되는 암 예열 신호, 순환종양세포 덩어리 내 세포 구성, 표적이 되는 장기의 혈관벽 구조, 암세포의 자가 조절 기능 등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4. 암세포 침투에 대응하는 조직 방어

원발암의 암세포는 함께 진화하는 암 미세 환경 내에서 숙주의 면역 감시를 억제하며 성장한다. 하지만, 먼 거리에 있는 장기로 침투하는 과정 초기에 바로 암 친화적 미세 환경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어, 대부분의 암세포는 사멸하고 만다. 암 발생 및 전이를 설명하는 ‘씨앗과 토양’이론은 암 유형에 따라 전이가 잘 되는 장기가 있다는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멋진 은유적 표현이긴 하다. 하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모든 토양은, 암세포가 확산하는데 도움이 못되는 죽은 토양이라는 점에서 잘못 이해될 수 있다. 사실상, 가장 좋은 토양은 원발암 그 자체일 수 있다. 순환종양세포에 의해 원발암과 전이성 암이 다시 발생하는 “스스로 씨 뿌리기(self-seeding)”가 다른 위치에서 발병하는 것 보다 훨씬 쉽다. 가장 공격성 높은 암세포 클론과 항암제 내성이 높은 클론은 이러한 자가 발생을 통해 증식된다.

처음 확산된 암세포는 숙주의 면역 감시를 통해 공격을 받는다. 세포독성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가 대표주자로, 자연살해세포 저해 인자인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Mer을 억제하면 전이가 감소한다. 또 자연살해세포가 많이 존재하는 간에서, 자연살해세포를 무력화시키거나 유전적으로 제거하면 전이가 증가한다. 이처럼 면역 감시는 암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그림 1 하단: 면역 저항성).

5. 암 친화적 니치

성체 줄기세포는, 줄기세포 증식과 휴지(休止), 자가 재생 및 분화 간 균형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조성된 특정 니치(미세 환경)에 존재한다. Hedgehog, Wnt, TGF-β 성장인자 및 CXCL12 키모카인과 같이, 발생 및 자가 재생 조절 신호가 줄기세포 니치로 작용한다. 종양은 본래의 니치 안에 있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나 종양 형성 능력을 지닌 세포로부터 비롯되어, 이 니치 신호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줄기세포가 멀리까지 퍼져 나간 후, 특화된 암 친화적 니치의 도움을 받아 이들의 생존과 암 형성능이 향상된다. CXCL12 수용체 CXCR4는, CXCL12 발현이 높은 골수로 전이하는 유방암세포의 표지 인자이자 중개 인자로 규명되어 있다. 모세혈관 주위를 암 친화적 니치가 풍부한 공간이 둘러싸고 있어, 암 줄기세포의 증식과 항암제 저항성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그림 1 하단: 암 친화성 니치).

원발암에서 비롯된 전신 신호가 전이성 정착 예비 니치를 조성해서, 순환종양세포가 다다르기 전에 미리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의 미세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종양 유래 염증성 사이토카인, 엑소좀, 세포외기질 재건 효소의 전신 효과를 통해서도 암세포가 침투하기 좋은 예비 환경이 조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색암종 세포는 전이성 정착 예비 환경 조성을 위해, 엑소좀을 분비해 혈관 유출과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췌장암 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에 대식세포 저해 인자(MIF)가 탑재되어 있어 TGF-β 분비를 유도하여 암 전이가 증가된다. 인테그린은 암세포에서 분비된 엑소좀이 특정 장기에 모세포의 물질을 전달할 수 있도록 조종하여 종양세포 전이 정착 전 예비 환경을 조성한다. 암환자의 임상 사례를 보면 예비 전이성 니치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 의구심이 든다. 대부분의 환자는 원발암 제거 후, 수 개월 내지는 수 년에 걸쳐 전이가 진행되는데, 그때까지 종양세포는 대개 잠복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실험 연구에서 예비 전이성 니치는 확산 종양세포가 바로 증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보인다. 원발암 제거 후 수년 동안 예비 전이성 니치가 예열상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전이성 예비 니치의 역할이, 잠복기로 접어들기 전 세포 수를 불려 침투 세포의 생존을 높이는데 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6. 증식 및 생존 신호

수많은 유전자와 신호가 전이성 세포 증식과 생존에 도움을 주고, 이 유전자의 발현을 통해 임상에서 재발을 예측할 수 있다(상자 1). 전이 촉진(pro-metastatic) 기질 인자들은 궁극적으로 줄기세포를 지지하는 신호(Wnt, TGF-β, BMP, Notch, Stat3)를 활성화 한다. PI3K-AKT, MAPK, HIF 신호전달체계는 생존을 위해 세포 대사를 조정하기 위해 활성화된다. Hedgehog, Hippo 신호를 통한 위치 및 기계적 신호 조절, NF-kB와 Stat1 매개 염증 신호도 활성화된다. 발생과 조직 재생을 주도하는 이 신호전달체계는, 암세포가 전이할 때 아주 낮은 활성의 미세 환경 내에서 충분히 활성화되어 이용된다. 확산 종양세포는 숙주가 제공하는 개시 신호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준해 선별되는 것으로 보인다. 확산 종양세포는 자가 신호 활성 인자를 발현하거나 이 신호를 생성하는 기질 세포를 불러들여서 핵심 신호체계를 자극하거나 증폭시킨다. IL-6(인터루킨 6) 자가 분비를 통해 Stat3가 자극되고, IGF2(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2)의 자가 분비를 통해 PI3K-AKT 신호가 활성화되어 암 전이를 매개한다. 기질 세포의 CXCL12가 유방암 세포의 PI3K-AKT 신호를 활성화하여 골수로 전이를 촉진한다. 암세포는 기질 세포와의 물리적 접촉을 통해 암 친화적 환경을 제공받기도 한다. 클라우딘-2를 매개로 하는 세포 간 상호작용이 전이를 촉진시킨다. 전이 촉진 신호 활성은 후성유전적 변화에 의해 더 증진될 수도 있다. microRNA가 암세포와 기질 세포 간 다양한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어 전이를 저해하기도, 촉진하기도 한다. 암세포가 다양한 기질 세포의 개시 신호에 대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또 이러한 니치와 신호 체계가 전이성 정착 과정에 항상 중요한 지 아직은 불분명하다. 암세포가 혈관 밖으로 유출될 때, 조직 방어 기작에 직면할 때, 전이 잠복기로 존재할 때, 필요로 하는 신호가 모두 다르다. 또 특정 신호는 확산 종양세포가 잠복기로부터 벗어나 증식 상태로 진입할 때만 중요하다. 실험 연구에서도 얻지 못한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은 임상 중개의학에서도 주요 관심사다. 암세포의 초기 침투과정에서만 필요한 생존 신호를 표적으로, 완전히 전이된 병변을 치료하려는 전략은 임상적으로 도움이 못 된다. 마찬가지로, 잠복기에 있는 확산 암세포에 발암 신호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도 쓸데없을 수 있다. 하지만, 잠복성 확산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 기작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는 잔존 질병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실제로 효과적일 수 있다.

[상자 1] 전이 과정은 계속되는 제한 압박을 받으면서 유전적, 후성유전적 변화와 선호 특성들의 이후 선택을 통해 진화한다. 유전체를 비교해 보면 원발암과 전이성 암의 클론이 유사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발암 내에 전이성 클론의 모세포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는 원발암의 후기 클론 확장(clonal expansion)을 통해 전이성을 지닌 클론이 비롯된다는 가설의 증거가 된다. 확산 종양세포에는 원발암의 발암성 변이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 발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로, 전이성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췌장암 전이의 KRAS 변이, 전립선암의 TP53 및 안드로젠 수용체 변이와 같이 발암 변이 대립형질은 전이암에 축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발성 전이에 특이적인 돌연변이가 규명된 적은 없다. 이는 전이 과정 중 클론 진화가 일어나는 동안, 후성유전적 변화 및 유전자 발현을 수정하는 다른 기작들이 선택적 전이 촉진 특성을 매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암세포는 확산, 순환, 혈관 외 침투 및 장기 정착 직후 생존을 위해 자가 조절 특성을 갖는데, 이는 원발암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에게 중요해서 원발암 내에서 미리 선택된다. 초기 전이성 특질은 조직 침습, 면역 감시, 저산소증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 중에 선택된다. 상당 수의 원발암 암세포가 제한된 성공 확률로, 전이 초기단계를 통과할 수 있는 전이 촉진 특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효과적인 전이 촉진 특성 조합을 지닌 클론이 전이성 병변을 일으키고 원발암 씨앗을 다시 뿌릴 수 있게 된다. 초기 단계를 넘어선 암세포는 장기에 침투, 확산된 후 완전한 전이 정착을 위해 계속 진화한다. 확산 초기의 암세포는 원발암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7. 잠복성 전이

원발암 제거 후 몇 개월에서 몇 년이 지난 후 전이성 암으로 발병한 경우, 또 골수에서 확산 암세포가 발견된 환자가 전이성 암으로 진행되지 않은 사례를 보면, 원발암 치료 전에 확산 암세포가 오래 기간 전이성 증식을 할 수 있는 성질을 이미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떤 장기에는 잠복성 확산 암세포가 더 잘 축적되기도 한다. 종양의 잠복은 두 가지 모드로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첫째는 세포의 잠복이다. 분리된 확산 종양세포가 증식이 멈춘 상태로 돌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암환자 골수 시료에서 확인된 대부분의 확산 종양세포는 휴지기의 단일 세포였다. 하지만, 휴지기에 있는 암 덩어리의 경우, 불충분한 혈관 형성과 지속적인 면역 방어(계속되는 솎아내기) 때문에 미세 전이가 멈춘다. 전이 잠복성이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어떤 암세포가 잠복기에 들어서는지, 이를 유지시키는 신호는 무엇인지, 잠복기의 암세포가 어떤 니치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무엇이 공격적인 증식을 재개하게 하는지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잠복기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실험 모델의 부족, 동물 모델의 장기간 실험으로 인한 비용문제 등이 이유이다. 하지만, 마우스 이종이식 모델을 통해 잠복기에 놓인 기질 세포 신호가 규명된 바 있다. TGF-β와 BMP 신호가 확산 종양세포의 휴지 상태를 공고히 하고, 자가 재생을 제한할 수 있다. 혈관 주위 니치가 암세포의 잠복을 유도하기도 한다. 반면 1형 콜라젠, 섬유결합소(fibronectin)가 많은 환경에서는 잠복 상태가 저해된다. 기질의 성장인자가 부족하거나 성장 저해 신호가 풍부한 경우, 전이성 잠복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호들은 전이성 잠복을 오랜 기간 지속시킬 수는 없는 듯 하다. 암세포 스스로 잠복기에 이르게 하는 자가 조절 기작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장기이식으로 전염된 암에서 비롯된 면역 시스템 때문에 확산 종양세포의 잠복 상태가 유지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흑색암종을 극복한 환자의 공여로 면역력이 저해된 수여자에게 장기가 이식된 경우, 암이 전염되었다. 이는 확산 종양세포가 지속적인 면역계의 압박에 의해 잠복 상태가 유지되었음을 의미한다. 확산 종양세포는, 전이 확산에 용이한 특질을 얻기 위해 진화하는 동안, 간헐적으로 세포 주기를 작동시키고 그 딸세포는 면역계에 의해 재빨리 제거된다.

8. 완전한 전이

어떤 장기에서는, 성장 저해 인자와 면역 방어의 저해 만으로도 확산 종양세포의 공격적 전이 증식이 재개된다. 하지만, 조직의 구성과 구조 등 장기가 지닌 특이적 특징에 따라 전이성 정착 과정이 다르다. 이러한 전이 패턴은 전적으로 종양 유형에 따라 아주 다양하고 재발 동역학 관계 또한 다르다. 골 전이 기작은 전이의 마지막 단계인 완전한 전이 상태를 결정하는 장기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골 용해성 전이는, 뼈 생성 및 흡수 파골세포의 균형 관계가 흡수 쪽으로 치우칠 때 발생한다. 파골세포 활성 인자인 부갑성선 연관 단백질(parathyroid hor-mone-related protein, PThrP), IL-11, TNF-α는 골모세포 성숙을 촉진한다. 골 전이 세포는 MMPs를 통해 RANKL을 활성화하고 RANKL 저해 인자인 osteoprotegerin을 억제한다. Notch 리간드인 Jag-ged1, 세포 부착성 분자인 VCAM1 및 sICAM1(soluble 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e)은 골모세포의 이동에 관여한다. 과활성화 된 골모세포에 의해 골 기질이 분해되면 TGF-β가 분비되어 암세포의 PThrP, IL-11 및 Jagged1 생성을 촉진한다. 이는 골 분해 주기를 조정하여 골 기질이 분해되고 골수로 채워지도록 자극한다. 골모세포 전이와 관련된 암세포 인자는 섬유아세포 성장인자(FGF),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 VEGF, 및 endothelin 1, Wnt, BMP가 있다. 골 전이 모델을 통해 암세포가 어떻게 숙주의 미세 환경을 이용하여 완전한 전이를 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전이성 세포가 장기 특이적 전이 정착을 하는 데, 특징적인 간질 성분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골 전이 이외의 다른 장기 특이적인 전이성 정착 과정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9. 치료 후 반응

악성종양은 외과적 수술 대신 방사선 치료나 전신 화학요법을 통해 재발을 억제한다. 전이가 임상적으로 분명해지면, 대부분의 전신 치료법은 전이된 장기는 고려치 않고 전이를 표적으로 조정된다. 일반적인 화학치료, 발암 유전자에 대한 표적치료, 면역시스템의 항암 능력을 보강해 주는 항암 면역치료 그리고 이들의 병용 치료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정 장기로의 전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는, 특정 장기에만 전이가 국한되었을 때 해당된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종양 크기를 일부만 줄이는데 그치고 상당량의 병이 남아있기 일쑤다. 지속적인 치료는 잔여 종양 치료를 더디게 한다. 항암제 내성 암세포 클론들에 의해 암은 재발되고 결국, 전이 암 환자의 치료율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낮아진다. 암세포 군은 음성 되먹임 신호와 암 친화적 미세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변화시켜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한다. 치료 스트레스 하에서 암세포 자체가 생존 신호의 제공원이 될 수 있다.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를 통한 표적치료[흑색암종에 대한 베무라페닙 (vemurafenib) 및 대브라페닙(dabrafenib)], 폐암에 대한 얼로티닙(erlotinib) 및 크리조티닙 (crizotinib)]의 경우, 치료 후 남아있는 약물 저항성 세포에서 다양한 생존 신호를 활성화 하는 복합 분비체 생성이 시작된다. 이 분비체는 약물 저항성을 지닌 변이 클론들의 증식, 확산을 자극해 더 전이성을 띠는 암 발생을 일으킨다. 종합해보면, 전이성 종양 치료 후 남아있는 암세포 군은 복잡한 생물학과 얽혀있고 재발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10. 전망

다양한 장기에 또 여러 유형의 암에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전이 매개 인자를 규명하는 연구가 중요하다. 임상에서 고무적인 성공률을 보인 체크포인트 항암 면역요법은 발암위치와는 무관하게 전이성 암이 공유하고 있는 면역 감시를 재개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전이를 매개하는 공통 인자에 대해, 치료 후 종양이 어떻게 다시 증식하는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잔존해 있는 질병을 제거하는 치료 전략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단일 세포 RNA 염기서열분석, 신호 프로파일 분석과 같은 단일 세포 분석 기술의 등장으로 비균질적인 암세포 군의 기능과 표현형을 아주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기술을 통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잔존 질병과 전이에 관한 종양 비균질성, 세포 군 구성과 진화, 기질 세포와 치료제에 대한 세포 유형별 특이적 반응 패턴을 깊은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암환자 혈액 내 ctDNA (circulating tumor DNA, 순환종양 DNA) 분석을 통해 치료 반응, 치료 내성 클론의 생성, 재발의 조기진단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위험군 환자는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낫다. 전이성 암의 본질, 비균질성, 각 장기에 연관된 유전자 및 신호전달 체계의 다양성 및 약물 내성 기작에 관한 이슈들을 통해 완전한 전이성 질병을 설명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들을 냉정하게 그려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 원발암 치료 후 행해지는 전신 치료의 목표는 재발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보조치료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은, 전이성 잠복기에 주로 존재하는 휴지 상태의 확산 종양세포가 아니라 증식 중인 암세포를 표적으로 고안된 게 대부분이다. 보다 개선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 암세포의 전이성 정착, 잠복기에 대한 근간을 더 많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잠복성 전이 세포의 생존을 돕는 기작에 관한 연구는, 전이 예방을 목표로 잔존 질병을 표적으로 하는데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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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2017). 순환종양세포의 전이 정착. BRIC View 2017-R33. Available from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report&id=2858 (Nov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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