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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호중구 천식의 새로운 바이오 마커 개발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천식을 분류하는 기준이 될 바이오 마커가 발굴됐다.
기관지가 특정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염증질환인 천식은 반응물질, 염증정도, 염증유도세포 등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분류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승우 교수(포항공과대학교)·박춘식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연구팀이 호중구 천식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으로 기도 과립구자극인자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호중구가 관련된 천식은 호산구가 활성화된 천식과 달리 스테로이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항체(antibody)를 이용한 치료법에 대한 임상적용이 시도되는 호산구 천식과 달리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 호중구 : 포유류 내 백혈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과립구 세포. DNA, 효소,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하여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제거한다.
* 호산구 : 알러지 반응, 기생충 감염 등에 관여하는 세포로 세포질 내에 많은 과립을 가지고 있다. 과립 내 활성물질을 분비함으로써 염증반응을 심화시킨다.
연구팀은 골수에서 백혈구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기도 과립구자극인자에 주목했다.
환자의 객담이나 천식 동물모델에서 확인한 결과, 다른 유형의 천식에 비해 호중구 천식에서 기도 과립구자극인자의 농도가 최대 12배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원인도 밝혔다. 호중구 천식의 원인이 되는 IL-17A, TNF-α가 기도 상피를 자극하여 과립구자극인자 분비를 유도한 것이다.
분비된 과립구자극인자가 혈류를 통해 골수로 이동, 호중구 생성을 돕고 증가한 호중구가 다시 호흡기로 이동해 천식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밝혀냈다.
실제 항체를 이용해 과립구자극인자를 만드는 염증물질(IL-17A, TNF-α)을 동시에 억제하면 과립구자극인자가 현저히 줄면서 천식반응도 감소했다.
폐와 골수가 과립구자극인자를 통해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규명하는 한편 과립구자극인자의 농도를 토대로 호중구 천식 환자를 분류하고, 이미 상용화된 단일클론항체(anti IL-17A, anti TNF-α)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데 의의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유럽호흡기학회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11월 19일 게재(early view) 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 논문명, 저자정보 >
논문명
Airway G-CSF identifies neutrophilic inflammation and contributes to asthma progression
저 자
김영민 박사과정 (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박춘식 (공동저자,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승우 (교신저자, 포항공과대학교)
< 연구의 주요내용 >
1. 연구의 필요성
○ 천식은 외부침입 항원(allergen)에 대한 기도(airway) 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원인으로 하는 면역질환이다. 많은 경우 호산구(Eosinophil)를 비롯한 면역반응(type 2)에 관여하는 세포와 염증물질이 기도에 축적되어 발병한다. 때문에 스테로이드 제재를 이용한 면역반응(type 2)의 억제가 주된 치료법이다.
○ 하지만 스테로이드에 저항성을 보이는 난치성 천식 환자군이 확인되었고, 해당 환자 군이 천식 치료를 위한 사회 경제적 비용 중 약 50% 를 차지한다. 따라서 난치성 천식 환자군에 대한 분류 및 치료제 개발은 임상적으로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 많은 난치성 천식 환자들은 기도 내 호중구(Neutrophil) 침윤 및 면역반응(type 17)의 증가를 보인다. 호중구가 분비하는 염증물질 및 효소 등에 의해 기도 조직이 손상되고 천식이 심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에 의해 호중구 세포 사멸이 유도되지 않으므로 난치성 호중구 천식에는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 때문에 호중구 및 면역반응(type 17)을 표적으로 하는 항-IL-17, 항-TNF-α 단일클론항체 치료법 개발이 시도되었으나, 적절한 환자군의 분류를 통한 맞춤 적용이 어려워 큰 치료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 항-IL-17 : 자가면역질환, 천식을 비롯한 다양한 호중구성 염증 질환에 관여하는 IL-17 단백잘에 대응하는 항체
* 항-TNF-α: 초기 염증반응에 매우 중요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대부분의 면역 관련 질환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는 TNF-α 에 대응하는 항체
2. 연구내용
○ 이에 호중구 천식 특이적 바이오 마커 발굴을 위해 먼저 호산구 천식, 호중구 천식, 복합적 천식 등 3가지 타입의 천식 동물모델을 확립하고, 호중구와 상관성을 보이는 염증물질을 분석했다.
○ 그 결과, 기도 내 과립구자극인자(G-CSF)가 호산구(Eosinophilic) 천식에 비해 호중구(Neutrophilic) 천식에서 약 12배 이상 높게 발현되며 호중구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상관계수=0.8838), 호산구와 음의 상관관계 (상관계수=-0.6909)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 과립구자극인자(G-CSF) : 골수 내 호중구 생성에 관여하는 생성인자. 주로 염증반응에서 상피세포, 내피세포, 면역세포 등에 의해 생성된다.
○ 더불어 천식환자를 객담 염증 세포표현형에 따라 호산구 천식, 호중구 천식, 복합적 천식 등으로 분류한 후 면역침강분석법(ELISA)을 이용해 과립구자극인자를 정량화했다. 동물모델과 마찬가지로, 기도 과립구자극인자가 호산구 천식 환자에 비해 호중구 천식 환자에서 약 3배 높게 발현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기도 과립구자극인자를 이용해 호중구 천식환자를 분류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 호중구 : 포유류 내 백혈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과립구 세포. DNA, 효소,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하여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제거한다.
* 호산구 : 알러지 반응, 기생충 감염 등에 관여하는 세포로 세포질 내에 많은 과립을 가지고 있다. 과립 내 활성물질을 분비함으로써 염증반응을 심화시킨다.
○ 과립구자극인자는 기도 상피세포에서 주요 염증물질인 IL-17A와 TNF-α의 동시 자극을 통해 생성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성된 과립구자극인자는 혈류를 통해 골수의 조혈과정(hematopoiesis)을 조절해 호중구 생성을 촉진시켰고 증가한 호중구는 다시 호흡기로 이동해 천식 증상을 악화시켰다.
○ IL-17A/TNF-α 두가지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는 이중결핍생쥐(double knockout mouse)에서 과립구자극인자 생성이 감소하고 천식 반응이 완화됨을 보임으로써, IL-17A와 TNF-α에 의한 과립구자극인자 생성이 호중구 천식에 중요함을 증명했다
○ 호중구 천식 동물모델에서 항-IL-17A, 항-TNF-α 단일클론항체를 동시 투여했을 때 기도 내 과립구자극인자 수준이 낮아지고 호중구 침윤이 완벽히 억제됐고, 천식의 대표 증상인 기도과민성도 정상화됨을 확인했다.
* 기도과민성 : 기도수축유도제를 투여할 경우 기도가 좁아져 공기 저항이 증가한다. 천식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높은 기도과민성을 보인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본 연구를 통해 호중구 천식에서 폐와 골수가 과립구자극인자 신호를 통해 밀접히 연결되어 염증을 조절함을 밝혔다. 기도 과립구자극인자는 천식 환자를 분류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사용되어, 이미 상용화 된 IL-17A/TNF-α 단일클론항체를 통해 난치성 질환인 호중구 천식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 이는 기존 환자군 분류의 어려움, 항-IL-17A 혹은 항-TNF-α 항체의 단독투여 등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진단 및 치료법을 보완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호중구 천식뿐만 아니라, 호중구 과도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는 피부 건선, 만성 폐색성 폐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림1) 기도 과립구자극인자를 이용한 호중구 천식의 분류
(왼쪽 위) 천식 동물모델에서 관찰한 결과 호산구 천식에 비해 호중구 천식에서 기도 내 과립구자극인자 농도가 높았다
(오른쪽 위) 천식 환자 객담 샘플에서도 호중구 침윤이 많은 환자에서 과립구 자극인자가 높은 농도로 검측되었다.
(아래) 과립구자극인자의 농도가 각각 호중구와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반면 호산구와는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그림2) 항-IL-17A/항-TNF-α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호중구 천식 치료 및 전체 모식도
(위) 호중구 천식모델 확립 후 항-IL-17A/항-TNF-α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해 동시 중화하였다. 과립구자극인자 생성 및 기도 내 염증 등이 완화되었고, 천식의 대표 증상인 기도저항성이 정상화 되었다.
(아래) 호중구 천식 유래 과립구자극인자에 의해 골수 내 호중구 생성이 증가되고 천식 증상이 악화된다. 이 과정을 IL-17A/TNF-α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해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호중구 천식을 완화할 수 있다.
연구 이야기
<작성 : 포항공과대학교 이승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천식과 같은 면역과민성 질환에서 골수 조혈작용의 조절기전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천식 중에서도 호중구 천식이 기존 치료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며, 특이적 바이오마커가 아직 발굴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중구 천식에 조혈작용을 조절하는 물질을 표적으로 하여 바이오마커 기반 분류법 및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먼저 여러 천식 동물모델을 확립하여 기도 과립구자극인자가 호중구 천식 특이적으로 증가함을 밝혔습니다. 이후 과립구자극인자의 생체 내 역할 및 생성 과정을 밝혔고, 항IL-17/항-TNF-a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해 IL-17과 TNF-a를 동시에 억제하면 호중구 천식의 증상이 완화됨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식 환자 샘플에서 기도 과립구자극인자의 수준을 측정하였고, 동물모델과 마찬가지로 호중구 천식에서 과립구자극인자가 높게 발현됨을 확인했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천식 동물모델을 이용한 기전 연구를 완료한 후, 본 연구가 실제 임상에 적용가능할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염증 표현형에 따라 분류된 천식환자 샘플이 반드시 필요했으나 본 연구실의 특성상 개별적으로 환자 샘플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있는 박춘식 교수님이 해당 샘플을 확보하고 있었고,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적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에 부족했던 호중구 천식의 바이오마커로 과립구자극인자를 제안한 점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더불어 이미 상용화 된 항-IL-17A, 항-TNF-a 단일클론항체를 사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항체를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 효과가 없거나 제한적이었으나, 본 연구를 통해 바이오마커로 환자를 분류한 후 항체를 동시에 사용할 때 호중구 천식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제시한 바이오마커와 단일클론항체 기반 치료법은 호중구 천식뿐만 아니라, 호중구 과도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는 피부 건선, 만성 폐색성 폐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질환별 동물모델에서 검증이 필요하고, 향후 임상에서 가능성을 증명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글로벌 바이오 회사에서 이미 항-IL-17A, 항-TNF-a를 동시에 중화할 수 있는 이중항체들을 개발했으나 아직 천식에는 응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바이오 회사들에서도 이미 항체 후보들을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진의 바람은 이번 연구결과가 병원 및 바이오 회사들과 함께 본격적인 임상 연구 및 개발로 이어져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호중구 천식 질환 환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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