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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돼지의 유체이탈 - 사후(死後) 육신에서 분리된 후 수 시간 동안 생존한 뇌(腦)
생명과학 양병찬 (2019-04-18 09:32)

도살 후 육신에서 분리된 돼지의 기관이 되살아남으로써, 죽음과 의식의 본질에 관한 윤리적·법적 의문이 제기되었다.

돼지의 유체이탈 - 사후(死後) 육신에서 분리된 후 수 시간 동안 생존한 뇌(腦)
@ TNW

'뇌사 = 생(生)의 종말'이라는 아이디어에 도전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돼지의 육신에서 분리된 뇌(腦)를 도축된 지 네 시간 후 부활시켰다. 비록 돼지의 의식이 회복되기 전에 실험을 중단했지만, 그들은 접근방법의 윤리성, 더욱 근본적으로 죽음의 본질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죽음에 대한 현행 법적·의학적 정의는 심폐소생과 장기이식의 프로토콜에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돼지 뇌 실험」의 디테일한 내용은 4월 17일 《Nature》에 실린 논문에 기술되었다(참고 1). 예일 대학교의 연구팀은 혈액대체물이 펌핑되는 시스템으로 돼지의 뇌를 옮겼다. 그 기법은 일부 핵심기능(예: 세포의 에너지 생성 및 노폐물 제거 능력)을 회복시킴으로써 뇌의 내적 구조가 유지되는 것을 도왔다.

"인류사의 대부분에서, 죽음은 매우 간단했다"라고 앨런 뇌과학연구소의 소장 겸 과학총책임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말했다. "이제 우리는 '비가역적인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람은 '뇌활동이 정지'되거나 '심폐의 작동이 멈출' 때 '법적으로 사망한다'고 간주된다. 뇌는 엄청난 양의 혈액·산소·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런 필수적인 지원시스템(vital support system)이 몇 분 동안이라도 중단되면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는 것으로 간주된다.

20세기 초 이후, 과학자들은 심장이 멈추는 순간부터 동물의 뇌를 (온도를 낮추고 혈액이나 대체물을 펌핑함으로써) 살리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뇌가 그 이후에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는 불투명하다(참고 2). 다른 연구에서는, 사망한 지 한참 후 뇌에서 채취한 세포가 정상적인 활동(예: 단백질 생성)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혔다(참고 3). 이에, 예일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네나드 세스탄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었다. "그렇다면, 동물이 사망한 후 뇌 전체가 부활할 수 있을까?"

세스탄은 (인근의 도살장에서 식육을 위해 도축된) 32마리의 돼지에서 분리된 머리를 이용하여 의문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두개골에서 각각의 뇌를 꺼낸 후, 특별한 방(房)에 넣고 카테터를 연결했다. 그리고 사망한 지 네 시간 후부터, 연구팀은 뇌의 정맥과 동맥에 따뜻한 보존액을 계속 펌핑했다.

연구팀이 브레인엑스(BrainEx)라고 부르는 이러한 시스템은, 영양소와 산소를 뇌세포에 공급함으로써 혈류를 시뮬레이션했다. 또한 연구팀이 사용한 보존액에는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어, 뉴런의 발화(firing)를 중단시키고 뇌의 전기활성이 재시동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실험기간 내내 뇌의 전기활성을 모니터링하며, 만약 뇌가 의식을 되찾는 순간 마취제를 투여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BrainEx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BrainEx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 Nature

세월의 시련

연구팀은 6시간에 걸쳐 뇌가 얼마나 잘 해내는지 테스트했다. 결론적으로, 뉴런과 다른 뇌세포들은 정상적인 대사기능(예: 당 소비, 이산화탄소 생성)을 다시 시작했고, 뇌의 면역계도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개별세포와 뇌 영역의 구조는 보존되었지만, 대조군 뇌(영양소와 산소가 풍부한 용액을 공급받지 않은 뇌)는 붕괴되었다. 그리고 뇌에서 채취한 조직샘플에 전기를 통했더니, 개별 뉴런들은 여전히 신호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뇌 전체에 걸친 협응적 전기패턴(coordinated electrical pattern)을 탐지하지 못했는데, 협응적 전기패턴은 정교한 뇌활동(또는 심지어 의식)을 의미한다. "뇌활동이 다시 시작되게 하려면, 전기쇼크나 '장기적인 용액 내 보존'을 통해 세포들로 하여금 (산소가 박탈되는 동안 입은) 손상을 회복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하여 돼지의 뇌를 최대 36시간 동안 살려뒀지만, 지금 당장은 육신에서 분리된 뇌의 전기활성을 회복시킬 계획이 없다. 그 대신, 그의 우선순위는 '뇌의 대사 및 생리기능을 체외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우리는 불가피한 것을 막았을 뿐이며, 이걸 갖고서 뇌가 회복될 수 있다고 난리법석을 피워서는 안 된다. 이제 겨우 몇백 미터를 날아왔을 뿐인데, 진짜로 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세스탄은 반문했다.

"「브레인엑스」 시스템이 인간에게 사용되려면 까마득하게 멀다"라고 세스탄은 덧붙였다. "왜냐하면, 뇌를 일단 두개골에서 분리하지 않고서는 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1)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과 따로 노는(지각이 있는, 분리된) 장기를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은 동물과 인간의 복지에 대한 광범위한 윤리적 의미(참고 4)를 내포한다. "살아있지 않은 동물에게 의식을 창조할 수 있다면 그 윤리적 결과를 우려해야 하지만, 그런 행동을 감독할 메커니즘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세스탄과 함께 작업한 예일 대학교의 스티븐 래섬(생물윤리학)은 말했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행동이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도 있다. 예컨대, 사람이 아니라 뇌를 대상으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의 효능을 테스트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2) 육신과 분리된 뇌의 환경이 천연환경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몸밖에 있는 뇌의 의식(참고 5)을 측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뇌는 몸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의식할 능력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라고 미시간 대학교에서 임사체험을 연구하는 조지 마셔(신경과학)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장기 및 말초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의식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상상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3) 이번 연구는 '뇌손상과 죽음이 영구적인가?'라는 의문도 제기한다. "많은 의사들은 '심지어 몇 분 동안만이라도 산소가 없으면 뇌가 비가역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라고 뉴욕 소재 페인스타인 의학연구소의 랜스 베커(응급의학 전문가)는 말했다. 그러나 이번 실험결과는, 뇌가 지금껏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심지어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논문은 통념의 한복판에 수류탄을 투척한다. 우리는 뇌의 회복능력을 광범위하게 과소평가해 왔다."

(4) 이번 연구는 장기공여에 실질적이고 윤리적인 결과(참고 6)를 초래할 수 있다. "일부 유럽국가의 경우, 심장마비 이후 심폐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응급구조사들은 간혹 (뇌가 아니라) 몸에 산소화된 혈액을 펌핑함으로써 '이식에 필요한 장기'를 보존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런데 만약 「브레인엑스」와 같은 기술이 널리 보급된다면, '심폐소생의 창(窓)'을 확대하는 정책이 '장기공여자 적합자의 풀(pool)'을 위축시킬 수 있다"라고 케이스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스튜어트 영거(생명윤리)는 말했다.

"(어쩌면 공여자가 아닐 수도 있는) 잠재적 공여자와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사이에 이해관계 충돌의 소지가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머나먼 갈 길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는 동안, 과학자와 정부들은 '신체에서 분리되어 의식하는 뇌'의 창조 가능성을 둘러싼 법적·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상황이다. 상황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된 법률이 진화해야 할 것이다"라고 코흐는 말했다.

코흐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육신에서 분리된 뇌에 의식을 유도하려고 시도하기에 앞서서 광범위한 윤리적 토론이 필요하다. "그것은 엄청나게 커다란 발걸음이다. 일단 내디딘 다음에는 돌이키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Vrselja, Z. et al. Nature (2019); https://doi.org/10.1038/s41586-019-1099-1
2. https://doi.org/10.1126%2Fscience.141.3585.1060
3. https://doi.org/10.1096%2Ffj.01-0504com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168-9
5. https://www.nature.com/news/metric-for-consciousness-tracks-waking-states-1.13556
6.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169-8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216-4

 

아름다움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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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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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dhleemd  (2019-04-21 06:31)
우리들은 이제 잘못된 신념체계를 수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삶은 영원서 영원까지 계속되고 지난 수천생의 기억과 정보는 몸밖에 저장되어 있다. 뇌가 없어져도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절인연을 기다려서 다른 몸을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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