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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위기에 몰린 인간 페로몬, 구원투수로 등판한 대기화학자들
생명과학 양병찬 (2019-04-12 09:28)

위기에 몰린 인간 페로몬, 구원투수로 등판한 대기화학자들
@ Medical Forum

조너선 윌리엄스는 주로 대기에 방출되는 대양(大洋)열대우림 속의 분자들을 연구한다. 그런 그가 뜻하지 않은 분야의 구원투수로 나섰으니, 바로 수십 년 동안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감감무소식인 인간 페로몬(human pheromone: 체취 속의 화학신호)을 찾아내는 것이다. 독일 마인츠 소재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에서 일하는 윌리엄스는 두 명의 다른 대기화학자(atmospheric chemist)들과 함께 지난주 영국 치첼리에서 열린 소규모 왕립학회 모임에 참석하여, 대기중의 미량 화학물질을 탐지하는 데 이용되는 양성자전이질량분석법(PTR-MS: proton transfer reaction mass spectrometry)이 페로몬 사냥에 응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우리가 바야흐로 뭔가 위대한 일을 해낼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이번 회의를 주관한 영국 스털링 대학교의 크레이크 로버츠(심리학)는 말했다.

페로몬 분야에서는 '뭔가 위대한 일'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1959년 독일의 생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가 최초의 페로몬[암컷 누에나방이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봄비콜(bombykol)이라는 화합물]을 분리해낸 이후, 몇 세대의 연구자들은 그와 비슷하게 강력한 화합물을 인간에게서 찾아내려고 무진 애를 써왔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 개의 화합물도 발견하지 못했다(참고 1). 예컨대, '함께 사는 여성들이 화학신호를 통해 월경주기를 동기화(同期化)한다'는 등의 그럴 듯한 주장들은 세월의 시련을 견뎌내지 못했다. "이 분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고 스위스의 향수업체 지보단(Givaudan)의 연구원인 안드레아스 나치는 말했다.

인간 페로몬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이 분야기 워낙 작은 데다 연구비가 턱없이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냄새는 인간 감각의 신데렐라다"라고 페로몬에 관한 교과서를 저술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트리스트람 와이엇(동물학)은 말했다. 선행연구들에서는 종종 '소수의 지원자'와 '의심스러운 통계방법'을 사용했다. 게다가 주제가 매우 복잡했다. 인체는 수백 가지 휘발성 화합물을 방출하는데, 대부분의 페로몬 연구들은 그것들에 대한 스냅사진 한 장을 찍어 들이댄 거나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참가자들에게 하룻밤 동안 티셔츠를 입든가 겨드랑이에 패드를 끼우라고 요구한 후, 질량분석기를 이용하여 포착된 화합물들을 분석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PTR-MS는 양성자를 공기중의 휘발성 화합물에 발사한 후 전기장(electric field) 속에서 움직이는 과정을 기반으로 휘발성 화합물의 질량을 분석하므로, 스냅사진보다는 동영상에 가깝다. 그럴 경우, 연구자들은 화합물들을 실시간으로 측정함으로써, 특정한 자극을 가한 후 풍부하게 변화하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뒤적여 왔던 건초더미 속에서 많은 건초를 제거할 수 있다"라고 로버츠는 말했다.

윌리엄스는 몇 년 전 마인츠 스타디움에서 축구 경기가 벌어지던 중 팬들 주변의 공기를 분석했을 때 PTR-MS의 가능성을 일별(一瞥)했다. "나는 사람들이 방출하는 화합물을 추적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파악할 수 있었다"라고 그는 말했다. 예컨대, 담배연기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아세토니트릴(acetonitrile)의 농도는 하프타임 때 피크를 이루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에 담뱃불을 붙였을 테니 말이다.

윌리엄스는 골이 터진 직후의 지복감(euphoria)을 나타내는 화학적 서명(chemical signature)이 뭔지 궁금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기가 0-0으로 끝나는 바람에 아무런 단서도 포착할 수 없었다. 또 한 번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윌리엄스는 지방의 영화관을 찾았다. 그의 전략은 주효했다. 재미와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는 관람객들이 다른 화학적 서명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방출 패턴이 줄거리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양상을 보이는 게 아닌가! "관람객들이 <헝거게임>을 볼 때, 당신은 여주인공이 마지막 결전을 시작하는 때가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Scientific Reports》에 기고한 논문에서, "관람객들의 호흡이 빨라질 때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고, 근육이 뒤틀릴 때는 이소프렌(isoprene) 농도가 상승한다"고 보고했다(참고 2).

또 한 명의 대기과학자인 에든버러 소재 생태수문센터(Centre for Ecology & Hydrology)의 벤 랭퍼드는 연구에 큰 흥미를 느껴, (PTR-MS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로버츠와 팀을 이루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가 늘 열고 실어하던 문의 열쇠를 그에게 넘겨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랭퍼드는 술회했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연구에서, 두 사람은 참가자들이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그들의 겨드랑이 아래 공기를 분석했다. 그들은 몇 가지 화합물을 확인했는데, 그것들은 무서운 장면에서 농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그 화합물들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지만, 그게 실제적인 화학신호인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번에 열린 왕립학회 모임에서는 공포감이나 공격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 동안의 연구들이 성적 매력이나 배우자선택과 관련된 신호에 치중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요즘 일각에서는 '성적 매력이나 배우자선택 신호를 연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에는 늘 사랑 타령이었지만,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세인 요즘에는 공포감과 공격성이 가장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었다"라고 나치는 말했다.) 예컨대, 현재 이스라엘 병사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첫 번째 점프를 하기 전에 채취한 땀과 다른 상황에서 채취한 땀을 비교하고 있다. "생사가 달린 그런 극한상황은 화학신호를 확인하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로버츠는 말했다.

많은 신호들이 '특이적인 피어로몬(fearomone: '공포 + 페로몬'의 합성어임)'이 아니라 '풍부한 화합물들의 변화에 수반되는 일련의 복잡한 현상'으로 판명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기중의 미량 화합물을 추적하는 데 익숙한 윌리엄스와 동료들은 그런 상황에 이력이 났다. "페로몬 분야가 대기화학 분야보다 덜 성숙해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자고로 그런 분야에는 발견의 기회가 매우 많다"라고 윌리엄스는 자신감을 보였다.

※ 참고문헌
1.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81223&SOURCE=6
2. https://www.nature.com/articles/srep25464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4/can-atmospheric-chemists-rescue-stalled-quest-human-pheromone


크레이지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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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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