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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필리핀에서 새로운 고인류 발견: 호모 루조넨시스
생명과학 양병찬 (2019-04-11 09:32)

필리핀에서 새로운 고인류 발견: 호모 루조엔시스
@ 인디펜던트(참고 1)

인류의 가계도(참고 2)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났다. 연구자들이 필리핀의 한 동굴에서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호미닌 종(種)의 유골을 발굴한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작은 몸을 가졌던) 새로운 종을 호모 루조넨시스(Homo luzonensis)라고 명명했다.

《Nature》 4월 10일 호에 실린 이번 발견(참고 3)은 '고인류의 친척이 아프리카를 처음 출발한 시기'를 둘러싼 논란을 재연(再燃)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5만 년 전쯤으로 보이는 유골의 (비교적 젊은) 나이는, 한때 많은 상이한 인류 종들이 동남아시아 전역에 공존했음을 시사한다.

신종 고인류의 새로운 흔적은 10여 년에 발견되었다. 그 당시 연구자들은 필리핀 루손 섬의 칼라오 동굴(Callao Cave)에서 최소한 67,000년 전의 발뼈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참고 4). 그들은 그 뼈의 임자가 어떤 종인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호모 사피엔스의 뼈와 비슷하다고 보고했다.

칼라오 동굴을 추가로 발굴한 결과, 넙다리뼈 하나, 치아 일곱 개, 발뼈 두 개, 그리고 손뼈 두 개가 발견되었는데, 파리 자연사박물관의 플로랑 디트루아(고인류학) 등의 연구자들은 "다른 인류들의 뼈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유골들은 최소한 두 명의 성인과 한 명의 어린이에게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제반 증거들은 이번에 발굴된 유골이 새로운 고인류임을 강력히 시사한다"라고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교의 매튜 토체리(고인류학)는 말했다.

호미닌의 역사

H. 루조넨시스는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된 두 번째 신종인류다. 2004년 다른 연구팀(참고 5)은 - 호빗(Hobbit)으로도 알려진 -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참고 6). H. 플로렌시스는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Flores)에서 발견되었으며, 키가 겨우 1미터 정도였다(참고 7).

그러나 디트루아와 동료들의 주장에 따르면, 칼라오 섬에서 발견된 유골들은 H. 플로렌스나 (약 200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의 친척 - 호모 에렉투스를 포함한) 다른 호미닌들과 다르다.

새로 발견된 어금니는 다른 고인류들의 것에 비해 극히 작다. 예컨대, 어금니의 뾰족한 끝이 초기 호미닌들만큼 두드러지게 솟아오르지 않았는데, 이 점은 H. 사피엔스와 유사하다. 안쪽 어금니의 에나멜 형태는 H. 사피엔스, H. 에렉투스와 비슷하다. 작은 어금니는 크기가 작지만, H. 사피엔스와 H. 플로레시엔시스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어금니와 작은 어금니의 비율'은 물론 '치아의 전반적인 크기'가 사람(Homo) 속의 다른 구성원들과 구별된다.

H. 루조넨시스는 발뼈의 형태도 독특하다. 그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그 유명한 루시가 포함되는 고인류)와 가장 비슷한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아프리카를 떠난 적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발가락뼈와 손가락뼈의 굴곡으로 미뤄볼 때, H. 루조넨시스는 나무에 잘 기어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자들은 H. 루조넨시스의 키를 추정하는 데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유골의 개수가 몇 개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치아와 2010년에 보고된 발뼈를 감안하여, 디트루아는 H. 루조넨시스의 키가 '작은 H. 사피엔스'의 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테면 오늘날 필리핀의 루손 섬과 다른 곳에 거주하는 원주민 부족들처럼 말이다. 그들은 때로 필리핀 네그리토족(Philippine Negritos)으로 총칭되며, 루손 섬에 사는 그 부족의 남성은 평균  151 센티미터, 여성은 142센티미터로 알려져 있다.

인류의 족보 작성

연구자들은 'H 루조넨시스를 인류의 족보에 어떻게 편입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디트루아는 "H. 루조넨시스는 H. 에렉투스의 후손이며, 진화를 거듭하며 조상의 체형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는 견해를 선호한다.

"섬에서는 다른 진화경로를 밟게 된다"라고 호주 울런공 대학교의 헤릿 판 덴 베르흐(고생물학)는 말했다. "루손이나 플로레스와 같은 섬에 도착한 H. 에렉투스는 더 이상 장거리 달리기에 열중할 필요가 없었고, 야간에 나무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적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토체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의 유사성을 감안하여, "칼라오 동굴의 거주자들은 H. 에렉투스보다 먼저 아프리카를 출발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유골에서 채취된 유전물질이 신종 고인류와 다른 호미닌들 간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H. 루조넨시스에서 DNA를 추출하려는 노력은 지금까지 번번이 허사였다. 그럼에도, 연대측정 결과 뼈와 치아의 연대는 5만 년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H. 루조넨시스가 H. 사피엔스, H. 플로레시엔시스, (동남아시아에 사는 현생인류의 유전체에 DNA를 남긴 미스터리 그룹인) 데니소바인과 동남아시아를 배회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동남아시아의 섬들에는 놀라운 고인류들이 가득하여, 인류진화의 시나리오를 복잡하게 만든다"라고 스토니 브룩 대학교의 윌리엄 정거스(고인류학)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independent.co.uk/news/science/human-fossil-ancient-homo-luzonensis-philippines-luzon-cave-a8863501.html
2. https://www.nature.com/news/human-evolution-the-neanderthal-in-the-family-1.14932
3. Détroit, F. et al. Nature (2019); https://doi.org/10.1038/s41586-019-1067-9
4. https://doi.org/10.1016%2Fj.jhevol.2010.04.008
5. https://doi.org/10.1038%2Fnature02999
6. https://www.nature.com/news/the-discovery-of-homo-floresiensis-tales-of-the-hobbit-1.16197
7. https://www.nature.com/news/human-evolution-small-remains-still-pose-big-problems-1.16170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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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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