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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둥지 속에서 벌어지는 군비경쟁: 찌르레기와 흉내지빠귀의 장군멍군
생명과학 양병찬 (2019-03-12 09:28)

Even though foreign blue and brownish speckled eggs don’t match the mockingbird’s own blue-green spotted egg, they still tended to be accepted by the parent bird
Even though foreign blue and brownish speckled eggs don’t match the mockingbird’s own blue-green spotted egg, they still tended to be accepted by the parent bird. /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찌르레기 부부는 전형적인 게으름뱅이 부모다. 약 90종의 다른 새들과 함께,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놓고 새끼 양육의 부담을 다른 새들에게 떠넘긴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군비경쟁이다. 덤터기 쓴 양부모들은 반격 방법을 진화시키고 있고, 게으름뱅이들은 그에 대한 대응방법을 진화시키고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알에 찍힌 점(點)이 '알을 계속 품을 것인가, 아니면 둥지에서 밀어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밝은빛탁란찌르레기(Molothrus bonariensis)의 가장 흔한 피해자 중 하나는 흰눈썹흉내지빠귀(Mimus saturninus)다. 흉내지빠귀의 알은 청록색에 점이 있고, 찌르레기의 알은 (새하얀 색에서부터 갈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에 점이 있다. 연구자들은 흉내지삐귀가 '패턴'과 '색깔'이 다른 알들을 내칠 거라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한다.

흉내지빠귀가 '둥지 밖으로 밀어낼 알'을 결정하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뉴욕 주 브룩빌 소재 롱아일랜드 대학교의 대니얼 핸리(진화생태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70개의 '3D 프린팅 알'에 다양한 색깔을 칠하고, 그중 절반에만 점을 찍었다. 그들은 이 알들을 85개의 흉내지빠귀 둥지에 넣고, 며칠 후 돌아와 어떤 알이 아직 남아있는지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구진은 《왕립학회 자연과학회보 B(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4월호에 기고한 논문에서(참고 1), "설사 색깔이 맞더라도, 흉내지빠귀는 점(點) 기반하여 '품을 건가, 내칠 건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예컨대, 색깔과 패턴이 모두 다른 '점이 없는 갈색 알'의 경우, 흉내지빠귀의 제거율은90%였다.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그들은 알에 점이 있을 때는 제거율이 감소했다. 이를테면 갈색 알이라도, 점이 있을 경우에는 제거율이 60%로 급감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흉내지빠귀는 매우 파란색 알을 선호했으며, 심지어 자기가 낳은 알보다 훨씬 더 파란 알을 선호했다. 그리고 파란 알에 점이 있을 경우, 흉내지빠귀 부모의 채택률은 90%를 상회했다.

"점이 추가되면 채택률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은 영국 링컨대학교의 쉬나 코터(진화생태학)는 말했다. "따라서 기생 찌르레기가 자기 알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쉬운 방법은, 굳이 완벽한 매치를 추구할 필요 없이 점을 찍는 것이다."

그러나 탁란조들은 간혹 점찍기 이상의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메리 캐스웰 스토다드(진화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잠비아에서, 122마리의 황갈색겨드랑이프리니아(Prinia subflava)가 사기꾼의 알을 기각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관찰했다. 그들은 색깔, 크기, 표시를 기록하고, 정교한 패턴인식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표시의 형태와 방향성을 분류했다.

그 결과, 자기가 낳은 알과 매우 비슷한 알을 발견할 경우, 프리니아는 '알의 형태'와 '반점의 위치'를 이용하여 올바른 선택을 한 후 알을 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이 결과를 《왕립학회 자연과학회보 B》같은 호에 발표했다(참고 2). "반점의 정확한 위치를 흉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프리니아는 알의 진위 여부를 확신할 수 없을 때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코터는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은, '양부모가 자기 알과 사기꾼 알의 차이를 인식하는 방법'에 대한 오랜 의문을 해결했다"라고 헬싱키 대학교의 로즈 소로굿(진화생태학)은 논평했다.

"이번 연구들은, 양부모가 간혹 매우 영리하고 까다롭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스토다드는 말했다. 기생자들이 점을 속임수의 일관된 부분으로 진화시킨 후, 양부모는 점의 디테일한 부분을 기억할 수 있는 지력(brain power)을 이용하여 안목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진화시켰다. "새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복잡하고 흥미롭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tb.2018.0195
2.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tb.2018.0197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3/there-s-arms-race-going-bird-nest-scientists-are-uncovering-how-each-side-fights-back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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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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